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사라지고 ‘잡담’만 있는 아이돌 DJ 라디오

입력 2014-07-08 20:36  

한물간 ‘스타’가 라디오 DJ 자리를 우습게 생각하고 멋대로 진행하다 ‘운 좋게 감동적인 사연’을 가진 다방 배달 아가씨를 만나 다시 ‘스타’가 된다는 내용의 영화 <라디오 스타>. 2006년 국민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연기한 이 영화는 따뜻한 마무리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일까? 최근 신곡 ‘오(oh)’로 인기몰이 중인 ‘소녀시대’의 태연이 심심치 않게 라디오에서 말실수를 하고 있다. 라디오 생방송에서 임용고시에 떨어진 안타까운 사연을 읽으면서 웃음을 터트린 것. 영화처럼 태연은 ‘운 좋게 감동적인 사연’을 만나지 못했고 언론과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사고 이후 MC 자질론이 대두하며 비난이 거세지자 태연의 뜬금없는 웃음은 대본 중에 ‘커피 교환권’을 ‘코피 교환권’으로 오타가 난 것을 발견하고 웃음이 터진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그러나 태연이 라디오 진행을 하며 논란이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09년 1월 간호사가 ‘밥 먹는다고 주사를 안 놔줬다’며 간호사를 비하한 발언도 문제가 됐었다.

슈퍼 주니어의 신동 역시 ‘여성 비하 발언’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었다. “제가 (여자친구한테) ‘살 빼’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넌?’이라고 되묻는데, 그럴 경우엔 ‘난 남자고 넌 여자잖아’라고 응수해요”라고 말한 것.

라디오 방송 중 사고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경력이 오래된 DJ들도 실수는 한다. 그런데 이처럼 아이돌의 생방송 라디오 방송사고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뭘까?

‘아이돌’이기 때문에?
10대 소년·소녀팬이 많은 아이돌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높은 청취율을 자랑한다. 음악 프로그램인 경우 예전 음악 전문 DJ나 아나운서를 기용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아이돌이 DJ를 맡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많은 팬을 거느린 그들이 DJ를 맡을 경우 고정 청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실수를 하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파급력이 커진다는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즉 그만큼 많은 사람이 듣기 때문에 문제도 커지고 부적절한 언행을 했을 경우 10대에게 무비판적으로 수용될 위험도 커진다. 또 한 가지. 팬이 많은 가수는 안티도 많아서 작은 실수도 더 부풀려지고 과장되기 마련이다.

라디오 매체의 특성
평균적으로 주 7일 방송되는 라디오는 5일은 생방송으로 2일은 녹음을 한다. 또 기본적인 대본은 있지만 순간적인 입담과 재치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5일이 생방송이기 때문에 아직 방송에 노련하지 못한 아이돌 스타들은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기 어려울뿐더러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편견에 대해도 잘 파악하지 못한다. 그런 상태에서 방송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긴장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또 함께하는 게스트조차 아이돌일 경우, 자신들의 대화에 빠져 ‘방송’임을 망각하고 잡담만 하다 끝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라디오를 돌려줘!
라디오는 본래 누군가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매체다. 시각은 배제되고 오로지 청각으로만 즐길 수 있기에 사람들은 더욱 집중하게 되고 DJ의 사연을 각자 상상하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로 만들며 또 하나의 감동이 생겨난다. 이것이 라디오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큰 특징이다.

또한 사연과 생활 속 소소한 유머들이 넘쳐난다. 때로는 DJ에게 자신의 사연을 들려주며 스트레스를 푸는 ‘해우소(解憂所)’가 되기도 한다.

아이돌 DJ의 성공적인 예로  KBS 2FM ‘슈퍼주니어의 KISS THE RADIO’를 들 수 있다. 2006년 8월 진행을 맡은 이특과 은혁은  두터운 팬층을 등에 업고 라디오 DJ가 돼 별 잡음 없이 5년 차에 접어들었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파문으로 나라가 들썩일 때도 자신들의 소신을 감정에 치우치기 보다는 합리적인 단어들로 표현했다. 당시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해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많은 사람이 말리고 반대한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너무 몰라주는 것 같다. 우리의 미래와 건강을 좌우하는 문제이니만큼 상처받지 않는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대성을 간과하지 않고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 주는 역할까지 한 셈.

또한 장수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특징들은 청취자들의 사연을 DJ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면서 때로는 오빠처럼 언니처럼 위로와 격려를 해 주는 것이다. 아직 인생의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돌 스타들이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사연 하나하나를 깊이 이해를 하려는 노력이 선행되고 공인으로서 책임을 잃지 않아야 ‘아이돌 DJ’가 만드는 잡음은 사라질 것이다. (사진출처: SS501의 뮤직하이, 태연의 '친한 친구', 슈퍼주니어 '키스 더 라디오' 공식 홈페이지)

한경닷컴 bnt뉴스 김명희 기자 gaudi@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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