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내린다니까…" 한은 총재 발언에도 금리인하 기대 여전

입력 2016-01-16 08:23  

올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등 경기부진 때문

"전망을 낮췄으면 금리를 조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금리정책을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전망에 따라 반드시 기계적인 금리정책으로대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하반기부터 통화정책에 대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금융시장에선 머잖아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하향조정하고 기준금리는 연 1.5%로 동결했다.

금융시장에선 금통위 개최 전부터 한은이 부진한 경기회복세를 반영해 성장률전망을 낮추면 금리를 추가 인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통위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런 논리를 강한 어조로반박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과 물가전망이 낮아졌는데도 기준금리 정책에 변화가 없는 이유'를 묻자 "금리정책을 오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을 낮췄다고 해서 기계적으로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부인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은은 작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내린 이후 7개월째 동결해 왔는데 이 총재는 이 기간에 여러 차례에 걸쳐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작년 9월 기자회견에서는 "현재의 금리 수준은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완화적인 수준"이라며 "지금도 현 금리 수준하에서 대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M2(광의통화) 증가율이 상승해 이제 9%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의 부인에도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인하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유가 흐름이나 대외경기 둔화 속도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고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소멸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 1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권구훈 이코노미스트도 한은이 올 2분기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추가인하 전망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는 부진한 경기 탓이다.

경기를 회복시킬 뚜렷한 원동력이 보이지 않고 한은의 성장률 전망 수치가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 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상식적 수준의 기대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증시가 연일 폭락하는 중국발 충격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추가 인하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의 전망이 상충하는 현상이 심화되면 중앙은행과 시장 간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한은의 이번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는여전히 낙관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추가 하향 조정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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