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엔화 약세와 한국차, 그리고 일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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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0 10:07   수정 2013-05-20 10:08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다양한 자동차산업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대체적인 시각은 엔화 약세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위기론이다. 더불어 한국 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차 값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엔화 약세, 당장은 영향 별로 없어
 
 그러나 엔화 약세가 당장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엔화 평가절하가 당장 일본차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 있어서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해외 생산량이 국내보다 월등히 많다는 점에서 환율 변동 위험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또한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차 대부분은 미국에서 건너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엔화 변동이 일본차의 국내 판매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무엇보다 엔저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토요타와 혼다 등이 '이익 우선' 전략을 택하고 있어서다. 태국 홍수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대폭 줄어든 이익을 엔화 약세로 만회하는데 집중하는 셈이다. 실제 토요타는 지난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243만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5% 증가했다.

 그럼에도 엔화 약세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배경은 현대기아차의 실적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1분기  지난해보다 6.3% 증가한 187만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9.2% 줄었다. 토요타는 늘고, 현대기아차는 줄었다는 게 엔저 타격론의 근간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영업이익 감소는 해외 생산 증가 및 국내 생산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지난 4월까지 국내에서 생산, 해외로 수출된 모든 완성차는 243만대다. 지난해 대비 7.1% 증가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해외 생산량 덕분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1분기 해외 생산 및 판매가 72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만9,000대보다 22.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생산량은 29만대로 전년 대비 10.6% 감소했다. 기아차도 해외 생산량이 30만6,000대로 지난해 대비 16.8% 늘었지만 국내 생산량은 28만대로 전년 대비 8.3% 줄었다. 
 
 -완성차 해외 생산 증가, 환율 리스크 부담 줄여

 이처럼 해외로 내보낼 국내 생산량이 줄어든 원인은 노사 갈등이다. 현대차 노조가 10주 동안 특근을 거부하며 생산하지 못한 완성차는 회사 추산으로 7만대, 금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생산 차질이 없었다면 국내 생산 물량의 수출은 7.8% 증가했을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고, 그만큼 영업이익 개선 여지도 충분했다. 따라서 현대차 영업이익 감소를 엔화 약세와 직접적으로 연결, 해석하는 논리는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










 같은 시각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차 값이 내려간다는 전망도 부정적이다. 토요타는 렉서스 일부 차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미국에서 완성차를 수입, 판매한다. 게다가 수입할 때 결제수단은 달러여서 엔화 약세와는 무관하다. 실제 지난해 수입차 판매 3위권을 달성한 토요타 캠리는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는 중이고, 시에나와 벤자 등도 수입국은 미국이다. 하반기 판매할 아발론 역시 미국산이다. 혼다도 판매량 회복을 위해 대표 세단 어코드를 비롯해 크로스투어, 파일럿, 오딧세이 등 지난해 말 집중 내놓은 4개 차종의 원산시 모두가 미국이다. 올해 출시할 시빅과 CR-V는 물론 닛산과 인피니티도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알티마와 JX를 수입 중이다. 이들 차종은 모두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을 뿐 '엔-달러' 환율과는 깊은 관계가 없다. 

 -엔화 약세 지속, 하반기 위협요인
 -한국차, 브랜드 제고 최대한 끌어 올려야

 물론 엔저를 안심하고 바라볼 수는 없다. 이익 충전이 완료되면 언제든 이익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되돌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반사 이익을 수출가격에 반영하는 시점 예측에 무게를 둔다. 대부분 올 하반기를 점치지만 조금 빠를 수도, 늦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중요한 것은 품질과 브랜드로 엔저의 직접 영향권을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일이다. 이는 일본산 완성차의 수출 가격 인하가 가져올 후폭풍을 대비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가격 인하로 맞불을 놓을 수 있지만 이 때는 영업이익 대폭 감소가 수반된다. 따라서 일본이 직접 할인의 칼날을 빼들기 전 한국차는 브랜드 제고에 힘써야 한다. 같은 값이라면 한국차보다 일본차를 선호하는 현상은 미국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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