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어떻게 하나…침통">

입력 2013-04-08 19:38  

北근로자 철수 발표에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

"정말 죽을 맛입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를 모두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8일 저녁.

전화로 통화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참담해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 A씨는 "오후 내내 하염없이 뉴스만 쳐다보고 있다"며 "근로자를 다 빼가면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의 공장에는 현재 북한 근로자 3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남한 근로자 1명이 개성에 잔류하고 있다.

그는 남한 근로자 철수와 관련해 "보통 북한 근로자가 오전 8시에 출근하는데내일 출근을 안 하면 할 일이 없으니 철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른 입주기업 대표 B씨는 "침통하다. 당혹스럽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의 공장에서는 북한 근로자 900여명이 일하고 있었으나 며칠 전부터 연료 부족으로 실밥 뜯기 등 연료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빼고는 사실상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그는 "현지에 있는 남한 근로자에 따르면 며칠 전부터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 공장 기계에 대해 관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우리 기계인데 정작 우리는 손도 못 대게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을 바라보는 남한의 시각이 잘못됐다며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이 북한 근로자 5만3천여 명의 생계를 담당하고 있고 외화 벌이로도사용돼 북한이 공단을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남한 언론과 전문가의 분석은 틀렸습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당시 수만 명의 아사자가 생겨도 강행하는 나라 아닙니까. 벼랑 끝 전술은 벼랑에 서 있을 위험을 감수한 사람이 쓰는 전략입니다. 우리 식으로 북한을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그는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한 정부가 보장해서 시작한 사업인 만큼 만일 폐쇄까지 간다면 북한 정부에는 책임을 추궁할 방법이 없으니 남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공단에 남한 근로자 6명이 있는데 내일 4명이 철수할 예정이며 사업을 접을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업체를 대표하는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저녁긴급 소집해 무교동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협회는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예정이다.

engin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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