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F1 한국 대회, '적자'보다 큰 문제는?

입력 2013-10-08 08:10  


 2013 F1 코리아그랑프리가 지난 6일 마무리됐다. 4연속 종합 우승을 노리는 세바스티안 페텔(인피니티 레드불, 독일)의 압도적인 경기력 외에 로망 그로장(로터스, 프랑스)과 키미 라이코넨(같은 팀, 핀란드)의 역주, 마크 웨버(인피니티 레드불, 호주)와 니코 로스버그(메르세데스, 독일)의 사고 등 어느 때보다 풍성한 뒷얘기를 쏟아냈다.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F1조직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한국전이 치러진 3일간 전남 영암 F1 경주장을 찾은 관람객은 15만8,163명, 결승전이 열린 일요일에는 7만9,057명이다. 전체 일정 동안 16만, 결승 동원 인원 8만명의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3일간 16만4,152명, 결승전 당일 8만6,259명이 영암 서킷을 찾았다.

 물론 전체 관중수 대비 감소폭은 작다. 전일 기준 3.6%, 결승전 기준 8.3% 수준이다. 대회 당일 태풍 예보, 부산국제영화제와 시즌 종반에 이른 프로야구 등이 대회 흥행에 불리한 요소였지만 나름 선전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조직위 관계자는 "(관객 감소 비율이) 수용할 수 있는 예측 범위 내로, 큰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티켓 판매 실적도 매년 20%씩 상승하는 등 관객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관람객 감소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4년 간 쌓인 1,900억원의 적자를 떠나 향후 흥행 예측의 주춧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F1 한국 개최의 당위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 가뜩이나 F1 신청 국가가 쇄도하는 마당에 관람객 감소는 F1 주최측에 한국전 연장 불가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 관광수익 등 지역경제 활성화, 대형 이벤트 개최를 통한 국위 상승 등은 모두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남 영암 F1경주장은 13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국내 스포츠 시설 중 최대 규모다. 그리드 앞 메인그랜드스탠드에만 최대 3만명이 경기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올해 결승은 '명당'으로 손꼽히는 메인그랜드스탠드조차 빈 자리가 많았다. TV 중계 화면에 비친 모습에서도 빈 자리는 곳곳에 눈에 띄었다.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장이) 서울에서 너무 멀어 관객이 많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시했을 정도다.






 최근 FOM이 공개한 2014년도 F1 일정에 따르면 코리아 그랑프리는 당초 10월에서 4월로 이동했다. 그나마도 '잠정(provisonal)'이란 꼬리표가 달려있다. 이와 관련 대회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외신도 흘러나왔다. F1조직위원회장인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4월 개최를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개최 의지를 확고히 했지만 FOM은 한국 대회의 흥행에 의심을 갖는 모습도 보였다. 

 F1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대형 스포츠 행사로 손꼽힌다. TV 중계에는 6억명의 시청자가 주목하고, 연간 누적 관람객수는 38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모든 대형 이벤트가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 2005년부터 F1에 참여해온 터키는 적은 관람객과 높은 개최권료 때문에 2012년 재계약을 포기했다.

 사실 F1은 모터스포츠를 접하지 않던 일반인에겐 다소 어려울 수 있다. 해외 관광객들의 성격도 다른 대회와는 다르다. 모터스포츠 저변을 확대하는 다양한 활동이 선행되고, 해외 F1 팬 유치를 위한 맞춤식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이번 경기에도 지역축제나 K팝 공연 등 일반적인 부대행사만으로 관객을 유입하려 했다. F1 일정을 좇아 전 세계를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 눈높이에 맞는 고급 시설의 부재도 여전했다. 반면 카트장 운영이나 오토캠핑촌과의 연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암 서킷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즐거움으로 각광받았다.
 
 그렇다면 해답은 분명해진다. 행사로 관람객을 유입하는 것보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직접 즐기는 공간 확보가 우선이다. 서울에서 지리적으로 거리가 있는 영암만의 자동차문화를 가꿔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대회가 끝난 후 박준영 지사가 TV 토론회에 등장해 영암을 자동차 고성능 부품개발단지로 육성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행보는 요원했지만 박 지사의 바램대로 그나마 튜닝 활성화를 위한 협회가 발족됐다. 영암을 자동차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관람객은 저절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모터스포츠는 결국 자동차를 활용한 경주이기 때문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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