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풀고 해외시장 개척자로…은행원들의 변신

입력 2015-04-25 06:00  

우리은행 글로벌 지역전문가 운영

일반적으로 '은행원'의 이미지라면 와이셔츠에넥타이를 조여맨 채 하루 종일 숫자와 씨름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을 떠올리기쉽다.

하지만 저금리·저수익 영업환경 속에서 각 은행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면서 그림이 달라지고 있다.

첨병 역할을 맡아 낯선 땅에서 새 길을 찾는 개척자로 변신한 은행원들의 얘기다.

우리은행[000030]이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운영하는 글로벌 지역전문가 과정의 참가자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은행은 지점이나 사무소가 없는 나라 중에서 잠재력이 큰 시장을 발굴하기위해 약 6개월 과정의 지역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동반자도 없이 체재비만 달랑 들고 해외로 나가 낯선 환경에 몸을 던진다.

현지인들의 실제 생활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겪어봐야만시장이나 규제 동향을 생생히 파악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들에게는 현지 생활유지에 꼭 필요한 교통수단 등의 지원을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은행 성수남지점의 이길모 대리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았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아프리카 대륙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발을 디뎠지만 막상도착하고 보니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곳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고한다.

이 대리는 "처음에는 치안 문제 때문에 슈퍼마켓에 가는 것도 엄두를 내지 못할지경이었다"면서 "우선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숙소를 잡고 우연찮게 여행사를운영하는 젊은 친구를 만나 큰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 후 가지를 치듯 현지 인맥을 조금씩 넓혔고, 코트라(KOTRA)를 통해 현지 주재원 모임에 참여하면서 네트워크를 넓혔다.

그렇게 남아공의 환경과 비즈니스 문화를 익힌 뒤 현지 금융기관 쪽으로 인맥을확장했다.

이 대리의 노력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23일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남아공 스탠더드뱅크와 업무제휴를 하고 올 상반기 중 이 은행 본사에 한국 데스크를 설치하기로했다.

우리은행 국제부의 양승환 과장은 2012년 8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칠레에서 생활했다.

당시에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가미된 형식이었다.

양 과장은 "완전히 혼자서 칠레로 떠나 '맨땅에 헤딩'을 했다"고 웃었다.

"영어는 안 통하고, 스페인어를 제대로 못해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안 됐죠.

" 지진이 잦은 나라인데 공부하던 중에 갑자기 대피신호가 울려 화들짝 놀랐는데,알고 보니 훈련상황이더라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양 과장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칠레에 대해 양 과장은 "지리가 한국과 비슷하고, 급격히 경제발전을 이뤘다는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면서 "오후 2시면 은행 문을 닫고, 외국인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가 부족해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칠레에 우리은행이 진출할 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보태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양 과장이나 이 대리처럼 2002년부터 글로벌 지역전문가로 홀로 파견된 우리은행 직원은 59개 지역 113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11명을 파견한 우리은행은 올해 필리핀, 라오스 등 진출예정 지역을포함한 15개국에 15명의 글로벌 전문인력을 또 내보낼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뛰어넘으려면 해외수익 비중을확대하는 것이 절실하고 이를 추진하려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며 M&A를 통한 해외진출을 늘리기 위해 글로벌 M&A 전문인력도 2명 채용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이미 가장 많은 185곳의 국외 네트워크를 갖췄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전문인력을 앞세워 올해 말까지 210곳, 중장기적으로는 300곳 이상으로 해외 영업망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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