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체질화…국민소득 2만달러 5년째 제자리>

입력 2013-07-07 06:01  

잠재성장률까지 추락…"기업 수동·방어적 위기경영"

다양한 처방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 고착화의 신호는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2010년 1분기부터 13개 분기 동안 1% 이상의 경제성장률을기록한 것은 2010년 1분기(2.2%), 2010년 2분기(1.4%), 2011년 1분기(1.3%) 단 세차례에 불과했을 정도로 성장률 저하가 점차 체질화되고 있다.

단순히 경기회복이 더딘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 체질로 변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는 현재 8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국회 질의 답변에서 "올해 2분기 성장률이1분기와 비슷한 0.8% 정도 될 것 같다"고 내다봤던 만큼 9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러다 보니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달러를 달성한 이후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 4월 발표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오르는 데 평균 9.8년이 소요됐는데 우리나라는 2007년 2만1천590달러에서 2012년 2만3천113달러로 5년간 1천600달러도 오르지 않았다.

여기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 추락은 미래 경제 전망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5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12∼2017년 3.4%, 2018∼2030년 2.4%, 2031∼2050년 1%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잠재성장률은 국가의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이라는 점에서 이는 우리 경제 성장동력의 급속한 위축을 뜻한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 하락 속도는 2001년부터 2031년까지 30년 사이에 3.4%포인트 격감, 룩셈부르크와 함께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전망됐다.

호주의 경제성장률이 30년간 0.9%포인트 줄어들고 프랑스와 미국은 0.4%포인트,독일은 0.3%포인트, 영국은 0.2%포인트 감소할 것이고, 이탈리아는 0.4%포인트, 일본은 0.7%포인트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대비된다.

이미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보다 안정성 위주의 경영으로 전략을 바꿔가고 있다.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이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이런 기업전략의 변화를 반영하는 수치다.

통계청이 발표한 Ƌ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이 지난해 5월 -3.31%를 기록한 이래 지난 5월 -11.6%로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했다. 올해 들어서는 3월을 제외하고 달마다 10%를 넘어서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저성장 시대로 내수시장의 불황이 깊어지며 국내 투자는 위축되고 있지만 반대로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2000년 당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52억달러, 국내 기업의해외 직접투자는 62억달러였으나 2006년에 각각 112억달러, 194억달러로 역전되기시작해 2012년 현재 162억달러, 390억달러로 벌어진 상태다.

순유출입액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2012년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236억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50억달러로 무려 4.7배의 차이가 생긴다.

단적인 예가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005380] 두 기업의 해외 직원수 증가율이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의 국내 임직원은 2005년 8만600명에서 2011년 10만1천973명으로 26.5% 증가했지만 해외 임직원은 5만7천500명에서11만9천753명으로 무려 108% 늘면서 국내 임직원보다 더 많아졌다.

현대차 역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국내 임직원은 5만4천440명에서 5만7천303명으로 겨우 5% 늘어난 반면 해외 임직원은 1만7천210명에서 2만9천125명으로69.2%나 뛰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면서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나서기보다는 위기경영 체제를 가동하며 방어적이고 수동적인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도 좋지 않지만 앞으로가 더욱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기업들이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을 체감적으로 느끼기보다는 경제민주화, 세계경기 침체 등에 압도당하는 분위기"라며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의 소비와 투자 모두 힘든 상황에서 변화를 기대하려면 기업투자 활성화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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