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미분양 폭탄' 가시화…미달·미계약 속출>

입력 2014-05-20 10:54  

강남권·택지지구도 미분양…김포·평택 등은 판매 장기화 우려일부 단지는 완판되기도…분양가·입지 따라 '양극화' 심화

연초 뜨겁게 달아오르던 아파트 청약 열기가 주춤해지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에 미분양 주의보가 켜졌다.

최근 아파트 분양이 줄을 이으면서 분양가가 싸거나 입지여건이 뛰어난 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90%에 이르는 등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분양가가 높거나입지여건이 떨어지는 곳은 청약 미달·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들어 건설사들이 수요층이 얇은 수도권 외곽 등지에서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냄에 따라 최근 감소 추세에 있던 미분양 물량도 조만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시영을 재건축하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지난 4월 일반분양분 1천114가구가 3순위 청약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으나 계약률이 저조해 비상이 걸렸다.

이 아파트는 범 강남권역의 대단지로 관심을 끌었으나 실제 계약률은 절반 이하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일반분양분이 1천가구가 넘어 물량부담이 있었고바로 인근의 위례신도시나 하남 미사 강변지구에서 싼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듯하다"며 "조합과 시공사가 판매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자이(일반분양분 86가구)도 지난 4월 청약에서 3순위 마감됐으나 계약률이 60∼70%선에 그치고 있다.

분양가가 3.3㎡당 평균 3천150만원으로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나 전용면적114㎡의 중대형 단일 주택형만 일반분양되면서 비로열층에 당첨된 사람들이 계약을하지 않고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사업지에서도 대규모 미계약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한국토지신탁[034830]이 분양한 평택 청북면 한양수자인 아파트(718가구)는 현재 분양률이 10∼20%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3순위조차 대규모 미달이나면서 계약률도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지역 분양 예정 물량이 많다보니 계약자들이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단지가 확대되면서 미분양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GS건설[006360]이 15∼19일 청약한 김포한강센트럴 자이(3천478가구)의 경우 전용면적 70㎡과 100㎡만 3순위에서 모집가구수를 채웠을 뿐 공급물량이 많은 81∼84㎡에서 1천892가구가 미달됐다.

대우건설[047040]이 분양한 미사 강변2차 푸르지오는 비교적 수요층이 탄탄한서울 근교의 공공택지임에도 1천62가구 가운데 312가구의 미달이 발생했다.

앞서 분양한 동탄·위례신도시 등 신도시의 아파트들이 청약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건설[000720]이 이달 분양한 당진 힐스테이트 역시 전체 910가구 가운데 256가구가 청약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 일부 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경기도 김포·평택, 인천 송도와충남 당진 등지는 최근 분양경기가 양호해진 틈을 타 건설사들이 대규모 분양을 예정하고 있어 미분양이 다시 쌓일 것으로 보인다.

평택의 경우 5월 이후 신규 분양 물량만 1만가구에 육박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3순위는 청약통장 없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청약할 수 있어 1순위 청약자에 비해 계약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실수요자 가운데 다수는 미분양 아파트를 좋은 조건에 구입하거나 청약으로 분양을 받은 상태여서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에선 미계약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김포시만해도 최근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분양경기가개선되고 있으나 지역내 공급 물량이 많고 세월호 참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섰다"며 "미분양 소진때까지 최소 6개월∼1년은 걸릴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청약 1·2순위 마감 단지 가운데는 계약이 호조를 보이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계약률이 높은 단지들은 인근 시세보다 가격이 싸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곳,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들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대림산업[000210]이 분양한 강남구 논현동 '아크로힐스 논현'은 일반분양분 57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계약률이 93%까지 올랐고, 이달 초 계약을 치른 서울 강서구 마곡동 현대힐스테이트도 인근 '마곡지구'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일부 저층을 제외한 전 주택형의 계약이 마감됐다.

지난 4월 분양한 호반건설의 천안 불당지구 베르디움 아파트도 '천안의 강남'으로 불리는 뛰어난 입지여건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대구·부산·혁신도시 등 투기수요가 가세하고 있는 지역이나 신도시처럼 실수요층이 탄탄한 곳을 제외하고는 공급 물량이 늘면서 미분양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며 "청약 대상 지역의 개발 호재나 공급물량·분양가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sm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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