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률의 에베레스트 다이어리 ④] 셀파의 고장 남체바자르

입력 2014-09-26 09:56   수정 2014-09-26 09:56



2월23일(월)

어제 고소적응을 위해 일부러 물을 많이 마셔서인지 지난 밤 9시에 잠이 들고 나서 두 번이나 잠을 깨서 화장실에 다녀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충분한 숙면을 취했다. 아침 7시에는 역시 같은 메뉴로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8시 10분경 롯지를 떠난다.

멋진 콩데산을 바라보며 걷기는 했지만 해발 2,610미터에서 3,440미터로 약 830미터나 해발을 올리는 산행이다. 포터 리마와 학반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지 속도를 영 내지 못한다. 리마가 가여워서 약 6킬로그램이나 무게를 줄여주었다.(물 1리터, 간식 약 5킬로그램) 방법은 다름 아닌 학반의 카고백으로 짐을 옮긴 것이다. 학반은 왠지 카고백이 더 무거워졌다고 느꼈을 것이다.

힘들게 6시간을 걸어 셸파의 고장이라는 남체 바자르에 도착했다. 해발 3,440미터에 이렇게 큰 마을이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페루의 마추픽추(Machu Picchu)가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 지는 모르지만(마추피추는 해발 2,400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아주 먼 후세의 사람들이 남체 바자르를 발굴해 낸다면 아마도 무척 놀랄 것이 틀림없다.

포터 리마가 추천한 콩데 베이스캠프 호텔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리마의 어려운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하루를 묵기로 하였다. 고소적응을 위해 약 40분 정도 쿰정으로 가는 길을 오르는데 그곳에서 셸파문화원과 에베레스트사진전시장을 만날 수 있었다.

 다른 곳은 볼 것이 없고 에베레스트 사진전시장은 그래도 볼만했다.(입장료 100루피) 그러나 규모가 작아 새삼 포카라의 인터내셔날 마운틴 뮤지엄을 자세히 보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숙소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1일간의 고소적응일을 무시하고 이동키로 하였다.(그러나 사실 고락셉에서 함께 동행한 두 사람의 심각한 고소증세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반드시 하루를 더 묵었어야 했다.)

남체바자르는 특이하게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어 한국에서 오는 문자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울릉도에서 사는 직장 후배가 걸어온 전화도 받아서 기분이 참 묘했다. 우리나라 설악산이나 지리산에서도 잘 터지지 않고 포카라에서도 잘 터지지 않던 핸드폰인데 이 깊은 심산에서 핸드폰이 터지다니… 저녁때는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었는데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다. 주인에게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어보니 인공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단다.

독일에서 온 처녀 엘카티야의 강한 독일어 액센트 때문에 간신히 알아들으며 대화를 나눈다. 배탈이 나서 일행과 떨어져있으며 내일중에 다시 만날 것이라고 한다.(엘카티야와는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마치고 타멜거리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다.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던 엘카티야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EBC까지 가는 것은 실패했다고 한다.)

롯지 주인은 인색하게도 찜리(식당에 피워 놓는 일종의 화로)불을 피워주지 않았다. 다 식은  찜리 옆에서 8시까지 버텨본다. 하지만 어느새 식당은 싸늘하게 식어갔고 결국  춥고 캄캄한 방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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