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저에 '악전고투'…대기업 1분기 실적 악화>

입력 2013-04-28 06:01  

건설·철강 '침체 늪'…"전자·자동차 2분기엔 회복할 듯"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

글로벌 경기 회복 조짐으로 어느 정도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여전히 내수부진과경기 위축에 시달린데다 엔저 영향으로 업종별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악화했다.

일부 업종은 조만간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을 보면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져 북미시장 등수출 전선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반대로 일본의 간판 기업들은 엔저 특수를 누리면서 활짝 웃어 대조적이다.

◇ 내수부진에 해외사업도 난항 현대차는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6.0% 늘어난 21조3천671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0.7%나 줄어 1조8천685억원에 그쳤다.

판매량이 117만1천804대로 9.2% 늘었는데도 이익은 감소했다.

전체 국외 판매는 10%대 증가했지만 유럽연합(EU)에선 10.9%나 줄었고 미국 내판매 신장률은 0.5%에 그쳤다.

저조한 실적은 리콜에 따라 판매보증충당금을 900억원 적립해야 한데다 근무형태 전환 과정에서 생산성이 낮아지고 주말 특근에 차질이 생기면서 고정비 비중이커진데 따른 것이다.

기아차의 매출액은 11조848억원으로 6% 줄었고 영업이익도 7천42억원으로 35.1%나 감소했다.

주말 특근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고 매출 원가와 판매관리비가 늘어 영업이익이 줄었다.

건설업계는 '어닝쇼크'를 겪고 있다.

GS건설[006360]은 1분기에 5천3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도 1분기 영업손실 2천19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000830] 건설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612억원,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1천93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25.1%와 3% 감소했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GS건설·대림산업 등 6개사의1분기 해외 신규수주액은 14조8천800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실속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업계도 부진했다.

포스코의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7% 감소한 7천170억원이었다. 매출액은 14조5천820억원, 순이익은 2천920억원으로 10.6%, 54.1%씩 줄었다.

현대제철은 매출액 2조7천804억원, 영업이익 1천21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

7%, 21.2%씩 감소했다.

정유업계 상황도 좋은 편은 아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정유 부문 자회사 SK에너지는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한 3천83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탈출했다.

그럼에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5% 감소한 6천975억원에 머물렀다.

전자업계도 불경기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2조8천700억원, 영업이익 8조7천800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16.78%, 54.32%의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작년 4분기보다는 각각 5.7%, 0.7% 감소했다.

스마트폰은 6천940만대를 팔아 세계 기록을 세우며 선전했지만 영상·생활부문인 소비자가전(CE)은 작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54.0%, 매출액은 2.3% 줄었다.

LG전자[066570]는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4조1천6억원, 영업이익 3천49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6.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0% 감소했다.

◇ 한국 기업 엔저에 비틀거리나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에 엔화 약세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데 큰 이견은 없다.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견해가 엇갈릴 뿐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엔저는 정치적인 요인과 결합해 선별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의 1분기 판매 실적은 243만대로 전년 동기와 견줘 2.2% 하락했다.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간 분쟁여파로 중국에서 13%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확실한 엔저 특수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판매량이 미국에서 1분기 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도요타는 7%나 성장했다.

블룸버그는 도요타, 혼다, 닛산의 1분기 영업이익이 60.5%, 23.6%, 38.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저 속에 일본 전자업체도 회생하고 있다.

소니는 2012 회계연도(2013년 4월∼2012년 3월)에 400억엔(4천470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2007 회계연도 이후 4년간 계속 적자를 냈고 2011 회계연도 적자는 4천567억엔(5조1천억원)에 달했지만, 극적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소니는 흑자 예상 이유 중 하나로 '엔화가치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좋아졌다'고 인정했다.

2분기 연속 영업이익 Ƈ조 클럽'에 복귀하지 못한 포스코도 엔저의 악영향을 인정했다.

수출 비중이 40%에 달해 높은 편인데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열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엔저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계 등 주요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최근에 엔저로 매출과수익성이 감소하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 2분기 이후 실적 회복할까 전자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은 시장 상황이 호전하면서 수익을 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업종도 많다. 엔화 약세의 파장이 커질 여지도 있다.

전자업계는 2분기에 IT·가전 제품 수요가 회복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이활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출시한 갤럭시S4의 흥행 덕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선으로늘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옵티머스G프로, 옵티머스G 판매에 탄력이 붙어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예상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2분기 이후 전망에는 낙관적이다.

노조와 합의로 조업 차질을 해결하면 생산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때문이다.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두 회사의 재경본부장은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지만노조와의 의견 접근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 최중혁 책임연구원은 28일 "작년 상반기 높은 실적을 기록해 2분기까지는 전년 대비 감익이 예상되지만, 하반기는 기저효과로 인해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노조와 주말 특근 합의만 잘 되면 2분기부터는 생산 차질분까지만회해 좋은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유업계의 전망은 좋지 않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정제 마진 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이달 중순 9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현재도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유·석유화학업계의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라며 "중국의 수요가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정유업계의 실적 변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강업계도 회복과 악화 전망이 엇갈린다.

포스코는 자사의 신용 등급을 올해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건설업체들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조윤호 대신증권[003540] 애널리스트는 "일부 업체들이 1분기 적자를 냈지만 예상 손실을 미리 털어낸 만큼 2분기 실적은 대체로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4∼5월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sewonle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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