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늘어나는 가계빚, 소비 부진의 주범"

입력 2015-09-14 18:15  

한국은행 보고서…"금융위기 전후 소비 양태 변화""저소득·고령층·자영업자일수록 지출 더 줄여"

최근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 빠진 배경에는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과 가계대출 이자상환 부담, 노후에 대한 불안 심리가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이홍직 차장과 최지원 조사역은 14일 낸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계소비 부진 배경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소득이 늘어도 소비가 뒤따라늘지 않는 현상에 주목하고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이 차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득과 가계소비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이전과 뚜렷하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위기 이전에는 소득과 소비 증가율이비슷했지만 그 후로는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크게 하회했다"고 소개했다.

최근 몇 년간의 소비 부진이 단순히 소득 둔화에 따른 것만이 아니라 다른 구조적 요인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차장은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금융위기 이후 소득이 감소한 것보다 더 많은지출을 줄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소득 대비 소비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으며,근로자보다는 자영업자의 소비 감소가 더 크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 차장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먼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 가중, 전세가격 급등과 월세로의 전환 현상에 따른 가계의 소비여력 축소를 꼽았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채무상환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며 "이는 가계부채가 소득을 상회하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분석했다.

그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득 증가를 초과하는 큰 폭의 전세가격 상승이이어지면서 대출에 의존하거나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세가구의 비자발적 월세 전환은 전월세 간 비용격차를 고려할 때 임차가구에는 소득감소로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50∼60대의 저축성향이 높아진 점, 저출산경향으로 전체 가계의 교육비 지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점도 소비성향 자체를 낮추는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이 차장은 분석했다.

이밖에 내수 부진으로 자영업자 및 취약계층의 소득 악화, 가계의 부정적인 경기 인식 확산도 가계가 씀씀이를 늘리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장은 "실증분석에서도 주거비 상승, 인구구조 변화, 경기인식 등이 모두소비 부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며 "채무상환 부담측면에서도 최근 차입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30∼40대의 경우 금리상승 시 소득 대비 소비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분석했다.

이 차장은 "가계의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용 및 임금 증대를 통한가계부문의 소득 기반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채무상환 부담을 고려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관리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선택적인 지원을 강화해 소비 여력을 확충해 나가야할 것"이라며 "노후불안과 경기 불확실성 같은 소비심리 위축 요인을 해소하는 데도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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