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얼어붙은 동탄2신도시 분양권 시장…거래 '뚝'

입력 2015-12-13 11:30  

중개업소 "매수 문의 자체 없어"…분양가 이하 매물도 등장분양권 평균 500만원↓…입주 시작된 위례신도시도 '꽁꽁'

"분양권 거래요? 이번 달에 아직 한 건도 못 했어요. 찾는 사람이 없으니 거래 자체가 이뤄지질 않죠. 계속 이러면 이 일대 중개업소 전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할 겁니다."(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J공인 대표) 올해 '청약 광풍'을 일으키며 아파트 분양권에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최고 억대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던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그러나 지난 9일 찾아간 동탄2신도시의 분양권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이미 입주를 마친 아파트 숲 사이로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내년 초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단지들이 눈에 띄었다.

아파트 단지 주변 상가마다 공인중개업소가 평균 4∼5곳이 들어서 있었지만 찾아간 곳마다 손님은 없고 중개사들만 책상에 앉아 신문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며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J공인 대표는 "온 종일 사무실을 지켜도 파리만 날린다. 한 시간을 앉아 기다려도 방문 고객은커녕 전화 문의 한 통 안 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1시간가량 그곳에서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문의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았다.

동탄2신도시 내 중개업소들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고객 상담에 응하고 분양권 거래를 진행하느라 점심을 건너뛰어야 할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이 일대 웬만한 아파트 분양권에는 어김없이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분양권 가격이 훌쩍 뛰었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워낙 많아서 내놓으면 이내 팔려나갔다.

그랬던 동탄2신도시 분양권 시장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된 것은 여름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가을에 접어들면서부터다.

동탄2신도시 Y공인의 대표는 "올해 봄, 여름까지 아파트 분양권은 나왔다 하면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서 팔려나갔다"며 "추석 전까지도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졌는데 추석 이후로 뚝 끊기더니 최근에는 아예 문의 자체가 뜸하다. 작년 12월보다도거래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방침이 나오고 언론에서 공급과잉이니, 입주 대란이 올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분양권을 사려던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데 매달 1∼2개 단지가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입주 시기가다가오는 단지가 늘어나 분양권 물량이 계속 쌓여가는 것도 분양권 시장이 얼어붙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내년 동탄2신도시에는 8천4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고 2017년에는 1만1천124가구가 입주를 계획 중이어서 분양권 매물도 계속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T공인 대표는 "분양권은 늘어나는데 거래는 주춤하다 보니 매물이 확실히 늘었다. 올해 초 시장에 나온 분양권보다 초기에 붙는 프리미엄 금액도 확실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동탄2신도시 분양권 가격도 추석 직후와 비교해 단지별로 평균 500만원가량 떨어졌다는 게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내년 4월 입주를 앞둔 영천동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차 분양권의 경우 추석직후와 비교해 최근 1천만∼1천5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하락했다.

웃돈이 2천만원 붙어있는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동탄 분양권은 매물로 나온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안 팔린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차 전용면적 84.99㎡ 17층 분양권은 지난 10월 3억5천108만원에 거래됐으나 동일 면적의 같은 층 아파트 분양권이 11월 후반에는 이보다 2천여만원 하락한 3억2천478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단지도 등장했다.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청계동 신안인스빌리베라 전용면적 101㎡의 분양가는 4억7천280만원이었으나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초 분양가보다 1천500만원 낮은 4억5천775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단지 내 동일 면적 19층 아파트가 4억5천280만원에,3층이 4억4천480만원에 나오는 등 분양가를 밑도는 매물이 상당수 있지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해 J공인 관계자는 "신안인스빌리베라는 같은 시기에 분양한 옆 단지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미분양이 났었다"며 "현재 떨어진 가격이 인근 단지 매매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지역의 입주물량이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당분간 분양권 매물이 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탄2신도시 중개업자들 사이에는 이 지역 분양권 시장의 불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동탄2신도시가 내년 KTX 동탄역 개통에 이어 2021년 서울 삼성∼동탄 간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개통을 앞두고 있고 서울∼세종 고속도로 개발 수혜지로 꼽히면서 광역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D공인 대표는 "분양권 거래가 주춤한 건 사실이지만 가격이 급격하게 내려가는분위기는 아니다. 동탄2신도시는 위례신도시나 다른 수도권 신도시와 달리 개발 호재가 풍부해서 내년쯤이면 다시 거래가 활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와 함께 '청약 불패' 지역으로 화제를 모은 위례신도시도 최근 분위기가 썰렁하다.

이곳에선 위례엠코타운 플로리체(970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위례래미안(410가구), 위례아이파크1차(400가구), 위례힐스테이트(621가구) 등 총 3천781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를 앞둔 가운데 분양권 거래도 가격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위례신도시 명가공인 관계자는 "분양권 프리미엄은 추석 즈음보다 많이 떨어졌다"며 "입주를 시작했으니 잔금을 맞춰야 하는데 전세를 놓더라도 이 일대 전세가가많이 떨어져서 치러야 할 잔금과 전세가 사이의 차액이 커서 이를 감당할 수 없는분들이 분양권을 싸게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도로도 완성이 안 됐고 생활편의시설도 턱없이부족해 아직은 생활이 불편하다 보니 전세를 많이 내놓으면서 전세가가 떨어졌다"며"분양권 거래도 얼어붙고 프리미엄도 많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mong0716@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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