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감성깡패’ 싱어송라이터, 심현보

입력 2015-04-07 15:48  


[양완선 기자] 최근 ‘감성깡패’라는 신조어가 생겨나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3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감성깡패’가 있으니 바로 싱어송라이터 심현보이다. 우리에게는 라디오를 통해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익숙한 목소리로도 알려져 있으며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윤미래의 ‘시간이 흐른 뒤’, 박혜경의 ‘하루’ 등 주옥 같은 곡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4월10일부터 4월1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심현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인 그는 6년만에 진행하는 콘서트라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기도.

그러한 심현보가 이번에는 화보촬영을 위해 bnt스튜디오를 찾았다. 기자는 오랜 시간 동안 라디오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어왔기 때문에 마치 동네 형을 만나는 느낌처럼 편안한 감정이 들었고 그만큼 그의 진솔한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Q.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나? 가수였나?

어릴 때부터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다. 또한 글 쓰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막연하게 음악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 중 하나가 되고 싶기는 했다. 그러다가 아일랜드라는 밴드를 하면서부터 가사를 쓰고 음악을 하는 것을 동시에 시작하게 된 것이다.

어릴 적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막연히라도 하고 싶었던 것들을 지금 하고 있어서 좋다.
    
Q. 1994년 제 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은상을 수상했는데 그렇다면 대학시절 참가한 것인가?

그렇다.

Q. 그렇다면 대학 때부터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인가?

계속 음악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노래를 잘 하는 것이 아니니까(웃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 나가게 된 것은 본인이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써서 실제로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하는 대회였고 우연찮게 나가게 된 것이다. 거기에서 은상을 수상하고 구체적으로 생각이 바뀌었지만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노래를 만드는 게 더 좋았다.

Q. 유재하음악경연대회는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된 것인가?

처음에는 취미삼아서 곡을 몇 개 만들었는데 그 비슷한 시기에 이 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1회부터 3회까지 그 경연대회 출신들이 내가 너무 좋아했던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나도 출전하게 된 것이다. 출신가수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까지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Q. 어떤 뮤지션들이 좋았고, 심사위원은 누구였는가?

유재하음악경연대회 1회는 조규찬, 2회는 낮선사람들의 고찬용 등이 있었고 심사위원들은 정원영, 김현철, 어떤날의 조동익씨 등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 노래가 별로였던 것 같은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웃음). 그리고 그 대회 말고는 딱히 다른 대회도 없었다.(웃음)

Q. 그때 ‘대학가요제’는 있지 않았는가?

대학가요제는 있었지만 그 대회는 노래를 부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유재하음악경연대회는 싱어송라이터로 실제 음악을 작사, 작곡하는 뮤지션들이 참가를 하게 되니까 그러한 면이 더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이 대회 출신 뮤지션들의 음악색깔들도 비슷한다. 현재까지도 이 대회 출신들이 음악을 잘 하고 있어서 너무 좋다.

Q.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출신들의 모임 같은 것도 있나?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동문회라고 부르는 모임이 있다. 1회 때부터 현재까지 조규찬, 고찬용부터 나와 같은 기수로 대상을 받았던 유희열부터 중간에 정지찬, 이한철, 스윗소로우, 최근에는 노리플라이, 메이트, 옥상달빛까지 모두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출신으로 교류도 많고 같이 공연할 때도 있고 그렇다. 서로 음악 스타일도 비슷하고 교류가 되는 부분도 많다.


Q. 후배들에게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 도움도 주나?

밥을 같이 먹거나 술을 먹거나 정도이다. 선배라고 해서 위계질서가 있기 보다는 서로 동료 같고 친한 관계이다. 이번 앨범 ‘따뜻’에도 노리플라이 권순관과 옥상달빛, 스윗소로우와 함께 했다. 기수로 따지면 20년 차이가 나도 서로 동료처럼 친한 관계라서 너무 좋다.

Q. 1998년 아일랜드로 데뷔했다. 그때는 진짜 가수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인가.

그렇다.

Q.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때랑 음악 색깔이 달라졌다.

그렇다 내가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 나갈 때만 해도 말랑말랑한 음악들을 좋아했었다. 이후 3, 4년 사이에 좋아하는 음악이 급격히 바뀌었다. 그래서 락밴드인 아일랜드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그때는 진짜 제대로 밴드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라디오게스트로 많이 출연했다. 꾸준히 다양한 라디오를 많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라디오를 듣고 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일 편한 매체이다. TV같은 경우는 아직까지는 조금 어색하다. 라디오가 좋은 이유는 디제이와 게스트의 관계라는 게 음악이 나가는 동안 사적인 이야기도 하게 되고 감정적인 교류를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라디오를 몇 달 같이 하면 대부분 다 친해진다. TV처럼 방송을 하기 위해 만나서 방송만 하고 가는 그런 관계가 아니고 방송을 하는 사이 사이에도 이것 저것 사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청취자들은 듣지 못하겠지만(웃음).

현재 친하게 지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라디오를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이다. 라디오를 10년 넘게 해왔으니 말이다(웃음). 청취자와 디제이, 게스트의 관계 역시 1대1의 느낌이라서 인간적인 것 같다. 그만큼 라디오는 개인적인 매체이며 그런 면이 가장 좋다.

Q. 지금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는 방송은 무엇인가?

MBC FM4U의 ‘두시의 데이트’, ‘오후의 발견’ 등을 하고 있다. 요즘은 심야프로그램은 덜 나가게 되는 것 같고 주로 낮 프로그램을 많이 나간다.

Q.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윤미래의 ‘시간이 흐른 뒤’, 박혜영의 ‘하루’ 등 주옥 같은 가사를 많이 썼다. 이러한 가사들은 실제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

경험이나 상상이 둘 다 있다. 매번 경우는 다르다. 사실 그 많은 가사들이 다 경험이라면 거짓말이다(웃음). 그래도 어떤 때는 경험했던 것들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상상하면서 쓰기도 하고 그렇다.

Q. 실제 연애감정이나 실연의 아픔이 있을 때, 가사가 잘 써지는지 궁금하다.

그럴 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 상황이 아닐 때 예전 기억을 떠올려서 쓸 때가 많다. 순간 순간의 감정을 그때 그때 미리 적어놓는 편이다. 나중에 가사를 쓸 때 그 메모를 보고 그때의 기억을 상기시키면 아무래도 가사를 쓰기 편하다.

당장 그 상황일 때는 가사가 잘 안 써진다. 만약 내가 당장 헤어졌는데 헤어짐에 대한 가사를 쓰게 되면 그게 일이 되니까 내 감정을 일에 쏟는 게 불편하고 힘들다. 실제로 그때 당시의 내 감정을 그대로 가사에 쓰는 일은 좋은 감정일 때 잘 되는 것 같다.


Q. 2014년 9월 OBS 경인TV 신미정 아나운서와 결혼했다. 14살의 나이차이로 알고 있는데 우여곡절이 많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사귀면서는 나이차이가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원래부터 나이 차이는 알고 있었고 연애하면서부터는 나이차이가 문제가 된다거나 그랬던 적은 없다. 아무래도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는 부모님들께서 나이차이에 대해 말씀하신 적은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애먹지 않고 허락을 받은 편이다.

Q. 처음 좋아하게 된 쪽은 심현보씨 쪽이었나?

그냥 소개 비슷하게 만났다. 정식적인 소개팅이라기 보다는 친한 후배의 친구로 만났는데 마음에 들어서 만나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나이차이가 나는지는 몰랐었고 한, 두번 만나고 나서 이렇게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 친구도 크게 개의치 않았고 나 역시 내 또래에 비해서는 젊고 어리게 사는 편이어서 그런지 크게 나이차이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Q.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잘 통하나 보다.

만약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데 취향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면 아무래도 연애 자체가 많이 어려워지는데 우리는 그런 게 아예 없었다. 좋아하는 것도 잘 맞는 편이고 얘기도 잘 통한다. 오히려 지금은 친구 같다. 나는 어리게 사는 편이고 아내는 성숙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Q. 단독콘서트를 6년만에 진행한다고 들었다. 이번 앨범 수록곡(‘차갑다’(with 임슬옹), ‘웃어본다’, ‘황사’등 위주로 부를 계획인지, 아니면 그 동안의 히트곡 위주로 부를 계획인지 궁금하다.

모두 최대한 많이 부를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다른 가수들에게 만들어줬던 곡을 부를 예정이다. 나를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는 내가 부른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내가 만든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내가 만든 노래도 부를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 공연 이벤트로 내가 만든 곡 중에 내가 부르는 버전으로 듣고 싶은 곡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를 진행중이다.

Q. 어떤 곡들이 있는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가 제일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사랑해도 될까요’도 많다. 쥬얼리의 ‘니가 참 좋아’도 있는데 내가 부를 수 있을까 걱정이다.

Q. 다른 가수에게 만들어줬던 곡을 본인이 직접 부를 경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나에게 맞게 조금 바꿔야 한다. 내가 노래를 줬던 가수들 중에 노래를 너무 잘하는 사람이 많아서 내가 잘 부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웃음). 하지만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는 그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 내 스타일에 맞게 해 볼 생각이다.

Q.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

너무 많다. 실제로 음악을 하면서 제일 기분이 좋은 일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했고 나에게 영향을 많이 주었던 뮤지션들과 친한 사이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김현철, 윤상, 이승환, 신승훈, 이현우, 윤종신 등이 있다. 지금도 여전히 그 형들이 제일 좋다. 어릴 때 너무 좋아서 앨범을 사면 설레면서 뜯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뮤지션들이 나의 친한 형들이라니 너무 좋다.

Q. 해외 뮤지션중에 꼽자면?

음악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스팅도 너무 좋다. 하지만 외국 뮤지션들은 존경까지 하게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 음악이 좋은 것이지 그 사람을 직접 알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도 해본 적 없고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존경은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주변에 자주 보는 뮤지션 형들을 존경한다. 어릴 때는 해외 유명 뮤지션들에 대해 존경한다는 표현을 많이 쓰곤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콜드플레이도 매우 좋아한다. 좋아하기도 하면서 부럽기도 하다. 음악도 잘하고 외모도 멋지지 않은가(웃음). “저렇게 음악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밴드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데 내가 처음 음악을 시작한 것도 아일랜드라는 밴드였듯이 지금도 밴드 음악을 들으면 아주 설렌다. 콜드플레이, U2, 마룬파이브 등의 음악을 들으면 너무 좋아서 공연을 하고 싶고 무대에 서고 싶은데 나이를 많이 먹었다(웃음). 언젠가 그래도 밴드를 다시 해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

Q. 앞으로의 각오나 다짐, 꿈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제일 구체적인 꿈은 음악을 될 수 있는 한 오래 하는 것이다. 지금 사십대 초, 중반이 되었는데 음악의 주 소비자들이 10대, 20대이며 그들에게 포커싱이 되어 흘러가는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U2나 스팅처럼 나이가 들어도 자기 음악을 멋지게 하는 것이 꿈이다.

물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벌이와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고 싶다.

기획 진행: 양완선
포토: bnt포토그래퍼 장봉영
의상: 슈퍼스타아이, 머시따, 라코스테
슈즈: 슈퍼스타아이, 아디다스
시계: 브루노쇤르 글라슈테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EAST점 혜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EAST점 김은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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