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웃사이더 “‘오만과 편견’ 통해 치유, 이젠 나약하지 않아”

입력 2015-03-24 08:15  


[bnt뉴스 김예나 기자] “자신감이 아니라 오만함이었어요. 그로 인해 침묵과 단절의 시간이 생겼고요. 하지만 모든 것을 인정한 순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제 스스로의 치유를 위한 시간이었고,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데뷔 11년 차 뮤지션 아웃사이더가 4년4개월 만에 4집 정규 앨범 ‘오만과 편견’ 발매 후 bnt뉴스와 만나 “침묵과 단절”의 시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외로웠고 혼란스러웠던, 그 시간들과 다시 마주한 아웃사이더는 담담했고 거침없었다.

“언제부턴가 진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어요. 마냥 사랑받고 좋았을 때는 그런 고민 따위 할 필요 없었죠. 그런데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을 겪고 나니까 점점 입을 닫게 됐고, 감히 꺼낼 놓을 수 없을 만큼 외부와 단절하게 됐어요.”

이번 앨범 작업은 아웃사이더의 음악 인생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국내 가요계 한 획을 그었던 래퍼 아웃사이더가 과감하게 자신을 내려놓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음악 인생을 맞는 기분이에요. 그만큼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랄까요. 제게 트라우마가 됐던 여러 가지 상황들을 끄집어내고 나니까 음악적으로 해소가 됐어요. 물론 앨범 작업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죠. 하지만 제가 털어놔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평소 존경하던 아티스트 분들에게 작업을 요청했어요. 외로운 저를 위해 노래를 들려주신다면 힘이 될 것 같다고 손편지를 써서 부탁 드렸죠.”

그의 간절한 마음이 와 닿았던 것일까. 이번 앨범 타이틀곡 ‘바람결에’는 가수 이은미가 약 9년 만에 피처링에 참여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들의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한 감동 그 이상으로 아웃사이더 새 앨범 작업의 “기폭제”이자 “촉매제”로 작용했다.

“이은미 선배님과 함께 작업 했던 행복한 감정들이 제 창작 역량을 끄집어 낼 수 있게끔 했어요. 때문에 제게 정말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고요. 하나씩 하나씩 기록하면서 제 스스로 치유해 가는 모습을 발견했어요. 역시 음악이 가진 힘은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기도 했고요.”

수많은 기록들을 낱낱이 끄집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웃사이더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동시에 근본적인 원인이 알고 싶어졌다. 언더그라운드 출신 래퍼이자 인기 대중가수로서의 삶을 살아온 그의 정체성마저 뒤흔들어버렸기 때문. 이에 아웃사이더는 그 감정의 근원을 ‘오만’과 ‘편견’으로 구분 지었고, 조금 더 솔직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래퍼인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낸 첫 번째 파트인 ‘오만’을 구성하는 8개 트랙과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갈망하는 대중가수로서의 삶이 담긴 두 번째 파트 ‘편견’의 7개 트랙. 총 15개의 수록곡들은 앨범명인 ‘오만과 편견’처럼 한 장의 앨범에 역설적 테마로 조화를 이뤘다.

“저마다 사회적 신분이나 위치가 있잖아요. 실제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아주 미묘한 차이 하나로 누군가에게 자신감이 될 수도 있고, 오만함이 될 수도 있는 거였어요. 그 미묘한 차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잊고 살아 왔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결과 아웃사이더는 자신의 “오만함”을 느꼈다. 더불어 스스로를 조금 더 명확하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확실한 시선도 생겼다. 그러는 사이 아웃사이더에 대한 사회적, 음악적 “편견”은 조금씩 허물어지는 듯 여겨졌다.

“편견을 깬다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로 인해 생긴 편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굳혀져 가고, 커져 갈수록 더 힘들더라고요. 그럼에도 이번 앨범만큼은 그 편견이 어느 정도 많이 없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중에 오랜 제 팬들이 새 앨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서 좋아요. 대중적인 사랑까지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누군가 이 앨범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멋진 기록 이었다’고 남길 바라요. 궁극적으로 이번 앨범을 통해 원했던 것은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의 바람대로 ‘오만과 편견’은 아웃사이더를 그가 처했던 여러 가지 상황과 시선들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 “롤러코스터”같은 삶이 때로는 버거웠지만, 그 “굴곡”마저도 즐기면서 단단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침묵과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제 삶의 태도와 방식을 바꿔야만 했던 것이었어요. 정상에 있다고 해서 거만하지 않고, 바닥을 기고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거죠. 그런 태도라면 어떠한 어려움을 겪든 이후에는 더욱 단단해질 거라 생각해요.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버텨내는 모습이 중요한 거겠죠.”

또 ‘오만과 편견’은 아웃사이더에게 “외로움”을 대하는 태도 역시 바꾸게 만들었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 그는 “외로움이란 녀석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 존재다.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르겠지만 평생 봐야하기 때문에 없애기보다 친해지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군중 속에서 고독하고, 풍요로움 가운데 빈곤하다 느끼는 것이 외로움 같아요. 제 음악의 주된 감정이 외로움에 있기 때문에 정체성이 흔들릴 만큼 대중적이지는 못할 거예요. 그렇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현장에서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제 더 이상 나약해지고 싶지 않아요. 될 때까지 계속 더 부딪히고 싶어요.” (사진제공: 아싸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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