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요모조모] 나윤권, 이 남자의 반전 입담이란

입력 2014-11-09 09:10  


[김예나 기자] 시크한 얼굴로 툭툭 내뱉는 말들이 어쩜 이리도 코믹하고 귀여울 수 있을까.

데뷔 10주년을 맞은 가수 나윤권이 단독 콘서트로 오랜 만에 팬들을 찾았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말해주듯 이번 콘서트는 나윤권표 능청스러움이 제대로 발휘한 시간이었다.

11월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나윤권 단독 콘서트 ‘재회’는 그의 물오른 입담이 단연 돋보였다. 2년 만에 갖는 단독 콘서트로 한층 깊어진 감성과 잔잔한 감동이 빛났던 나윤권 단독콘서트 속 그의 유쾌, 경쾌, 명쾌했던 말들을 모아봤다.

⓵ “지하철 타고 오신 분들, 고생 하셨어요.”

“어서 오세요. 늦으셨네요. 지하철 타고 오셨나 봐요. 제가 지하철에서 복무해서 얼마나 복잡한 지 잘 알아요. 고생하셨어요.”

오프닝과 함께 두 곡을 연달아 부른 후 늦게 입장하는 관객들을 향한 첫 인사. 꽤나 의미심장한 의미가 담겨있는 인사였다. 이번 콘서트는 나윤권이 최근 소집 해제 후 2년 만에 갖는 시간이었기 때문. 그는 지하철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음을 밝히며 지하철이 얼마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곳인지를 설명해주는 친절함까지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⓶ “나 뚱뚱해요?”

“오늘 옷이 좀 타이트하죠. 앉았다 일어날 때 마다 힘들어요. 저 고민 많이 해요. 어떻게 하면 앉아 있을 때 다리가 예뻐 보일까 하고요. 그런데 나 뚱뚱해요?”

나윤권은 깔끔한 블랙 수트를 입고 1부 공연을 선사했다. 꽤 보기 좋은 ‘핏(fit)’이라 여겨졌지만 정작 본인은 불편했던 모양. 특히 도드라진 허벅지 라인이 민망한지 그는 관객들에게 시선을 거둬달라는 요청을 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맞춤 제작 의상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다소 꽉 끼는 의상이 공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한 몫 했음을 그는 몰랐나보다.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상상에 맡기겠다.

⓷ “상당히 민망하고 오그라드네요.”

“제가 이 두 분을 앞에 모시고 노래를 부를 겁니다. 상당히 민망하고 오그라드는 시간이네요. 그래도 피할 수 없어요.”

이번 콘서트에는 만난 지 3천 일이 넘은 한 커플의 사연이 소개돼 직접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이벤트를 가졌다. 무대에 올라온 두 사람에게 나윤권은 ‘그대가 있어 웃는다’를 불러주는 ‘오지랖’을 펼쳤다. 다정한 커플에 연신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키스하지 않으면 노래 끝내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등 꽤나 훈훈한(?) 시간이었다.

⓸ “저 찌질 한 애 아니에요.”

“제 노래들이 우울하고 감성적인 발라드 곡이 많다보니 많은 분들이 제가 우울하고 조용하고 찌질 한 애인 줄 알아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나윤권표 감성 발라드의 향연이 펼쳐지던 중 ‘사랑은 비처럼’ 무대에 앞서 가진 소개 멘트. 몇 안 되는 밝은 러브송이라 말하는 그의 얼굴은 사실 어색했다. 하지만 이내 달달한 노래에 맞춰 가볍게 흔드는 귀여운 몸짓은 그가 결코 ‘찌질’ 하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⓹ “밴드 연습보다 더 한 것 같아요.”

“저 어땠어요? 괜찮았어요? 밴드와 콘서트 연습 맞춰보는 것 보다 더 열심히 연습 한 것 같아요.”

이날 나윤권은 ‘내 나이가 어때서’, ‘하여가’,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등을 열창하며 트로트부터 랩까지 이색 무대를 펼쳐 보여줘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방송에선 보기 힘든 댄스 실력이 압권이었다. 웨이브, 각기 춤, 털기 춤 등 숨겨놓은 댄스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발라드 가수의 반전 매력을 드러낸 것. 이후 나윤권은 관객들에게 연신 무대가 어땠는지를 물어보며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그의 화끈한 모습은 최고라 말할 수 있다.

미처 몰랐었다. 이토록 유쾌한 발라드 가수였는지 말이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친근하게까지 느껴지나 보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지는 ‘연륜’이 더욱 깊어질 다음 공연도 역시나 기대를 모으는 바다. (사진출처: 나윤권 콘서트 ‘재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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