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출과 수사로 '내우외환'…휘청대는 농협금융

입력 2016-06-20 06:07  

지역 농협 반발에 '빅배스' 사실상 물 건너가조직개편, 사정기관 수사와 감사로 '뒤숭숭'농협 부실대출 책임 있던 전직 임종룡 회장 책임론도 '솔솔'

농협금융과 자회사인 농협은행이 부실대출로 휘청이고 있다.

해운·조선업에 대한 은행의 부실만 5조~7조원대에 이르면서 건전성에 빨간불이들어왔다.

농협금융은 '빅배스'를 통해 손실을 덜어내려 하지만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에 반발 기류가 확산하면서 이마저도 추진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빅배스'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면 중앙회에 내는 배당과 명칭사용료를 줄여야하는데, 이를 두고 중앙회측과 견해차가 상당하다.

여기에 농협중앙회 중심의 후선조직(교육·홍보) 통합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가 부실대출에 책임이 있는 고위 간부의 경질설마저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금 '내우외환'의 수렁에 빠졌다.

◇ 5조~7조원대의 부실로 멍든 농협 금융권에 따르면 해운·조선업에 대한 농협금융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5조~7조원정도로 알려졌다.

당장 충당금을 적립할 필요가 없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010140]에 대한여신은 차치하고라도 이번 분기부터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곳이 산적해 있다.

자율협약이나 법정관리, 기업회생에 들어간 해운ㆍ조선업에 대한 잔여 여신만약 1조6천억원에 달한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에 대한 잔여여신 7천744억원, 자율협약 중인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잔여여신 2천609억원에 대한 충당금을 조만간 적립해야 한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대한 여신 1조4천200억원은 여신건전성 등급을'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이미 한 단계 아래인 '요주의'로 낮췄고, KEB하나은행도 이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시중은행의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충당금 적립에 나설 가능성이 큰상황이다.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실징후가 농후한 해운ㆍ조선업 기업에만 3조원 이상이물려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해운ㆍ조선업에 대한 여신이 7조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농협중앙회는 주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 조선·해운업 여신 현황을 7조6천456억원 규모라고 보고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최근 사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나 예상보다 빠르게 구조조정이 진행돼 상반기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충당금 적립 놓고 중앙회-금융지주 견해차 뚜렷 천문학적인 부실 여신 때문에 농협은행은 당장 이번 분기부터 거액의 충당금을쌓아야 할 처지다.

그러나 실탄이 부족하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은 3조2천716억원으로,작년 말(3조3천462억원)에 견줘 746억원 줄었다.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81.6%에 불과하다.

부실 여신이 대거 몰린 산업은행(77.3%)에 이어 은행 중에서는 두 번째로 낮은수치다. 국내 은행 평균(110.7%)에 견줘서도 29.1%포인트가 낮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농협이 '빅배스'가 필요하다고 말한 건 이런 배경에서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1대 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이사회도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다만 "지금은 조선·해운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진행 중이어서 시기나 방법 등은 좀 더 토론하고 연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계획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빅배스를 하려면 지역 농협에대한 배당을 줄여야 하는데 지역 농협 측의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명칭사용료에 대한 건 본격적인 논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칭사용료란 농협법에 따라 농협의 자회사가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다.

특히 지역 농협 일각에서는 4년 전 신경분리 당시 농협금융의 이탈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는데 그 결과로 돌아오는 게 배당과 명칭사용료 축소라는 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농협은 농협중앙회 이사진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농협중앙회 이사회의 결정에 결정적인 역량을 발휘한다.

◇ 조직개편으로 뒤숭숭한 내부 농협중앙회는 내달 1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교육과 홍보 등 후선 업무를 통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교육부문은 농협중앙회에서 통합, 앞으로 일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열사 홍보는 농협금융에서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조직개편뿐 아니라 검찰 수사 등으로 내부가 뒤숭숭하다.

검찰은 농협중앙회장 선거 부정 의혹과 관련해 김병원 현 회장의 개입 단서를포착, 지난 17일 김 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진 올해 1월 불법선거운동 문자메시지 전송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장을 맡으면서 '성실 경영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관련 조치내용을 공직 후보 관리에 활용하도록해 향후 공직 진출을 사실상 막았다.

이경섭 회장은 농협은행에 대한 부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년 12월 취임해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부실대출과는 관계가 없지만 현직 은행장이기 때문에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행장은 최근 사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그간의 과정을 떠나 대규모 부실에 대해 현직 은행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달 조직개편에서 농협계열사 간부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내부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최근 정기감사를 통해 농협은행의 부실대출 등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그러나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직접 관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은행에 실질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농협중앙회가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직 금융지주 회장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인 점도 금감원이 개입하는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임 회장이 현직 금융위원장인 점을 아무래도 의식하지 않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전직 회장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부실에 한몫 '누란'(累卵)의 위기에 몰린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부실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몫했다는 점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임 위원장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농협금융 회장직에 몸담았다.

특히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있던 2013~2015년 법정관리로 들어선 STX조선해양등에 대한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임 위원장의 책임론까지도 대두하고 있다.

대부분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른 조치로 대출이 이뤄진 데다가 대출 주체가 농협은행이지만, 자회사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전직 지주 회장으로서 임 위원장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작년까지 STX조선해양에 모두 18차례에 걸쳐 1조4천996억원의 대출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11차례가 임 위원장이 회장으로 재임하던 기간에 이뤄졌다. 대출액은9천273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의 61.8%가 임 위윈장 재임 시절에 이뤄진 것이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117930]에 대한 대출도 모두 8차례(775억원)에 걸쳐 이뤄졌는데, 그 중 4차례(659억원ㆍ85.0%)가 임 위장장 임기 중에 이뤄졌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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