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밴 수수료 인하 추진…'3천억 줄다리기' 시작

입력 2015-11-05 06:30  

가맹점 수수료 인하 후폭풍…카드사 vs 밴사 힘겨루기 본격화"밴사도 고통 분담해야" vs "지나치게 부담 떠넘겨"

정부가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키로 한 가운데 카드업계가 밴(VAN) 업체에 주는 수수료를 최대 30%까지 깎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밴사는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 주는 부가통신산업자로,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사업을 영위한다.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한국사이버결제 등이 대표적인 밴 업체다.

카드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내년부터 연간 6천700억원의 수익감소가 예상된다.

그러자 카드사들은 다른 거래 상대방인 밴사에 주는 수수료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카드업계는 밴사에 주는 수수료를 30% 내리면 3천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밴 업체들은 카드사들이 지나친 부담을 떠넘기려 한다며 저항하고 있어협상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 카드사 "밴사 고통분담해야"…수수료 최대 30% 절감안 추진 5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BC카드는 이미 밴사들과 수수료 책정방식 변경협상에 돌입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연내 줄줄이 재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제껏 밴사에 정액제(승인 한건당 수수료 책정)로 수수료를 줬지만앞으로는 정률제(결제 금액에 비례해 수수료 책정)로 지급방식을 전환하는 안 등 다양한 개편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밴 업체 관계자는 "밴사들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카드업계 요구를 수용할 경우 밴사에 지급되는 수수료는 최대 30%까지 줄어들게 된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밴사와의 재협상에 착수하지 않은 카드사들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들도 유사한 기준을 적용해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삼일회계법인의 밴시장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하는 연간 수수료는 약 8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는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결국 카드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연간 최대 3천억원의 밴 수수료가 줄어드는 셈이다.

특히 이번에 금융당국이 밴사의 대형가맹점 대상 리베이트를 금지한 만큼, 해당리베이트 비용만큼 밴사도 여력이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이 카드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밴사가 가맹점에 지급하던 리베이트 비용은 2013년 기준 약 2천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카드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조치는 영세사업자들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인 만큼 밴사들도 어느 정도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밴 업계 반발 "손실 4천억원 넘을수도" 밴 업계에서는 카드사의 이 같은 수수료 재협상 요구를 두고 "카드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을 영세업체인 밴사로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밴 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요구하는 수수료율 인하 폭은 30%지만, 5만원 이하 무서명 결제 등이 도입되면서 전표수거 수익이 줄어드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결국 밴사의 손실은 4천억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밴사에 돈을 주고 매출전표를 수거하고 있지만, 무서명 결제가확대되면 카드사들이 사들이는 전표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밴사는 카드사와 비교하면 매출규모는 100분의 1이고, 이익규모는10분의 1"이라며 "어느 정도 밴사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카드사의 요구는 지나치게 많은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리베이트 금지로 밴사들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실제로 리베이트가 사라질 수 있겠는가"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밴 수수료가 줄어들 경우 밴사들 역시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무료 단말기 보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밴 수수료 협상은 당분간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밴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비용절감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밴사들 역시 생존이 달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물러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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