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왔다! 연민정’ 이유리,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입력 2014-11-07 12:11   수정 2014-11-07 12:11


[최미선 기자] 핑퐁 같은 인터뷰를 뒤로 하고 남은 것은, 유리알 같은 맑은 목소리와 여리지만 강단 있는 그의 눈빛이었다. 15년차 여배우 이유리. 내공을 담은 그의 모습 속엔 무거움을 차치하고 남은 ‘가벼움’의 소중한 진심이 담겼다.

‘욕심 없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 만큼 그는 겸손했다. 어찌 보면 전 국민의 절반 정도가 시청할 만큼 사랑 받은 ‘왔다, 장보리’에서 희대의 악녀로 분한 모습과는 180도 상반된 모습일 정도였다.

청량한 목소리로 한 땀 한 땀 옷을 기우듯 대화를 메워가는 그는 ‘행복’이라는 명제를 위해 자신의 욕심을 비운 듯 했다. 선호하는 방식과 유형은 그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많은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이유리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속 등장한 그들처럼 ‘그래야만 한다’라는 무게의 중압감에서 벗어난 듯 자유로웠다.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스케줄에 눈 코 뜰새 없이 바쁠 것 같다. 이 모든 스케줄들을 소화할 수 있는 이유리만의 힘은 무엇인가.
‘왔다! 장보리(이하 장보리)’의 종방 이후 초반에는 많은 스케줄들로 인해 다소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후부터는 페이스 조절을 해 가며 소화하고 있다.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보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시니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드라마 ‘장보리’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유리에 연민정이란.
연민정은 나에게 많은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한 소중한 경험 중 하나다. 또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랑 받을 수 있는 초석을 다질 수 있었는데, 배우로서 ‘하나의 타이틀’을 갖게 된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입체적인 악녀 연기로 곤욕을 겪은 적이 있는지.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해달라.
함께하는 남성 연기자들과 몸싸움하는 장면이 많아 곳곳에 멍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크게 다치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악녀 이미지 때문에 가끔 광장시장 같은 곳에서 “저 안 미우세요?”라고 여쭤보면 오히려 “민정이가 그런거지, 유리는 예쁘지”라며 손 잡아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 아, 사실 악역을 하면서 평소보다 행동을 더 조심하는 것 같긴 하다. ‘역시 그렇지’라는 말씀 안 하시도록 말이다. (웃음)

배우로서 앞으로 연기해 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사실 ‘딱 어떤 스타일’을 정해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걸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안 해봤던 것, 못 해본 걸 앞으로도 시도해 보고 싶다. 작품도 여태껏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의 작품에 도전해 보고 싶다. 사극, 코믹, 시트콤, 액션, 영화 등 아직도 해 보고 싶은 작품들은 무궁무진하다.


이유리에게 가장 자신 있는 연기란.
정말 스스로 ‘자신 있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사실 없다. 다만 상황과 환경에 맡겨두는 편이다. 캐릭터에 나를 맡기고 자연스레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역에 자연스레 흡수되는 배우 vs 어느 배역이든 본인 이름으로 남는 배우, 어느 쪽인가.
모두 매력적이며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사실 전자를 더 선호하지만 후자 쪽도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차승원 씨는 대단한 것 같다. 매 극에서 본인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특히 그렇다. 새로운 캐릭터를 연출하는 부분은 정말 남다른 것 같다.

혹 닮고 싶은 배우나 롤모델이 있나.
롤모델이라기 보다 요즘 같은 여자가 봐도 ‘멋있다’라고 느끼는 건 바로 클라라 씨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더라. 고현정 선배님과 최민식 선배님도 함께 작품을 하면서 배우고 싶은 분들이다. 크지 않은 역이 주어지더라도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연기하고픈 바램이다.

다시 ‘장보리’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막장 드라마 vs 국민 드라마’로 대중의 의견이 분분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연기할 때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내려놓고 생각한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아마 보시는 분들의 시각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막장과 국민 드라마 또한 그렇지 않을까 싶다. 다만 ‘장보리’는 가슴 따뜻한 장면에서는 함께 웃을 수 있고, 슬프거나 가슴 아픈 장면에서는 함께 그것을 공감하며 느낄 수 있는 극이었던 것 같다.

2014 MBC 연기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솔직히 욕심이 나지는 않나.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봐 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대상이라니...... 작품을 하는 내내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에 대한 욕심을 부려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상에 대한 생각보단 장보리 팀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마음에 더 기쁘다.


이번 장보리 팀과의 호흡이 남달랐나.
비슷비슷한 또래의 배우들이 함께한 작품이라 더욱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오연서 씨를 비롯, 성혁, 김지훈, 오창석 씨 모두 다들 친남매처럼 서로 아껴준 것 같다. 장보리 팀과는 꼭 다시 한번 작업하고 싶다.

이제 ‘인간 이유리’에 대해 듣고 싶다. 엉뚱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는데 평소 관심사는 무엇인가.
먹는 것을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전세계 음식을 모두 먹어보고 싶다. 또 다이나믹한 일, 안 해본 일이라면 호기심이 많아 시도해 보려고 하는 편이다. 활동을 쉴 때는 실컷 먹고 영화나 드라마도 쌓아두고 보는 편이다. 다양한 분야에 두루 관심이 있어서 인지 패션 의류 쇼핑몰도 운영하게 된 것 같다.

인스타그램 등 SNS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이 보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 같다. 타고난 천성이 유머러스한 스타일은 아닌데 사진으로나마 많은 이들과 소통하면서 웃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스스로 예능MC 점수를 점쳐본다면.
남을 즐겁게 한다는 것은 정말 타고나는 것 같다. 나에게 개그맨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 중 하나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세바퀴에서 함께 공동 MC를 맡으실 신동엽 씨는 정말 대단하다. 무거운 소재도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게 표현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신 것 같다. 일종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고 할까. 나는 다들 차려놓은 자리에 함께 하게 될 것 같다. 방송 초기에는 아마 웃는 모습이 대부분의 방송 분량으로 나오게 되지 않을까. (웃음)


생각했던 것보다 성격이 밝고 유쾌하다.
15년 째 연기를 하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서히 ‘내려놓음’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나이에 맞게 철들어야 되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무거움이라는 의미 속에 갇혀 있는 것은 스스로를 가두는 건 아닐까’는 생각도 들더라. 아,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나 스스로의 이야기’다. 나에게 있어 많은 제한을 두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모두 말이다.

여배우로서는 이른 결혼, 그 이후 가장 변화한 것이 있다면.
가장 큰 것이 있다면 결혼을 통해 ‘안정감’을 찾았다는 것이다. 내 인생과 일 모두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예전의 내성적인 성격도 점차 외향적으로 변한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시하는 가치관은 무엇인가.
모든 사람들과 좋게 지내고 싶다. 나이불문하고 서로 소통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 예전에는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낯을 많이 가렸는데 지금은 이러한 것이 사라졌다. 많은 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것이 곧 나의 행복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쾌한 모습의 인간 이유리 그리고 편안함을 내재한 배우 이유리로 기억되고 싶다. 또 11월부터 예능MC라는 새로운 분야를 앞두고 걱정 반, 두려움 반이지만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최미선, 김보람, 함리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박수민
의상: 에고이스트, 매긴, HUM, 르샵, 스타일난다
주얼리: 제이에스티나, 뮈샤, 라뮈샤
시계: 크로체
백: 플랫아이언
슈즈: 에고이스트, 스위트 브라이드, 탠디
헤어: 에스휴 채민 이사
메이크업: 에스휴 손희숙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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