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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여세를 몰아 멀리 나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로 흔히 '승승장구(乘勝長驅)'라는 표현을 쓴다. 요즘 포르쉐에 딱 어울리는 단어다. 엠블럼도 슈투트가르트의 명마(名馬)를 활용했으니 질주에 끝이 없어 보인다. 올해만 해도 4월까지 671대가 판매돼 지난해 대비 7.9% 늘었다. 고작 '7.9%'를 놓고 '승승장구'에 비유하니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을 게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다. 올해 판매된 포르쉐 중 단연 인기는 SUV 카이엔이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 기준 4월까지 304대가 판매됐으니 비중만 50%에 달한다. 두 번째 인기 차종은 세단인 파나메라(Panamera)로 168대에 이른다. 정통 스포츠카로 출발한 회사가 어느덧 고성능 SUV와 세단 기업으로 변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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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카이엔과 파나메라 모두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카이엔은 최저 8,720만원에서 최고 1억7,960만원에 달한다. 파나메라 또한 최저 1억2,180만원에서 2억7,930만원까지 분포돼 있다. 가격만 보면 그야말로 하이엔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증가한 것은 결국 '포르쉐' 브랜드의 SUV 및 세단 접목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기업 브랜드의 우산이 견실하니 그 아래 제품도 주목받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카이엔보다 작은 중형 SUV 마칸이 우산 속으로 들어왔다. 최저 8,240만원에서 최고 1억740만원이다. 가격 범위만 놓고 보면 마칸보다 덩치가 큰 카이엔이 비싼 것처럼 여겨지지만 카이엔 중에서도 주력인 디젤의 8,720만원과 마칸 디젤의 가격은 50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내심 마칸으로 1,000대 이상을 바라보는 포르쉐코리아 입장에선 다소 껄끄러운(?) 가격 겹치기 현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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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칸이 오히려 카이엔 판매 촉진제 역할에 그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분명 존재한다. 반면 두 차종이 시너지를 낼 것이란 낙관적 예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덩치의 차이는 있지만 실용성에선 둘 모두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서다. 물론 우려를 해소할 방안은 간단하다. 가격 부담을 대폭 낮춘 엔트리급 마칸을 투입하거나 그냥 가격차를 넓히면 된다.
둘 중 포르쉐코리아의 선택은 가격 부담을 줄인 엔트리급 마칸의 투입으로 알려져 있다. 7,000만원 대의 마칸을 보태 카이엔과 격차를 벌리면 둘 모두 승승장구 할 것으로 내다보는 중이다. 카이엔 또한 엔트리급 판매가 주력임을 감안하면 가능성 높은 포석이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포르쉐의 승승장구가 이어질 지 궁금하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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