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곱 남자, 엠파이어의 ‘그런 애’ 아닌 이야기

입력 2014-05-29 09:09   수정 2014-05-29 18:08


[이슬기 기자/포토그래퍼 오세훈] 엠파이어가 돌아왔다. 5개월만이라는,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이리만치 오랜 공백기 끝에다.

아이돌의 홍수 속 자칫하면 잊혀져버리기 십상인 가요계를 이 일곱 남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나 오래 떠나 있었을까. 이번 휴식기를 엠파이어의 가장 중요한 시기로 칭한 티오는 가만히 말을 고른 뒤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엠파이어만의 콘셉트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전 앨범 활동할 때는 다른 그룹들과 콘셉트가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의도한 것도 아니었고 의식한 것도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건 분명 저희들의 컬러가 약하다는 의미잖아요. 더 늦기 전에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죠”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숙해진 엠파이어를 만나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회사 내부적으로 곡 작업에서부터 이런 저런 시도 같은 것들도 굉장히 많이 했고요. 그 결과가 이번 앨범에 있는 두 곡인데. 지금 팬 분들 평가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난스럽게, 혹은 자랑스럽게 루민도 보탰다.

“그러니까 이번 활동은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힘닿는 데까지 최대한 오래 하고 싶어요. 지금 마침 쟁쟁한 선배님들이 많이 컴백하셨잖아요. 그분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시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루머’는요. 물론 저희는 아직 신인이고 선배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 사이에서 각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하루가 진심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모습은 스포일러 없는 반전인데


‘너랑 친구 못해’나 ‘까딱까딱’에 비해 ‘그런 애 아니야’의 무대는 이전에 비해 훨씬 여유가 생겼다. 멤버들 간의 합도 좋고, 동선도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무대를 즐기게 된 모습이다. 맞는 옷을 입는다는 것은 이런 느낌일까. 엠파이어는 ‘그런 애 아니야’를 통해 제각기 서로의 키를 한 뼘 넘게 늘렸다.

“사실 가이드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기에 콘셉트가 정리되고 안무가 더해지면서 제대로 빛을 보게 된 것 같아요. 녹음도 잘 됐고, 3박자가 두루두루 잘 맞았죠. 그 전까지는 이것들이 조금씩 어긋나고 삐걱거렸었는데 이번에는 운까지 잘 맞아떨어졌다는 느낌이에요. 잘 될 것 같아요. 팬 분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고요”

이 완벽한 3박자가 다음 앨범까지 이어진다면 엠파이어는 정말 무섭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유승의 얼굴은 아닌 게 아니라 자신감이 가득해보였다. 운의 흐름을 타긴 한 것인지 현장 분위기도 좋은 덕분이다. 얼마 전 SBS ‘인기가요’ 무대에서는 PD가 직접 찾아와 일정에 없던 사전녹화를 잡아주기도 했을 정도다. 당시 이야기를 꺼내자 루민이 한창 열이 올랐다.

“원래 생방 일정이었는데 PD님께서 시간이 조금 남는다고 사전을 잡아주셨어요. 급작스러운 일정이라 완벽하게 준비하진 못했지만 이렇게 저희를 좋게 봐주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뭔가 그 전의 갇혀있던 레벨을 깨고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 동안 고생했던 것들이 결실을 맺는 것 같기도 하고. 앞에서 조금씩 틀어졌던 만큼 좋은 결과를 맺게 돼서 좋아요”

한번 불이 붙기 시작하면 우린 never stop


정말로 잘하는 그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이전의 다짐처럼 ‘루머’에는 엠파이어의 다양한 노력들이 담겼다. 특히 제리와 유승, 래퍼라인의 준비가 대단하다. “앨범 준비하면서 유승이 형과 함께 랩 가사를 썼어요. 계속 썼다 지웠다 하면서 제 생각도 정리하고 곡에 대해서도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됐던 것 같아요. 제 가사가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많이 배웠어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예전까지는 정말 시키는 대로 그렇게만 했었거든요. 가사를 받아서 외우고, 디렉팅 봐주는 대로 녹음하고. 거기서 좀 탈피하고 싶어서 이번에는 멤버들끼리 준비를 많이 했어요. 음악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부분도 찾고. 그렇게 서로의 공통점을 짚어가면서 ‘별이 되어’가 나왔죠. 아티스트로서의 엠파이어가 내디딘 첫 발자국 같은 앨범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퍼포먼스에 집중했어요. 아이돌은 듣는 음악뿐만이 아니라 보이는 음악에도 신경을 써야 하잖아요. 안무도 동선도 수없이 체크하고 연습했어요. 다행히 팬분들도 알아주신 것 같아요. 포인트 안무에 애칭도 붙여주셨거든요. 반지를 만지작거리니까 ‘반지작’ 춤이라고” 직접 안무를 펼쳐 보이는 태희는 제법 뿌듯한 모습이었다.

레드는 멤버 모두가 의상이나 컨셉트, 헤어스타일 같은 부분까지 많이 참여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엠파이어만의 색이 더 잘 묻어날 수 있었던 건 저희가 앨범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앞으로도 엠파이어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나 장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보시면 다들 알게 되실 거예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색다름을 선사할 우리만의 special


이런 저런 사정으로 생략할 수밖에 없었던 ‘까딱까딱’ 뮤직비디오는 엠파이어는 물론 팬들에게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때문에 ‘그런 애 아니야’의 뮤직비디오에는 한층 더 다양한 엠파이어의 모습을 담았다. 지금까지의 강한 모습과는 또 다른,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등 한없이 부드러운 순간들이 공개되자 이들은 순식간에 ‘남친돌’로 등극하기도 했다.

또 하나, 뮤직비디오에는 꼼꼼히 살펴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초반부에 등장하는 반지다. “각자가 원하는 뜻을 담아서 직접 디자인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조금 심오해요. 따옴표거든요. 어떤 마음가짐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처럼 어떠한 콘셉트도, 목표도 저만의 것으로 소화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죠”

“저 하루는 이번 콘셉트인 다리를 모티브로 춤의 포인트를 각인했습니다. 태희 형은 엠파이어와, 또 리더라는 의미를 담아서 왕관을 새겼구요. 제리같은 경우는 여섯 개의 별을 담았는데 이건 가족을 표현한 거예요. 레드는 팬 분들의 날개가 되어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서 날개로 정했다고 하고요” 

“제 U라는 디자인은 포커즈 때의 이름인 이유에서 따온 거예요. 초심을 잃지 말고 가자고. 유승이 형은 높은 음 자리표인데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대요. 개인적으로는 아티스트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미인 것 같아요. 유승이 형이 작사를 정말 잘하거든요. 감성적이면서도 아마추어 느낌이 없어요. 아무 오래 전부터 작사를 했던 것처럼요”

그런 애 아냐, 그저 그런 애 마냥


그런 애 아니야. 말장난 같기도 하고 묘한 진심이 느껴지기도 하는 신기한 문장이다. 이 특별한 문장이 엠파이어 멤버들에게는 어떻게 적용될까. 이를 묻자마자 티오가 가장 먼저 잘랐다. “저 그렇게 의리 없는 그런 애 아니에요” 그간 오해를 많이 샀던 듯 티오는 “저 사람들 많이 신경 쓰고, 챙기고 그래요. 의리 없는 애 아니에요”하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게 귀여운 애가 아니라는 제리도, 여성스럽고 가볍기만 한 애가 아니라는 하루도, 차가워 보인다는 오해가 신경이 쓰인다는 태희도 억울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까지 팬들을, 대중들을 만날 자리가 많지 않았던 만큼 오해를 종식시킬 기회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한참이나 신경 쓰던 유승은 결국 조심스레 묵혀 놓은 오해를 꺼내들었다.

“엠파이어는 누구를… 따라하고 그러는 그룹이 아니에요. 저희는 엠파이어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서 시도를 했던 거고, 노력했던 건데 그게 마치 다른 분들의 색을 입으려고 한 것처럼 해석돼 버렸더라구요. 어쩌면 제가 이런 말을 꺼내는 게 그분들에게는 더 염치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꼭 말하고 싶었어요. 저희는 따라하는 애들이 아니에요. 그것만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유승의 말에 루민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도 비슷한 맥락의 말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희, 그렇게 능력 없는 애들 아니에요. 아직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없었을 뿐이지 멤버 모두 날개만 달면 높이 날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지금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니까 곧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기대하셔도 돼요. 그건 제가 장담해드릴 수 있어요”

“엠파이어는 다른 남자 아이돌과 같은 애가 아니에요. 엠파이어가 가진 특별한 게 있어요” 개성을 말하는 레드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 그런 레드의 모습에 멤버들이 절로 감탄을 뱉었다. “맞아요. 저희는 보통 애들이 아니에요. 그걸 꼭 보여드릴 거예요” 모두의 말을 정리하는,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티오의 말에는 확신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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