<엔환율 900원 붕괴> 원화, 엔화보다 3배 빨리 절상

입력 2015-04-23 09:59  

최근 한 달여 간 원화 절상폭 아시아 주요 10개국 중 최고

원·엔 재정환율이 23일 장중 100엔당 900원선을 하회한 것은 전반적인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서 원화 강세 속도가 엔화보다 3배이상 빨랐기 때문이다.

최근 원화 강세 속도는 아시아 주요 신흥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변동성을 일정 부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한달여간(3월16일 종가 대비)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한국 시장 종가 기준)은 일본 엔화와 홍콩 달러, 인도네시아 루피아, 말레이시아 링깃, 필리핀 페소, 싱가포르 달러, 태국 바트, 대만 달러, 인도 루피 등 아시아주요 10개국 통화 중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3월16일 1,131.50원을 기록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22일에는 1,079,6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한달여 기간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4.6% 절상됐음을 의미한다.

원화 가치가 이처럼 급격히 강세를 보인 것은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 여파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이 지난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입장을 내자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달러를 내다 팔면서 생긴 현상이다.

당시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 착수에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것(be patient)"이라는 문구를 삭제지만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의 2.6∼3.0%에서 2.3∼2.7%로, 물가상승률은 1.0∼1.6%에서 0.6∼0.8%로 낮춰 잡음으로서 전반적인 달러 약세의 배경을 제공했다.

문제는 달러 대비 원화 강세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3월16일 종가와 대비해볼 때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상승폭은 1.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원화 절상폭인 4.6%의 ⅓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이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 속도를늦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의 달러 대비 절상폭이 엔화보다 훨씬 가파르다 보니 엔화에 대비한 원화가치가 올라가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900원 밑으로 내려가 버린 것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 주요 10개국 중 원화를 제외하고 달러 대비 가장 큰 폭으로절상된 통화는 싱가포르 달러로 3.2%다. 달러 대비 절상폭으로 따지자면 한국의 ⅔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달러 대비 절상폭은 2.5% 수준이었고태국 바트나 대만 달러는 절상폭이 1%대에 머물렀다. 홍콩 달러와 필리핀 페소, 인도 루피는 절상폭이 0%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한국 통화 당국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엔저의 원인을찾을 수 있다"면서 "통화 당국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적극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pee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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