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보험업계 번 돈의 절반밖에 못 벌었다

입력 2016-02-18 06:00  

국내 은행 순익 3조5천억…2003년 카드사태 이후 최저저금리에 기업 부실여신 증가 탓…"건전성 악화 우려"

지난해 국내 은행권이 벌어들인 순이익이 보험권 순이익의 절반 남짓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국내은행의 2015년 중 영업실적(잠정치)'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014년(6조원) 대비 2조5천억원 줄어든 3조5천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보험회사가 남긴 순이익(6조3천억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수준이다.

금융시장의 절대 강자인 은행권이 만년 2등 업종이던 보험사에 순이익 면에서크게 밀린 것이다.

은행권 과거 당기순이익 실적과 비교해 봐도 '카드 사태'로 은행들이 대거 적자를 냈던 2003년(1조7천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금감원은 "저금리로 순이자마진이 줄어든 가운데 부실 대기업과 관련해 일부 은행이 거액을 대손비용으로 처리하면서 4분기 순익이 적자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남기업, STX조선해양 등 부실기업 처리를 위해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충당금을대거 쌓으면서 손실이 커진 것이다.

은행 유형별로 보면 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 등 시중은행 6곳의 작년순이익이 4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5천억원 줄었다.

농협·수협·기업·산업 등 특수은행 4곳은 2014년 1조1천억원의 순이익에서 지난해 9천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전환해 은행권 수익 악화를 주도했다.

충당금 손실 등이 대기업대출이 많은 산업은행 등에 몰린 영향이다.

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 등 지방은행 6곳의 순이익은 7천억원으로2014년과 같았다.

각종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은 2013년 대비 0.15%포인트 하락한 0.16%를 나타냈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낸 이익)은 같은 기간 4.

05%에서 2.14%로 떨어졌다.

두 지표 모두 외환위기와 대우사태 여파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2000년(ROA -0.

59%·ROE -11.02%) 이후 모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저금리 여파로 2014년(34조9천억원) 대비 1조4천억원 감소한 33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14년 대비 0.21%포인트 하락한 1.58%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비이자이익은 각종 수수료 수입 증가로 2014년보다 2조4천억원 늘어난 5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2조5천억원으로 희망퇴직이 늘면서 2014년보다 1조5천억원증가했다.

대손비용은 11조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5천억원 늘었다.

경남기업, 포스코플랜텍, 동아원[008040] 등이 새로 회생절차 또는 워크아웃에들어간 데다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던 STX조선과 관련해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은행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도이체방크 등 유럽 은행권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저금리장기화와 기업 부실 확대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서 기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면에서 아직 여유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저수익 상황이 지속하면 결국 건전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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