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에서 악역은 주인공보다 때로는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 연애박사들은 연인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나쁜 남자'가 될 것을 조언한다. 악역과 나쁜 남자, 정상에 대립한 비정상이 만들어낸 블랙홀같은 매력이 공통점이다.
지난해 '할리우드의 악당은 모두 영국배우'라는 콘셉트로 제작한 재규어 광고 캠페인은 숱한 화제를 모았다. 특히 톰 히들스턴(어벤져스 '로키')과 벤 킹슬리(아이언맨3 '만다린'), 마크 스트롱(그린랜턴 '시네스트로') 등으로 이뤄진 출연진은 '나쁜 게 더 매력적'이라는 광고 주제를 잘 살려냈다. 고양이과 맹수 중 가장 매혹적이라는 재규어의 특징을 할리우드 악역 배우로 이미지화한 게 높은 점수를 이끌어낸 것. 특히 어벤져스로 국내 팬을 다수 확보한 히들스턴은 광고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며 왜 그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인지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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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콘셉트는 두 번째 광고로 이어진다. 이번에는 '좀비'로 일약 세계적인 청춘스타로 발돋움한 니콜라스 홀트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로 분류하기엔 거리가 있다. 좀비로 출연한 웜바디스에서 홀트는 섬세한 마음을 갖게 된 괴물의 감성을 잘 표현해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재규어가 주목한 홀트의 매력은 새 엑스맨 시리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유전자 변이로 괴물이 된 행크 맥코이 역을 맡았다. 맥코이는 엑스맨 내에서 푸른 빛의 털이 온몸을 감싼 '비스트'로 통하는데, 엑스맨 세계관에서 가장 똑똑한 과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머리가 좋은 야수 과학자라는 모습이 재규어의 새 광고와 잘 맞아떨어진 것일까. 공교롭게도 홀트는 재규어 광고에서 미치광이 과학자를 뜻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분했다. 야수(비스트)가 야수(재규어)를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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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토리는 악당 본부의 첨단 실험실로 카메라를 들이댄다. 마치 영화 007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지원하는 과학무기부서가 따로 있듯이 악당에게도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적인 실험실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
홀트는 전편에 등장한 세 악당을 지원하는 보핀(과학자의 영국식 표현)으로 기용됐다. 독특하고 기발하면서도 괴짜스러운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독일의 과학자와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졌다. 실제 자동차세계에서도 독일과 영국의 분위기가 다른 것처럼 광고를 통해 이를 표현했다는 게 감독인 톰 후퍼의 설명이다.
광고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F-타입 쿠페를 주인공의 파트너로 낙점했다. 하지만 강력한 성능과 유려한 디자인을 설명했던 것과 달리 이번 광고에서는 F-타입에 적용한 재규어의 첨단 기술 전달에 주력했다. 기행의 나라다운 영국식 위트를 가미했다는 점은 덤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3D 가상현실 안경, 기후실험실, 충돌테스트 현장은 실제 재규어의 것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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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주목할 부분은 기후실험실이다. 광고에서는 재치 넘치는 공간으로 표현했으나 사실 혹독한 테스트 과정에서 기후실험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하 40도와 영상 55도의 온도를 오가는 극한 기후를 체험할 수 있는 것. 재규어를 판매할 각 나라의 다양한 기후에서의 적응력을 살펴 보기 위해서다. 고휘발성 연료와 저휘발성 연료를 실험에 사용하며, 또 저온에서 12시간 방치해 각부 금속과 엔진, 오일, 배터리 등이 바르게 작동하는 지 점검한다. 이 시험을 통과하려면 어떤 조건에서도 시동이 순간적으로 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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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테스트 현장 또한 재규어가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다. 재규어 기술자는 새 제품을 개발하기에 앞서 완벽히 동일하게 제작한 60대의 차를 부숴가며 실험한다. 차가 충돌에 제대로 반응하는지, 탑승자를 제대로 보호하는지 확인하는 것.
시속 56㎞로 달리는 차를 콘크리트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시속 40㎞로 달리다 강철 기둥과 측면 충돌실험을 벌인다. 여기에 큰 물체를 차에 던진다거나 망치로 차를 힘껏 내리친다. 기술자들은 충돌 직후 1,000분의 1초동안 차와 탑승자에게 어떤 일이 생기는 지 파악한다. 안전벨트부터 에어백 기폭장치, 충격흡수 영역에 이르는 모든 요소도 면밀하게 분석한다. 홀트는 부딪혀 산산조각나는 차를 보며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얘기한다.
홀트가 등장하는 재규어의 비밀실험실 광고는 공식 웹사이트(www.jaguarkorea.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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