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부자,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승계작업 신호탄?>

입력 2015-01-12 18:39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3세 승계작업과 연관지어서 비상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12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천627만1천460주(43.39%) 중 502만2천170주(13.39%)를 매각키로 하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

매각이 완료되면 정몽구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이 29.99%로낮아진다는 점에서 이번 블록딜은 표면적으로는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개정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의 방점은 승계구도에 찍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뜻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이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대상이 되는 만큼 이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읽히지만 거래금액이 최저 1조3천억원 이상의 큰 규모인데다 할인폭이 7.5%∼12%로 비교적 큰 것으로 봐 매각 의지가매우 강하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은 이번 거래를 현대차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할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측은 정몽구 회장 부자가 글로비스 지분 매각으로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되는 돈의 용처가 아직 결정이 안됐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글로비스 지분 매각은결국 현대모비스[012330]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수순으로 관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 주식가치를 높여 정의선 부회장에게 '실탄'을마련해준 다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현대모비스와 지분 교환을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구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맞다면 정의선 부회장이 이번 지분매각 대금으로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다음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부회장이 현재 순환출자 고리의 주요 3개 계열사 중 지분을 보유한 곳은기아차[000270](1.75%) 정도에 불과해 정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려면 순환고리의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경영권에 위협받지 않을 만큼 확보하는 것이 최대과제로 꼽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 16.88%를 사들일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동안 시장에서 꾸준히 흘러나온 바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은 기아차를 비롯해 정몽구 회장이 6.96%, 현대제철[004020]이 5.66%, 글로비스가 0.67%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면 일거에 경영권 승계가종결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비슷한 수준에서 맞춰야 하고또 하나는 현대모비스의 기아차 지분을 해소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작년초 21만8천원에서 최근 30만5천원까지 오른 반면 현대모비스는 28만7천원에서 23만8천원 수준으로 떨어져 시기적으로도 차익실현의 적기로 여겨진다. 작년 2월 주가가 31만8천원까지 올랐던 현대모비스 주가는 한전부지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비스 매각 대금이 1조3천억원이라고 할때 이 금액은현재 모비스 지분 5.6%에 해당하는 제법 큰 규모"라며 "현대제철에서 소유하고 있는모비스 지분과도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액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현재 현대글로비스의 시총은 11조2천500억원으로 현대모비스 23조1천618억원의 48.6% 수준에 불과하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현대차그룹이 앞으로도 현대글로비스의 주식가치를 더 높여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이번 지분매각이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이라는 주장도 여전히 설득력을 갖는다. 정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정확히 29.99%로 줄어든다는 점은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대주주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상장계열사)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정몽구 회장은 앞서서도 현대글로비스 주식 6천500억원과 이노션 주식 2천000억원 등 총 8천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려는 노력을 벌인바 있다.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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