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세 탑모델 이현이 “다시 태어나도 나는 모델”

입력 2015-04-30 10:46  


[김희옥 기자] 최근 솔직하고 시원한 언변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탑모델 이현이.

많은 방송에서 종횡무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경영학과 출신 반전 엄친딸에 완벽한 외모와 몸매마저 소유하고 있어 여자들의 워너비로도 꼽히는 등 그 어느 때 보다도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사랑을 포기해도 좋을만큼 다시 태어나도 모델을 하고 싶다는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그. 화려했던 모델 시절 이야기와 함께 훈남 남편과의 러브스토리 등 유쾌한 인터뷰가 이어졌다.


Q. 현재 모델보다는 방송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피치못하게 그렇게 보여지기는 하지만 사실 ‘속사정쌀롱’ 할 때도 일주일에 1번 녹화한다면 나머지 5일은 화보촬영을 하면서 모델로도 열심히 활동했다. 아무래도 방송은 많은 사람들이 보고 화보는 바로 릴리즈 되지 않으니 그렇게 보여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Q. 방송으로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계기가.
‘속사정쌀롱’인 것 같다. 처음에 사실 그 자리가 굉장히 어려운 자리였다. 신해철씨가 빠지고 들어갈 사람이었기 때문에 제작진들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찾았다고. 캐스팅이 제안이 들어왔을때도 ‘이거 꼭 해야되!’ 하며 간절하지 않았고 ‘안해도 된다’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긴장을 하지 않았던 것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감독님과 작가님과의 미팅 때 한 시간 넘도록 재미있게 대화했다. 그중에 메인 작가님이 슈퍼모델 대회 나갔을 때 작가 중의 한명이었다. 그래서 그때 인연도 있었었던 것 같다.

Q. 모델 활동이 좋은가, 방송하는 지금이 좋은가.
사실 방송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훗날 방송인이냐, 모델이냐 했을 때 모델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일부터 방송 아예 못할 수 있어라고 하더라도 전혀 상관없다. 모델 이현이가 좋다.

Q. 모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모델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패션에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모델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비교적 자유시간이 많은 대학 시절, 공연을 많이 보러 다녔는데 마침 친구가 베이스기타를 배워서 밴드 공연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초대 받아서 보러갔다. 원래 그런 친구가 아니었는데 멋지게 무대에서 공연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고 나도 무대 한 번 서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큰 키 때문에 무대 설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고작 스텝정도만 하다가 졸업 할 때 쯤 취업준비를 하게 되면서 동기들이나 선배들의 모습을 보니 졸업하면 평상의 방학이나 자유로운 생활이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졸업하기 전, 나만의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예전부터 무대에 대한 미련과 동경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가진 것은 큰 키 밖에 없다고 판단, 네이버에 검색해서 모델이 되는 법을 쳤다. 많은 모델 에이전시가 나왔지만 그저 추억을 쌓는 것이 목표였던 나에겐 교육비가 너무 비쌌기 때문에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위 미인대회는 연령 제한이 24살, 딱 대학교 졸업 전에 할 수 있는 것을 알았고 때마침 열렸던 슈퍼모델대회에 지원했다.

Q. 그때부터 본격적인 모델 활동이 시작되었던 것인가.
당시 협찬사 상을 받았다. 나에겐 1, 2, 3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무대를 섰고 짧게 나마 모델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앞으로 모델을 직업으로 삼을지 말지에 대한 고민할 틈도 없이 곧바로 많은 곳에서 일이 들어왔다. 하루에 2~3개씩 한 달에 28일 일할 정도. 휴학하고, 휴학하다보니 모델이 나의 삶이 되었다.


Q. 하지만 힘들었던 기억도 있을텐데.
바쁘지만 힘들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 2년 동안은 무조건 일이 즐거웠다. 하지만 해외 컬렉션 나갔을 때 모델에 대한 회의감이 처음 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초, 중, 고, 대학교까지 부모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왔고, 모델일도 바로 잘 풀렸기에 누군가로부터 ‘넌 안돼’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을 목표로 두고 전 세계 모델들이 모이는 장에 나가보니 모두가 날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 서보고싶은 무대인데도 나를 원하지 않고 사람을.  2시간을 밖에서 오디션을 위해 기다렸는데 보자마자 아웃하는 경우도 많았다.

Q. 어떤 점이 그렇게 견디기 힘들었나.
모델을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껍데기만 보고 판단하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디자이너들이 앉아있고 모델들이 포트폴리오를 건내는 3초 남짓이 판단의 시간이다. 사실 사람마다 살아온 나이테가 있고, 그 사람만의 향기가 있는 것인데 모델 세계는 단지 외모가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저 사람의 쇼를 서고 싶다. 라고 생각한다면 모델로서는 다시 태어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면 노력을 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더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일 수 있지만 모델이란 직업이 인격체가 아니라 도구로 느껴졌다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 

그리고 로테이션이 너무 심해서 세계적인 탑 모델을 제외하고는 신입 모델의 경우 엄청나게 띄워주고 높은 대우를 해주다가도 금새 2년 정도 지나면 완전히 교체 되버린다. 현실이 너무 잔인했다. 

Q. 해외에서의 경험이 정신적인 충격이었다면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점은?
워낙 긍정적인 편이라서 일이 고되도 힘들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견디기 힘든 것 한 가지는 추위. 모델들은 계절을 반대로 사니까 3월에 5~6월 화보를 찍는다. 수영복을 입고 칼바람이 부는 바닷가에서 찍을 때면 욕이 나올 만큼 힘들다. 육체적으로 따지자면 그게 가장 견디기 힘들다. 스텝들은 전부 핫팩 쥐고 패딩 입고 있다. 그게 더 얄밉다. (웃음)

Q.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모델은 언제나 여자들의 워너비다.
나 역시 다시 태어나도 모델을 하고 싶다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간혹 힘들었던 기억도 있지만 워낙 긍정적이어서 금세 잊는다. 모델이 돼서 항상 행복했던 기억뿐이다.


Q. 몸매 관리는 따로 안한다고. 이거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
어느 정도는 타고 났다고도 인정한다. 그리고 중학교 때까지 육상을 해서 원래 몸에 근육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모델 처음 시작할 때 트레이닝을 받으러 헬스장에 갔는데 인바디하는데 여자치고 근육량이 많아서 오히려 근육량을 빼는 요가나 필라테스가 맞다고 하더라.

Q. 지금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가.
유일하게 하는 몸매 관리라면 필라테스를 6년 동안 했다는 점. 하지만 이도 2달에 한 번, 1달에 겨우 한 번 갔다. 20대 때는 평생 안찔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어 30대가 되니 찌더라. 그래서 요즘은 자주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방송에서 선배 한혜진이 시기질투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둘이 ‘솔드아웃’이라는 방송을 할 때 6개월 간 하루에 녹화를 12시간씩 했다. 혜진 선배는 식단관리를 정말 철저하게 하는데 나는 계속 뒤에서 계속 먹으니까 얄미웠는지 나가서 먹던지 하라고 버럭했다. 지난 방송에서 재수 없다고 말하더라.

Q. 워낙 사이가 좋으니까 방송에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당연히 사이가 좋으니 그렇지 진짜 미워서 그랬을까. 나 같아도 재수 없을 것 같다. (웃음) 혜진 선배가 7년 선배다. 7년이라는 세월은 직장으로 치면 신입사원이나 상사 수준인데 그나마 내가 나이가 많아 같이 화보도 찍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것이지 사실은 7년 선배면 모델쪽에서는 어마어마한 차이다.

Q. 모델계 서열이 궁금하다.
장윤주, 송경아, 이영진, 한혜진 선배들이 있고 그 밑으로 쭉 비었다가 나와 강승연, 강소영 등이 같은 기수 또래. 다음 루키 세대는 이혜정, 정호연, 김진경 등이 있다.

Q. 요즘 런웨이에서는 잘 못보는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런웨이가 그립다 사실. 슬픈 현실인데 우리가 한창 모델 활동 할 시기에는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들이 호텔 등을 빌려 시즌 별로 패션쇼를 했다. 그래서 설무대가 많았는데 요즘은 경기가 안좋아서 많이 줄기도 했고 쇼를 해도 페이가 적고 작은 공간에서 VIP쇼만 하니까 신인 모델들이 주로 서고 있다. 점점 탑 모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패션업계가 커야되는데 하는 마음이 크다.

Q. 모델로서 가장 ‘핫’했던 시절을 꼽는다면?
......... 요즘 아닌가? (하핫) 사실 요즘처럼 인터뷰가 많이 들어온 적이 없다. 이게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대중적인 ‘핫’함은 지금인 것 같다. ‘방송이 이래서 대단하구나’한다. 사실 모델로서 일은 꾸준히 했는데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변호사, 의사처럼 단지 모델계에서 동료들과 같이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마치 연예인처럼 나를 알아보고 찾아주고 하는 것이 신기하다.


Q. 흔치 않은 유부녀 모델이다. 꿈꿔왔던 결혼 생활이 있었을 텐데.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도 말한다. “이상과 현실은 같지 않다”고. 사실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현실이구나 싶었다. 나의 신혼집은 ‘거실에 TV를 두지 않는 것’이었다. 한 쪽에는 책장을 놓고, TV는 방에 따로 두기를 제안했지만 남편은 꼭 TV는 거실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 작은 것을 사자’고 하자 남편은 꼭 ‘큰 것이어야만 한다’는 식. 그렇게 단순한 것으로도 갈등이 있더라. 항상 90퍼센트의 가정의 중심을 TV다 나는 그게 싫어서 나만은 그렇게 살지 않으리 했는데 역시 현실은 현실이더라.

Q.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이 깊었던 것 같다.
생일파티나 친구 베이비샤워같은 이벤트 공간은 마음대로 꾸밀 수 있지 않나. 신혼집도 그렇게 이벤트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살아보니 매일 설레이는 이벤트가 아니라 결혼은 그냥 삶이더라. 하지만 지금은 남편의 선택에 따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어떻게 만났나. 러브스토리가 궁금하다.
처음에 모델과 일반인의 4대4미팅으로 만났는데 우리 커플만 이어졌다. 하지만 아무도 우리가 결혼까지는 갈 줄 몰랐다고 한다. 결혼 발표했을 때 주변에서 사실 많이 말렸다. 모델로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데 일 잘하고 있는데 결혼하면서 일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에서 였을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으면 하는 성격이라 다른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Q. 자녀 계획은?
요즘에 또 육아 프로그램도 많고 하니까  작년부터 눈을 못 뗄 만큼 아이가 너무 예뻐서 갖고 싶어졌다. 나이도 그렇고 자녀계획은 올해나 내년쯤 상의를 해서 가지지 않을까 한다.

Q. 현재 레스토랑도 함께 경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레스토랑을 하게 된 계기는?
연애할 때 남편이 평생 모델은 할 수 없으니까 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들과 모여서 수다도 떨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쓸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아지트 삼아 갖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결혼 후 남편이 작은 레스토랑을 아지트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제안했고 때마침 레스토랑을 경영하던 지인이 2호점을 내보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Q. 경영학과를 나왔으니 경영도 역시 잘 할 것 같다.
모델들이 수명이 짧으니까 남편과 함께 언제나 모델 이후의 다음 스텝을 생각해왔다. 하지만 레스토랑을 직접 경영해보니 이상적인 다음 스텝은 아니더라. 모델은 힘들지만 즐거웠다면 경영은 힘든 것이 즐거움의 백배. 그래서 다른 즐거운 일을 서로 모색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인터뷰에 자주 불러주고, 이런 인기가 신기하다. 오늘 역시 10년 동안 화보를 찍는 동안 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옷이나 컨셉이 주인공이었다면 오늘은 옷 속에 숨겨진 내가 아니라 오롯이 이현이를 드러내는 화보를 찍어보니 신선했고 평소보다 더 부담스러웠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대중에게 더 다가가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면 뭐든지 열심히 할 것이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에 보답할 예정이다.

기획 진행: 김희옥, 이유리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르샵, 맥앤로건, 곽현주컬렉션
슈즈: 람브레타, 스티브매든, 데일라잇 뉴욕
주얼리: 디디에두보, 아가타 파리, 티르리르
헤어: 라뷰티코아 청담베네타워점 봄 디자이너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청담베네타워점 안주희 실장
장소협찬: 디디에두보 청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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