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0세> 이미 시행 중인 기업들은

입력 2013-04-23 17:29  

임금피크제 연계…"숙련 활용·노사 화합" 긍정 평가"고액 연봉 부담…청년 일자리 뺏기" 우려도

제조업체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일부 대기업은 최근1∼2년 새 이미 노조와의 단체협상을 통해 정년을 60세로 연장했다.

다만 일률적인 연장이 아니라 희망자에 국한하고, 원한다고 무조건 연장되는 식은 아니어서 정치권이 합의한 '정년 60세 의무화'보다는 조금 느슨한 형태다.

이들은 대체로 임금피크제와 연계해 정년을 연장하는 방식을 택해 정년 연장에따른 기업 부담을 누그러뜨렸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미 지난해 노조 조합원에 대해 정년을 60세로 연장했다.

2011년 59세로 1년 정년을 늦춘 데 이어 지난해 1년을 더 늘렸다.

이들은 ཷ+1' 형태로 정년을 연장했다. 59세까지 일하고 퇴직금을 정산한 뒤마지막 1년은 계약직으로 일하는 형태의 정년 연장이다.

마지막 해에도 임금인상률과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대신 퇴직 전 3개월간 임금의 평균을 기준으로 삼는 퇴직금은 59세 때 미리 정산하기로 했다.

기업의 퇴직금 지급 부담을 줄이려는 방안인 셈이다.

다만 관리직의 정년은 아직 58세 그대로다.

현대차 관계자는 "평균수명 연장 같은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정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작년에 임단협 협상에서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했다.

모든 직원에게 일괄 적용된다.

생산직 사원들은 58세가 정년이었을 때도 본인이 원하면 1년 더 일할 수 있었는데 아예 60세로 늘렸다.

대신 임금피크제도 같이 도입돼 58세까지는 임금이 오르지만 59세부터는 일종의성과 평가인 '개인별 직무환경 등급'에 따라 임금 수준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중공업[009540] 노사는 이렇게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급여 부분을 청년층 일자리 창출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년이 연장되면 새로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면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노사 화합이나 직원들의 사기, 충성도를 높이는 데는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작년 임단협에서 ྲྀ+1' 형태로 운영되던 정년을 ྲྀ+1+1'로 연장했다. 1년마다 본인 신청을 받고 건강 상태를 살펴본 뒤 채용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2008년부터 1년 더 일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1년을 더 늘렸다.

역시 임금피크제가 도입돼 생산직은 59세까지는 임금을 100% 받되 60세 때는 80%만 받는다.

다만 관리직은 53세에 임금이 정점에 오른 뒤 점차 떨어진다.

한국전력공사 역시 노사 합의를 거쳐 2010년 7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전제로정년을 58세에서 60세까지 연장했다.

연장을 원하지 않으면 기존처럼 58세까지 근무하되 임금 피크제의 적용을 받지않는다.

정년을 연장한 직원은 연봉이 56세에 정점에 달한 뒤 57에서 60세까지 4년간 56세 때 연봉의 320%를 받는다. 마지막 4년간 평균 80%를 받는 셈이다.

차장급 이상 직원은 같은 기간에 56세 때 연봉의 280%를 받는다.

제도의 호응도는 높아서 도입 후 대상이 된 직원 대부분이 정년 연장을 택했다.

한국전력[015760] 관계자는 "회사는 기존 인건비 안의 범위에서 우수 인력을활용할 수 있고, 근로자는 고용 안정, 노후 생활 안정 등의 이점이 있다"고 장점을설명했다.

다만 차장급 이상 직원은 연봉 삭감률이 높아서 정년 연장에 따른 체감 소득 증가분이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005490]는 현재 정년이 만 58세이지만 근무 성적이 보통 이상이면 누구나 퇴직 후 2년간 재고용이 가능해 사실상 60세가 정년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매년 500~600명이 정년을 맞는다.

포스코는 2011년부터 만 56세이던 정년을 58세로 연장했고 52세 이후 적용되는임금피크제를 도입,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증가 요인을 완화했다. 포스코 계열사는 단계적으로 적용을 검토 중이다.

GS칼텍스도 노사 간 임단협을 통해 작년 1월1일부터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늘어난 마지막 2년간은 기존 임금의 80%만 받는다.

적용 대상은 시행 첫해인 작년 43명, 올해에는 47명이다.

GS칼텍스는 제도 시행으로 숙련된 인력을 확보한 것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 진작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숙련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함으로써 재계에서 우려하는 생산성 저하는 크지 않았고, 임금과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도 임금피크제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했다고 전했다.

GS칼텍스 측은 "숙련 인력의 노하우가 신규 인력 육성과 체계적인 직무 훈련의바탕이 됐다"며 "정년 연장이 재계에서 우려하는 만큼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정년 연장의 장점에 대해 이들 기업은 한목소리로 숙련된 노동력과 노하우의 확보, 이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신규 인력의 재교육 같은 점을 꼽았다. 고령화란사회 현상을 반영한 불가피한 흐름이란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제도의 그늘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고액의 연봉자가 1년 더 일하는데 그 돈이면 젊고유능한 인력 여러 명을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기업으로서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비용 대비 효율에 대한 고민이자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생산성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비용 대비 효율이 낮은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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