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일가 지분 많은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

입력 2013-06-1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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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그룹 전체는↓…총수일가 지분율 30% 초과 계열사는↑'

대기업 계열사간 내부거래는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일감 밀어주기'는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업경영 평가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대기업집단 기업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를 넘는 87개 기업의 그룹내 계열사간 내부거래액은 2011년 13조6천600억원에서 2012년 15조1천300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총액이 62조5천300억원에서 67조600억원으로 7.3% 늘어난 것보다 3.4% 포인트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87개 기업이 소속된 22개 그룹의 전체 매출액이 2011년 1천52조7천억원에서 1천128조9천600억원으로 7.2% 증가했음에도 내부거래액이 150조8천200억원에서 148조5천400억원으로 1.5% 감소하고 이들 그룹의 총매출에서 내부거래 비중도 14.3%에서 13.2%로 1.1%포인트 낮아진 것과도 대비된다.

다른 계열사와 달리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의 내부거래가 유독 늘어난것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핵심 대상인 부의 편법 이전을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행위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난해 시작된 경제민주화 흐름에 따라 전체 그룹의내부거래액이 줄어들긴 했으나 이는 일종의 '눈속임'일 뿐이고 총수일가의 사익과관련된 실질적인 '일감 몰아주기'는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 기업의 내부거래 증가율을 그룹별로 보면 현대그룹이 94.4%로 가장 높고 대림(60.0%), 부영(57.6%), 롯데(29.5%), 현대백화점(20.2%), 삼성(19.4%), GS(17.5%), 신세계(14.4%), LG(13.8%), 현대차(13.2%) 그룹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SK(-5.3%), 동국제강(-13.4%), 한진(-15.5%), LS(-17.9%), 영풍(-57.5%), OCI(-75.9%) 그룹은 총수일가 지분 30% 초과 기업의 내부거래가 줄었다.

부영그룹 신록개발의 계열사간 내부거래 매출액은 2011년 26억8천만원에서 2012년 99억4천400만원으로 271%나 증가해 22개 그룹 87개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신록개발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아들 이성훈씨가 대주주로 지분율이 65.0%이고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율은 100%다.

다음으로는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가진 부동산 매매임대업체 신동진이 122.3%의 증가율로 2위를 차지했고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딸이67.1% 지분을 보유한 현대유엔아이(SI기업)가 110.5%의 내부거래 증가율로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STX그룹의 STX건설(83.0%), 현대차그룹의 현대엠코(71.8%), 대림그룹의대림아이앤에스(62.3%), 부영그룹의 부영씨앤아이(52.8%)와 광명토건(40.1%), GS그룹의 GS아이티엠(32.8%)과 GS네오텍(30.0%) 등이 증가율 톱10에 올랐다.

CEO스코어 박 대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비켜나있던 중견그룹의 총수일가 챙기기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요 대기업 그룹 못지않게 중견그룹계열사들의 경영 투명성 강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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