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해체 STX, 이번엔 배임·비자금 의혹>(종합)

입력 2013-12-04 18:50  

STX는 거세게 반발…"비자금 사실무근, 법적 대응할 것"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그룹이 뿔뿔이 공중분해된 STX[011810]가 이번엔 배임 혐의와 비자금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채권단이 제기한 이번 의혹은 STX그룹 회장이었던 강덕수 회장을 정면으로겨냥하고 있어 한때 재계 13위 그룹의 수장이었던 그가 형사 피의자 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STX중공업, 무리한 연대보증으로 손실 끼쳐" 배임 의혹은 STX건설이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된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을 벌이면서 STX중공업[071970]에 연대보증을 서도록 한 부분이다.

이 사업 시공사였던 STX건설이 사업비를 차입하면서 아무런 지분관계도 없는 STX중공업에 연대보증을 서게 하고 이후 STX건설의 재무 상태가 악화하면서 STX중공업이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을 물게 돼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STX건설과 STX중공업은 지분상으론 아무 관계가 없지만 강 회장이 STX건설의 지분 62.2%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이 인적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연대보증을서게 한 것 아니냐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다만 강 회장은 연대보증을 결정하는 지난해 7월 STX중공업의 이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강 회장은 STX중공업의 이사회 의장이었지만 이 사안은 상법상 '자기거래'에 해당돼 불참했다.

채권단은 또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노동자 임시숙소의 사업부지를 사업시행사인 '유넥스 엔터프라이즈(Younex Enterprise)' 참여주주 A씨로부터 사들였다는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와의 거래가 아닌 일종의 내부거래여서 이 과정에서 부지 매입대금을 과다책정한 뒤 차액으로 비자금을 만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주체들의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결국 강 회장이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이다.

현지법인인 유넥스엔터프라이즈는 시행사이고 한국법인인 유넥스글로벌은 유넥스엔터프라이즈의 대주주다.

유넥스엔터프라이즈의 자본금은 2천만 달러로 지분 구성은 포스텍 33%, 오릭스25%, 유넥스글로벌 20%, A씨 19% 등이다.

STX건설의 지분은 강 회장(62.2%)과 포스텍(37.8%)이 갖고 있으며 포스텍의 대주주는 강 회장(지분율 70%)이다. 강 회장은 당시 STX중공업의 대표이사 겸 이사회의장이었다.

◇STX "비자금 사실무근" 거센 반발…"연대보증도 합리적 결정" ㈜STX는 채권단이 배임 혐의로 강덕수 회장을 고소하기로 하고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흘리는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STX는 우선 STX중공업의 STX건설에 대한 연대보증이 합리적인 경영상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가 지분 관계는 없지만 한 그룹 내 계열사로, 이라크 발전플랜트 건설을공동으로 벌이고 있고, 북평 화력발전소 건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공사 발주 프로젝트에도 공동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등 꾸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의사결정 당시인 지난해 7월엔 STX건설의 재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채무를 갚을 능력이 있었다는 게 ㈜STX의 설명이다.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STX건설은순자산이 650억원, 수주잔고가 2조1천억원에 달했고 기업어음 등급도 'A3-'였다는것이다.

그러나 STX건설은 7개월여 뒤인 올해 4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STX 관계자는 "여기에 보태 STX건설은 연대보증 당시 구체적 변제 계획을 제시했고, 연대보증의 대가로 STX중공업에 보증수수료 9억9천만원도 지급했다"고 말했다.

㈜STX는 특히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은 사실무근"이라며 "뚜렷한 근거도 없이 무책임하게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선 법적 대응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현지의 부동산 업자들을 만나보니 STX측이 너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사업부지를 매입해 놀랐다고 했다"며 "STX는 자금 흐름에 대한 채권단의 자료 요청에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자금흐름이 석연치 않다"고 설명했다.

◇강회장-채권단 알력설…완전퇴진 압박하나 한편 강 회장이 채권단의 압박으로 STX조선해양[067250], STX중공업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형사 피의자로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되자 채권단과 강회장 간 알력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채권단은 구조조정 돌입 초기 스스로 강 회장의 '역할론'을 꺼내들며 강 회장에게 신임을 보냈지만 불과 넉 달 만인 9월 강 회장에게 사임을 요청하면서 갈등설이제기된 바 있다.

일각에선 채권단이 강 회장의 '완전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소 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였던 ㈜STX의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재기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채권단이 경영 일선에서의 완전퇴진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STX 관계자는 "채권단이 정도를 벗어나 강 회장을 압박하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sisyphe@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