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정훈, 성룡-판빙빙과 헐리우드 진출, ‘악의 축’ 연기로 새로운 질주 예고

입력 2014-10-29 09:50  


[홍지혜 기자] 연정훈은 늘 세간의 주목을 끄는 배우임에 분명하다.

9년 전 만인의 연인이던 한가인과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로 숱한 남성들의 판타지를 무너뜨리며 공공의 적으로 등극했다. 얼마 전에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페라리 챌린지에서 거칠게 폭주하며 우승까지 거머쥐는 반전 매력을 뽐내더니 이번에는 ‘헐리우드 진출’이라는 또 다른 타이틀을 들고 나섰다.

SBS 드라마 ‘파도’의 단역에서부터 출발한 그의 16년 연기 인생은 무수한 터널들을 지나 크고 작은 고개들을 넘어 현재에 안착했다. 그는 엄밀히 말해 개성이 뚜렷한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그가 매번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는 대중에게 각인된 기존의 이미지를 한 겹씩 탈피하며 새롭게 조명하게 한다.

이제는 조금의 여유가 묻어날 법도 한데 헐리우드라는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질주해가는 그에게 솔직담백한 연기 인생에 대해 들었다.

<U>헐리우드 진출? “따로 준비한 건 없었어요”</U>


헐리우드 진출을 위해 지금도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배우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는 먼저 제의가 온 인터뷰에 응하며 아시아권 경쟁 배우들을 제치고 러브콜을 얻어냈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영어를 할 수 있는 배우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는데 제 연기 인생에 있어 다른 환경에서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이기에 한 번 보게 됐죠”

그가 출연하는 영화 ‘스킵트레이스’는 홍콩 형사(성룡 분)가 미국의 겜블러(조니 녹스빌 분)와 손을 잡고 조카(판빙빙 분)를 구하기 위해 악명 높은 범죄자를 추적하는 액션극이다. 그렇다면 그가 맡은 배역은? “검은 조직의 악의 축이 바로 저에요” ‘윌리’ 역으로 다시 악역 배우 대열에 합류하는 그가 꾸밈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스킵트레이스’는 성룡, 판빙빙 등 중화권 톱스타와 헐리우드 배우 등 쟁쟁한 출연진이 중국의 북경, 광서, 홍콩, 마카오 등지를 돌며 로케이션 촬영 중이다.

그는 이미 홍콩 TVB 드라마 ‘사랑의 순간’에서 외국 배우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 네 나라를 배경으로 각각 제작된 옴니버스 드라마 ‘사랑의 순간’에서 홍콩 여배우 린다청(종가흔)과 이색로맨스를 펼쳤던 것.

“그때도 참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전부 다 홍콩 스태프로 꾸려져서 알아듣지 못하는 세 개의 언어(한국어, 영어, 광둥어)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며 함께 작업했었죠. 린다 말로는 네 편의 드라마 중 우리가 가장 시청률이 높았다고 해서 만족스러워요”

“어려서부터 성룡의 영화를 보면서 자랐어요. 액션은 물론이거니와 열정 자체가 뛰어난 배우라 한번쯤은 그와 꼭 작품을 해보고 싶었죠” 헐리우드에서 공동 제작하지만 중국 배우들과 중국을 배경으로 연기하게 돼 촬영 자체도 특별할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된다는 그의 캐스팅 소감이다.

<U>가장 애착 가는 배역은 제중원의 ‘도양’, ‘이유 있는 악역은 충분히 매력적이어서’</U>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 연민정 역을 맡은 이유리를 비롯해 악역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이 호평 받고 있다. 선한 이미지의 그 역시 SBS 드라마 ‘제중원’서 악역 연기에 첫 도전을 했었는데 그간 가장 애착이 간 배역으로 그 때의 ‘도양’을 꼽았다.

“2010년 당시 연기하면서 무척 고민이 많았어요. ‘완벽한 의사란 뭘까’라는 것에 대해서요. 박용우 선배가 맡은 ‘황정’이라는 역은 환자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고, 저(도양)는 그보다는 한 명의 희생으로 백 명을 살릴 수 있다면 후자를 택하자는 주의였죠.

아직도 둘 중 뭐가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런 드라마가 탄생했겠죠?(웃음) 여러 의학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지만 제중원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서양의학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명예나 돈보다는 사람을 중시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어 더 좋았어요.

전부 내려놓고 황정의 뜻을 받아 모든 걸 아우르는 결말이 특히 인상 깊었죠. 조선말에서 일제강점기에 접어드는, 어찌 보면 한국사에서 굉장히 암울했던 시기였지만 황정이나, 도양 같은 분들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점에서 감명 깊었고 그 때문인지 아직 그 역할이 뇌리에 박혀있네요”

<U>가장 힘들었던 연기? “뱀파이어로 변신하는 진지한 연기는 해본 사람만 알죠”
</U>

OCN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는 그에게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인간과 뱀파이어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상을 펼친 그에게 ‘뱀파이어’는 어느덧 그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뱀파이어 소재를 제대로 다루는 건 국내 첫 시도여서 처음에는 부담을 좀 느꼈어요. 근데 의외로 무척 재미있는 거예요.

특히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뱀파이어로 변신하는 장면을 연기한다는 건 솔직히 창피했어요. 그전에는 많은 배우들이 변신과정을 코믹성을 가미해 그렸는데 저는 진지하게 하려니 그만큼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거죠. 그래도 그래서인지 더 기억에 남아요. 수사극은 참 매력 있는 장르에요”

<U>“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간다” 타고난 승부사</U>


연기 외 그의 평소 취미 활동도 상당한 화제를 몰고 왔다. 작년에는 스웨덴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이번 상반기에는 페라리 챌린지 레이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승하는 이력들을 보인 것.

그는 목적을 염두에 두고 무언가를 한 적은 없다. 하나에 집중하면 끝을 보는 성격 탓인지 무엇을 하든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담담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냥 취미죠. 취미에요.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게 연기자로서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은 작품 들어가기 전 제 삶 자체를 즐기고 싶어서 하는 극히 소수의 부분들이에요”

작품마다 연이은 대박 행진, 훈훈한 외모와 넘치는 재능, 전 국민의 부러움을 사는 아내도 모자라 이제는 헐리우드 입성 티켓까지 거머쥔 말 그대로 ‘다 가진 남자’의 부러운 답이었다.

평소 건강관리 비법을 물었더니 특별한 관리를 전혀 안 하는 게 오히려 관리라는 이색적인 대답을 내놨다. 그게 가능할까 싶지만 ‘다 가진’ 그에게는 가능한 듯 보이기도.

<U>같은 내용도 색다르게 표현해내고 싶은 배우로서의 욕심</U>

“문화산업이 계속 발전하면서 신선한 캐릭터와 판에 박히지 않은 장르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기뻐요. 저도 어느덧 연식이 꽤 되어서인지 제가 생각하는 범주에서 벗어나 신인 작가들이 새롭게 만드는 캐릭터를 함께 창출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비슷한 내용의 영화나 드라마여도 저만의 것으로 참신하게 표현해내고 싶은 거죠”

더이상 누군가의 남편도, 아들도 아닌 여러 꼬리표들을 떼어낸 채 자신만의 진면모를 향한 그의 연기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몇 해 전 큰 홍수로 인해 자카르타의 스케줄이 취소되었는데 그때 팬들을 보지 못한 게 아직도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앞으로 해외 팬들에게도 더욱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게요”

이렇듯 팬들에 대한 인사까지 잊지 않는 깍듯한 젠틀맨인가 싶다가도 “노래방 18번으로는 지드래곤의 곡들을 즐겨 불러요”라며 마지막까지 반전의 끈을 놓지 않는 연정훈. 이제는 ‘스킵트레이스’라는 또 다른 시험대 위에 올라 있다. 그의 연기 본능에 따른 성공적인 헐리우드 진출을 바라며 앞으로 그가 다져갈 다음 키워드는 무엇이 될지 기대해본다.

기획 진행: 홍지혜, 유정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정도진 / 이보름
의상: 로드앤테일러, 일꼬르소, 엘번드레스, 라코스테, 바버, 지바이게스, 락리바이벌
시계: 에이커츠, 코모노
아이웨어: 반도옵티칼
슈즈: 탠디
헤어: 제니하우스 프리모 노혜진 부원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프리모 양희연 디자이너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스트릿패션] 쇼보다 뜨거운 ‘스트릿 런웨이’ 분석
▶ [스트릿패션] 2015 S/S 서울패션위크 속 모델 패션을 엿보다
▶ ‘아이언맨’ 이동욱-신세경, 케미 커플의 향방은 어디로?
▶ [Photo&Fashion] 패션 사진의 혁명가, 피터 냅
▶ [It’s HIPHOP]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살아있는 전설, 스눕독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