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런플랫·친환경 타이어, 소비자 만족도 낮다?

입력 2013-04-03 07:30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J.D.파워는 신차용(OE) 타이어 만족도 조사에서 런플랫 타이어와 친환경 타이어의 소비자 만족도가 낮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J.D.파워측은 런플랫 타이어는 과도한 교체비용을, 친환경 타이어는 정보 부족에 따른 낮은 소비자 이해도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런플랫 타이어는 옆면 지지부(사이드월)를 강화해 공기이 빠져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따라서 어느 정도 파손이 발생해도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구름저항을 개선한 친환경 타이어는 국내에서도 타이어에너지등급제와 관련해 요즘 주목받는 제품군이다.

 일반적으로 런플랫 타이어도 친환경타이어와 마찬가지로 연료효율 향상에 도움을 준다. 타이어에 문제가 생겨도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 스페어 타이어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 만큼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런플랫과 친환경 타이어의 OE 적용은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끝없이 추구되는 자동차 연료효율 개선 노력 때문이다. 그러나 런플랫타이어에서 북미 소비자가 갖는 가장 큰 불만은 자주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다. 런플랫 타이어가 OE로 장착된 차를 타는 사람 중 31%가 최근 3년 이내에 최소 한 번 이상 타이어를 교체했다. 같은 기간 일반 타이어 이용자는 19%만이 교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교체까지 평균 주행거리도 일반 타이어가 런플랫보다 6,000마일(약 9,600㎞) 더 길었다. 여기에 런플랫타이어는 작은 손상이 발생해도 짝을 맞춰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지목됐다.

 브렌튼 그루버 J.D.파워 글로벌 오토모티브 디렉터는 "스포츠퍼포먼스 부문에서 런플랫 타이어를 사용하는 사람 중 14%만이 가족과 친지에게 지금 타이어를 추천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일반 타이어 추천 의사 28%의 절반 수준"이라며 "이런 결과는 타이어 제조사에 잠재적으로 재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타이어에 대해 J.D.파워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친환경 타이어 장착 시 연료효율 개선의 대가로 접지력과 내구성을 포기해야하는 것으로 여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OE타이어를 선택한 완성차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데, 친환경 타이어는 기존 제품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막연히 연료비 절감을 위해 안전성과 성능에서 타협해야 한다고 여긴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그루버 디렉터는 "친환경 타이어 마케팅이 연료효율 개선에 맞춰져 있는 동안 타이어 제작사는 접지력과 내구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광고도 준비했어야 했다"라며 "현재 미국 소비자는 친환경 타이어 장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까지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수입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런플랫타이어 시장이 그리 크지 않고, 주로 수입차 서비스센터에서 교체가 이뤄지는 만큼 일반 소비자의 만족도를 따지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적으로 런플랫타이어는 고가 제품이여서 안전을 중요시 여기고 구매여력이 있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돼 있다"며 "최근 제품들은 그간 단점으로 지적됐던 승차감이나 발열문제가 개선돼 오히려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친환경타이어와 관련한 국내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구름저항을 줄여 연료효율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이어는 안전과 직결돼 있는 만큼 다른 모든 성능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위 친환경 타이어 제품군이 출시되기 시작했던 초기에는 내구성과 주행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 출시된 사례도 있었지만 최근 소비자 안목과 정보력을 생각했을 때 이런 제품들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친환경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두 제품이 소비자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이번 조사 결과는 관련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한국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수요가 한정적인 런플랫을 차치해 두더라도 친환경 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3사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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