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시장 성장, 규제 완화가 정답은 아니야"

입력 2014-03-28 08:00  


 -테크아트 독일 본사 방문기①

 "튜닝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엄격한 것이 오히려 시장의 건전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규제를 풀어달라는 주장에 앞서 기술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독일 레온베르크시에 위치한 테크아트 본사에서 마셜 슈미트 아시아 총괄 매니저를 만났다. 지난 2월 테크아트코리아 공식 출범식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테크아트는 1987년 세워진 포르쉐 전문 튜닝사로, 30년 가까이 포르쉐 튜닝만 연구하면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최대 강점이다.

 흔히 '포르쉐는 차를 만들고 테크아트는 차를 완성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품질에 대해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파워키트, 에어로파츠, 인테리어 등 튜닝 제품군을 제작·판매하며, 완전히 튜닝을 마친 컴플리트카도 유명하다. 주요 고객은 아스날 FC에서 뛰는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독일), 올해 자우버 페라리팀에 둥지를 튼 F1 드라이버 아드리안 수틸(독일) 등이다. 

 최근 포르쉐 판매가 급증하는 아시아 지역은 테크아트가 눈여겨 보는 시장이다. 특히 포르쉐의 절대 판매량이 높은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 규모는 작지만 눈높이가 높은 지역이 관심 대상이다. 사업 초기부터 진출한 중동 역시 마니아 저변이 넓다. 그러나 매년 포르쉐가 판매 신기록을 갱신 중인 한국은 2년 전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아직 인지도는 높지 않다. 그러다 올해 공식 수입사로 아승오토모티브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때문에 3개월 전 아시아를 맡은 슈미트 총괄은 업무도 많고 걱정도 많다는 말부터 꺼냈다. 하지만 얼굴은 한국에서 본 것보다 한결 편안했다.






 -테크아트가 바라본 아시아 시장은 어떤 모습인가
 "좋은 품질의 튜닝 제품과 애프터서비스에 목말라 있는 시장인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만족도가 높다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기꺼이 돈을 지불하죠. 중동은 워낙 많은 튜닝 브랜드가 진출해있다 보니 가격경쟁력도 무시 못합니다. 중국 바이어들은 가격부터 품질까지 깐깐하게 따지는 편이죠. 말레이시아는 시장조사를 해보니 복제품이 정말 많아 놀랐습니다. 일본은 제품의 질은 물론 시공 및 애프터서비스까지 믿을 수 있는 업체만 성공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한국은 이제 성장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잠재력도 무척 높습니다. 한국에 방문했을 때 길에 좋은 차가 많이 있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튜닝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니까요".

 -한국에서의 낮은 인지도는 볼륨 확장에 저해를 가하는 요소다. 게다가 한국은 튜닝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튜닝 브랜드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어떤가.
 "개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좋은 파트너를 선정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 파트너인 아승오토모티브가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더불어 한국 시장에서 잘 알려진 튜닝 브랜드는 아직 많이 없는 편입니다. 판매규모나 브랜드 인지도가 궤도에 오르려면 3~4년 정도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 튜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중고차 가격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튜닝을 하고 싶어도 나중에 되팔 때 가격이 걱정돼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 것.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중고차 가격은 차를 평가할 때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테크아트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테크아트는 독일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보증 정책을 적용합니다. 튜닝한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증 수리를 받을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애프터서비스 질이 높다는 점입니다. 차가 고장나 수리를 받는 것 자체가 소비자에게 상당히 언짢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같은 문제로 여러 번 서비스센터를 방문한다면 불쾌감은 더욱 커지겠죠.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중고 튜닝카에 대한 감가율이 떨어지는 걸 막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튜닝 산업을 지목하고 규제 완화와 지원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튜닝에 대한 규제 완화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야 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주장이다. 독일 사정은 어떤가.
 "독일 역시 튜닝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편입니다. 특히 안전 및 품질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죠. 규제가 완화되면 튜닝사들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규제가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자신들의 제품을 책임지지 못하는 업체들이 난립하는 상황을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말하긴 어렵죠"

 -자동차 업계의 흐름이 친환경쪽으로 기운지 오래다. 그런데 튜닝과 친환경은 쉽게 연관되지 않는다. 튜닝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면 연료효율이 떨어지거나 배출가스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서다. 커다란 배기음은 운전자에겐 즐거운 소리지만 다른 사람에겐 소음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는데
 "포르쉐를 예로 들자면 911 터보나 카이엔 등 전 차종의 성능과 연료효율 등이 동시에 좋아지고 있습니다. '재료'가 되는 차들이 점차 개선되면서 튜닝카들의 친환경성도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같은 성능을 내더라도 연료소비나 배기가스가 줄고 있죠. 물론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를 위한 동력계 튜닝은 생각지 않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어려울뿐더러 이미 친환경성과 주행성능이 뛰어나니까요. 최근 포르쉐가 출시한 918 스파이더가 좋은 예입니다. 고객이 원한다면 인테리어 작업은 하겠지만 성능 면에선 이미 완성된 차라는 판단입니다"

 -테크아트는 대부분 자동차 선진국에 진출한 상황이다. 그러나 제품 생산은 독일 본사에서만 이뤄진다. 인테리어 시공은 영국에서만 하는 것을 고집한다. 거점별 생산 방식 계획은 없는지.
 "시장이 성장하면 타지역에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은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현재 방식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시장 규모가 아직은 저희가 생각한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고, 제품의 질을 유지하려면 현재로선 단일 생산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판단입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한국시장에서의 계획은.
 "가장 중요한 건 한국 소비자 만족도입니다. 그러려면 우선 포르쉐와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포르쉐코리아가 출범했고, 저희도 아승을 통해 한국에 공식 진출했습니다. 독일 본사에서 테크아트와 포르쉐가 강력한 연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양사가 긴밀하게 협조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포르쉐와 테크아트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레온베르크(독일)=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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