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의 횡포? 을의 반란?” 최고 ‘갑’ 백화점이 달라진다

입력 2013-05-16 08:50  


[윤희나 기자] 최근 KBS 드라마 ‘직장의 신’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극중 미스김 역을 맡은 김혜수는 실제로 계약관계에서는 을의 입장이지만 많은 자격증과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이며 ‘슈퍼 갑 계약직’으로 불린다. 마치 갑과 같은 당당한 을인 것이다. 통상 사회적 약자인 을의 새롭고 당당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끼며 드라마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최근 ‘갑과 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거래 계약서에서 계약 당사자들을 일컫는 말이었던 갑과 을이 요즘에는 권력의 상징이자 차별적인 지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변질돼버렸다.

특히 최근 남양유업의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을 시작으로 갑과 을의 불합리한 관계와 연관된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 롯데백화점 파견 여직원이 매출 압박을 견디지 못해 일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여성복 매장의 직원이었던 그는 평소 자신의 채무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매출에 대한 심한 압박감을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살 직전 휴대폰 단체 채팅창에 “대리님(매장 관리직원), 사람들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저 힘들어서 떠납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해줬다.

이처럼 ‘갑의 횡포’가 계속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유업 외에 다른 우유업계의 불공정 거래를 단속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 우유업계 외에도 이러한 갑의 불합리한 관행이 계속되는 다른 업계도 추가로 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이 사회 전반으로 ‘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윤리 경영과 상생 방안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갑의 대표적인 상징인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갑과 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5월10일부터 3,500여개 협력사와 체결하는 거래 계약서에 갑과 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갑은 백화점으로, 을은 협력사로 바꾼다는 것. 또한 매달 온-오프라인을 통해 올바른 비즈니스 예절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는 백화점의 성장을 위한 동반자로 동등한 파트너이다. 현재 왜곡돼있는 갑과 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130명의 상품본부 바이어가 매주 목요일 협력사를 직접 방문해 그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맨투맨 프로그램과 상품 본부 팀장이 협력사 담당자들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는 런치 미팅 등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협력업체와의 상생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9월 설치된 협력사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고충상담센터를 힐링 센터로 바꿨다. 또한 본사와 협력사 직원이 서로의 역할을 맡아 고충을 느껴보는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2001년부터 계약서상에서 갑과 을이라는 용어를 없앴다. 대신 구매자와 공급자, 임대인과 임차인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또한 연 4회 회사와 협력사에서 각 8인의 대표가 참석하는 동반성장협의회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갑과 을의 관계를 바꿔야한다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추세다. 갑 역시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방안보다는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정도에만 머물러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질적인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뀌려면 본질적인 원인 해결과 함께 문화와 인식의 차이가 뒷받침되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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