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대책> 중소형 거래 숨통…가을 전세난엔 역부족

입력 2013-08-28 13:00  

전문가·시장참여자 '실수요자 중심 거래 살아날 듯'"급매물 소화에 그쳐…집값 추세상승 기대 어려워" 전망

전문가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28일 정부의 전월세 대책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일부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 중소형 주택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취득세 영구 인하 등 개정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남아 정책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약한 터라 전국적인 주택 거래활성화와 집값 상승추세를 견인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번 대책이 나온 시점이 다소 늦어 당장 9∼10월 가을 전세난 해소에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실수요자 '전세→매매'…중소형 거래 살아날 듯 전문가들은 이번 전·월세대책에 포함된 취득세율 영구 인하와 저리의 주택담보대출 확대 등은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유인책으로 볼 수있다며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중소형 주택 거래가 다소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취득세율 1%가 적용되는 6억원 이하 주택은 전체 주택 재고량의 94.3%(수도권 89.3%)에 달한다. 여기에 연 1∼2% 저리로 받을 수 있는 수익과 손익 공유형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공급돼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주택 매입, 보유, 매각 등위험(리스크)과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연내 주택 매입에 나서면 연 1∼2% 저리 대출,취득세 면제, 5년간 양도소득세 감면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취득세율 인하가 현실화하면 다주택자도 6억원 이하 주택을 추가로 살 때 적용되는 취득세율이 현재 4%에서 1%로 대폭 내린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올해 전셋값 급등, 집값 하락 상황에서 저리 대출에 취득세 영구 인하까지 더해진 만큼 실수요자는 매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저리 대출 지원 대상자가 부부합산 소득 연 7천만원 이하, 최대 지원 한도 2억원으로 제한돼 거래는 소형 아파트에만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덕 한국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이번 대책이 거래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강남 등 선도지역 중심으로 집값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참여자들도 이번 전월세대책은 매매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성동구 월드공인 관계자는 "올해 4∼5월 매매 계약이 가끔 이뤄졌다가 취득세 한시 감면이 끝나자 모든 거래가 중단됐다"며 "이번 대책으로 중소형 주택 위주로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평촌의 금강공인 관계자도 "최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중에서 전세금에 돈을조금 더 보태 중소형 주택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가 있다"며 "취득세 인하, 저리 대출 도입 등으로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 급매물 해소에 그쳐…집값 상승세 전환은 '어려워'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일부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더라도 급락하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저리 대출 등 주요 대책의 혜택 대상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일부에 국한됐고 상대적으로 비싼 전세에 거주하는 세입자 다수는 혜택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취득세 영구 인하 등 핵심 대책은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시행 시기가늦어질 수 있고 여전히 시장에선 집값 바닥에 대한 인식이 약해 실수요자라도 선뜻매수 결정을 내리기 부담되는 상황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연 1∼2% 금리의 수익·손실 공유형 저리 모기지 혜택 대상이 3천가구로 제한돼 주택 거래는 중소형, 급매물 소화에 그쳐 전반적인 집값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4·1 부동산 종합대책과 이번 전월세대책으로 신규 분양시장은 인기를끌 전망이지만 집값은 보합세에 머물 것으로 관측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무주택자들이 거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는 어렵고 집값은 보합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임박한데다 동남아 경제 위기등 불안한 대외 변수로 주택 매매 전환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주택 거래 본격 활성화를 유도하려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뿐 아니라 과거 보유 경력이 있는 현 무주택자에게도 저리 대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월세 상승 압박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속 증여세 감면과 같은 강력한 대책이나 중대형 고가 주택 매입 여력이 있는부자들의 부동산 투자를 끌어낼 만한 유인책도 주문했다.

박상언 대표는 "무엇보다 이번 대책에서 빠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 대출 규제를 은행 자율로 맡기는 방안이 추진되면 집값이 움직일것"이라고 밝혔다.

◇ 임박한 가을 전세난 해소엔 '역부족' 이번 전월세대책이 시기적으로 가을 이사철이 임박한 시점에서 나온 터라 최근불거진 전세난 해소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최근 치솟는 전셋값을 잡을 목적이라면 대책이 좀 더 이른 시기에 나왔어야 했다"며 "이번 대책으로 당장 9월과 10월 이사철 전세시장 불안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덕 한국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정책 당국은 주택 매매가 살아나면 전세난이 수그러들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주택 매매가 활성화한다고 전세시장이 갑자기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대표는 "세법 개정안 등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 거래절벽(거래가 급감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역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올가을 이사철 전세시장은 이번 대책과 무관하게 다음 달 추석연휴 전까지 절정에 도달했다가 재계약과 이사 수요 감소 등으로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ndigo@yna.co.kr ykhyun14@yna.co.kr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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