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FMK 인수 배경과 전망은?

입력 2015-03-19 07:00   수정 2015-03-19 08:24


 효성그룹이 페라리·마세라티 수입·판매사인 FMK를 동아원으로부터 사들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입차업계가 한바탕 들썩였다. 마세라티가 한국지사 설립을 앞둔 데다 최근 FMK가 새로운 판매사들까지 선정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매각이 이뤄진 만큼 업계는 향후 효성의 행보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세라티의 한국법인 설립
 지난 2월 마세라티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탈리아 본사 차원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선뜻 왜 그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게 업계 반응이었다. 당시 마세라티 일본 법인장이자 한국 총괄인 파브리지오 카졸리는 마세라티의 한국 성장세에 맞춰 새로운 판매사 선정을 통한 전시장과 서비스망 확충 계획을 밝혔다. 본사의 지원을 내세우며 한국시장 공략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마세라티는 이에 앞서 지난 12월 본사 직원 4명을 FMK에 파견해 판매망 및 서비스망 구축업무를 진행했다. 그 동안 FMK의 해당 업무 진척이 미비해 본사가 직접 나선 것. FMK가 직영 판매망이나 서비스망을 늘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탁 판매사도 뽑지 않았던 데 대한 일종의 징계로 볼 수 있는 조치다. 이 때부터 마세라티의 국내법인 설립설이 나돌기 시작했으며, 2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예측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마세라티와 접촉했던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판매사 개발은 수입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로,  마세라티가 그 업무를 직접 맡는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며 "실제 마세라티는 내년에 한국지사를 설립할 계획이었다"고 털어놨다.






 -FMK의 결단
 마세라티가 FMK와 함께 새로운 판매사 모집에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업체들이 달려들었다. 효성, 아주, KCC, 천일, 위본, 천우 등 수입차사업을 벌이고 있는 쟁쟁한 후보들의 명단이 떠돌았다. FMK는 지난 6일 서울 서초와 대구 판매권을 천일오토모빌. 광주 판매권을 위본모터스가 맡는다는 내용의 서비스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FMK의 역할은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FMK에만 매달린 업체는 탈락하고, 마세라티 본사측에 줄을 댄 업체는 뽑혔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수입사와 판매사 지위를 동시에 가졌던 FMK는 새 판매사 선정과정에서 힘을 쓰지 못함으로써 '반쪽' 수입사로 전락했다. 더구나 마세라티코리아가 설립되면 페라리 수입업무를 유지하더라도 마세라티는 판매사로 지위가 떨어지는 데다 서울시장마저 나눠 갖게 됐다. 이 점에서 FMK는 더 이상 수입차사업에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또 모기업인 동아원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마세라티코리아가 설립되기 전에 좋은 값으로 FMK를 팔려고 했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FMK가 200억 원? 
 동아원은 FMK 매각대금을 200억 원이라고 공시했으나 업계에선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는 것. FMK의 보유자산은 직접 사들인 분당 서비스센터 부지 외에 재고물량의 액수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FMK는 지난해 100여 대의 페라리를 팔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즉 지난해 페라리 판매에 따른 수익금만도 50억~100억 원에 이른다. 동아원이 이런 회사를 더 부자인 사돈기업에 팔면서 제값을 받지 못했을 리는 없을 것이란 얘기다.

 동아원과 접촉한 한 업체 관계자는 "동아원은 당초 FMK를 1,000억 원에 내놓고 인수업체를 물색했다"며 "1,000억 원은 너무 비싸지만 200억 원은 말이 안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무언가 이면거래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효성과 마세라티의 합작법인 설립?
 동아원이 효성에 FMK를 넘기기 위해선 사전에 마세라티의 양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2~3개월 전부터 '동아원-효성-마세라티' 3자 간 협상이 벌어졌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내년에 마세라티코리아 설립을 알고 있는 효성이 단순히 마세라티의 판매사가 되기 위해 FMK를 인수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런 점에서 효성이 마세라티와 합작으로 마세라티코리아를 설립하는 게 아니냐고 내다보는 관계자들이 많다. 합작법인 설립은 단점도 있지만 비용은 물론 지사 설립에 대한 위험부담을 반으로 줄이는 장점도 있다.     

 마세라티코리아 설립에 효성이 참여할 경우 첨예한 이슈가 생긴다. 바로 FMK가 천일오토모빌, 위본모터스와 맺은 LOI다. 전국적인 판매망 구축에서 실권을 쥘 효성이 앞마당에 '적'이 들어서는 건 막을 게 분명하다. LOI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 언제든 해지할 수 있지만 효성은 상도의를 감안, 기존 FMK의 LOI를 지방에만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즉 서울 서초지역 판매권을 천일로부터 회수하되 아직 판매사를 정하지 않은 일산과 대전지역을 대신 내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  

 -확대하는 효성의 수입차사업
 효성은 더클래스효성을 통해 서울 강남과 송파, 경기도 분당과 안양 그리고 청주, 천안지역에서 벤츠 전시장을 운영중이다. 지난 2월엔 매물로 나온 광주지역 벤츠 판매권을 확보한 데 이어 순천지역 판매권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렉서스를 판매하는 '더프리미엄효성'은 광주와 전주에, '토요타효성'은 서울 서초와 강서, 경기도 평촌에서 영업중이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판매사인 A사에도 자본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에도 판매사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재를 다루지 않았던 효성이 수입차사업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고급 소비재를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 데이터까지 확보하는 등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며 "이번 FMK 인수로 수입차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게 자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효성이 수입차사업을 통해 어떤 그림을 더 그려 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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