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압구정 백야’ 박하나, ‘마지막 신데렐라’의 도약

입력 2015-05-26 08:00  


[bnt뉴스 최주란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제 2의 인생이 시작된 것 같아요.”

사람의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그 것이 기회인 줄 모르고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기회의 순간을 위해 노력을 하고, 기회를 발판 삼아 자신을 더 성장시키는 경우가 있다.

최근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극본 임성한, 연출 배한천 최준배)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박하나는 후자의 경우였다. 지난 2003년 그룹 퍼니로 데뷔한 그는 연예계로 입문하게 된 가수시절을 인생의 첫 번째 기회로 꼽았고, 첫 주연을 맡아 이름을 알린 ‘압구정 백야’를 두 번째 기회로 꼽았다.

▮ 11일이 준 선물

박하나는 드라마 ‘판다양과 고슴도치’를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금 나와라 뚝딱’ ‘투윅스’ ‘미스코리아’ ‘기황후’ 등 단역, 조연으로 출연한 그는 ‘압구정 백야’를 통해 ‘박하나’라는 배우를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압구정 백야’는 원래 여주인공으로 거론된 배우가 있었으나 중간에 박하나로 교체가 됐다. 그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였을 터. 

“촬영하기 11일 전에 오디션을 시작했어요. 다른 후보들도 있었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다들 준비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촬영 날짜가 다가오니 촬영을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캐스팅 됐다는 것도 기사를 보고 알았어요.”

“첫 주연작에, 여주인공이 교체 된 상황이라 부담됐을 것 같다”는 물음에 박하나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부담감을 느낄 새도 없이 촬영을 시작했다는 것. 

“처음엔 당장 대사를 외워야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촬영을 하면서 부담감을 느끼게 됐죠. 주인공을 잘 해내는 것보다 상황이 바뀐 만큼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압구정 백야’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이야기를 풀어놓는 그는 얼떨떨해 보였다. 오디션을 보고 촬영에 들어간 것이 11일 만에 이루어진 것이니 말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이 백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극중 대사 중에 ‘캐릭터랑 배우가 맞아야 드라마도 몰입이 된다’는 말이 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이 제가 백야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셔서 캐스팅 된 게 아닐까요. 제가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어서라기보다는 백야의 이미지에 우연히 맞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 백야, 박하나의 또 다른 이름

극중 백야는 부모님처럼 여겼던 오빠를 잃고, 가족을 버린 생모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의 아들과 결혼하는 등 감정선이 복잡한 캐릭터였다. 특히 소리 지르는 장면도 많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많이 필요로 했다. 그는 극중 백야가 서은하(이보희)에게 친딸인 사실을 털어놓으며 대립했던 65회를 꼽으며 배우로서 느꼈던 점을 밝혔다.

“이보희 선생님과 둘만 나오는 신이었는데 대사가 한권 반 분량이었어요. 서로 집중해서 찍다보니 오히려 빨리 찍더라고요. 힘들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한 신을 해냈다는 쾌감이 더 컸어요.”

방영 전부터 ‘압구정 백야’는 자극적인 소재와 비현실적 인물, 관계 설정 등으로 “막장 드라마”라 불리며 크게 주목 받았다. 자칫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박하나는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해석했을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시놉시스에 나와 있었어요. 부모 없이 자라서 오빠가 학교도 포기하고 백야를 보살펴 줬기 때문에 오빠에 대한 애착이 강했어요. 그런 상황이라면 실제로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따로 연습하기 보다는 대본에 충실하고자 했죠.”

박하나는 백야의 캐릭터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헤쳐 나가는 백야의 당당함이 저랑 비슷해요”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제 옷을 입은 듯 편안한 연기를 선보였다. 

“백야가 우울하고, 복수하고, 분노하는 캐릭터였는데 밝을 때가 가끔 있었어요. 그런 모습들은 저랑 비슷했죠. 밝은 모습만큼은 억지로 밝은 것 말고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임성한의 마지막 신데렐라

신인배우를 기용하기로 유명한 임성한 작가는 배우들의 특징을 잘 잡아내거나 그들의 말에 귀를 잘 여는 듯 보였다. 박하나는 “오디션 초반에 작가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실제 말투를 대사 속에 살짝 넣어주시기도 하고, 다른 배우의 경우 실제 겪은 에피소드를 넣어줄 때도 있었어요”라며 임 작가에 대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작가님이 대본을 자세하게 써주셔서 신인들이 연기하기에 도움이 많이 되요. 또 캐릭터 변화가 있으면 미리 연락을 주셔서 질문을 하시고, 의견을 묻기도 하고요. 틀렸다고 하신 적이 없어요. 저를 믿어주셨기 때문에 백야와 제가 더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 임 작가의 작품 여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박하나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압구정 백야’가 임 작가의 은퇴작이 되며 박하나는 그의 마지막 신데렐라가 됐다.

“은퇴작이라는 것을 기사를 보고 알았어요. 아직도 안 믿겨지기는 한데 마지막 기회였고, 최고의 기회였기 때문에 더 영광스럽죠. 한편으로는 다른 신인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요. 제가 신인들의 입장을 아니까 안타깝기도 하죠. ‘마지막 신데렐라’라는 표현을 해주셨는데 이 기회는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거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어요.”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포기의 기로에 놓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박하나는 묵묵히 버텨 내며 연기의 폭을 넓혀나갔다. 

“한 시간을 촬영해도 너무 즐겁더라고요. 대기 시간이 6시간이면 그게 당연한 줄 알았어요. 그 시간조차 즐겁다보니 ‘배우가 나에게 맞는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촬영장에 온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어요.”

촬영장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행복감이 물씬 묻어났다. 이제 배우로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그는 “분야 상관없이 연기가 필요한 분야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압구정 백야’를 하고 모든 면에서 변화가 많이 생겼어요. 앞으로 오디션을 보러 가서도 프로필에 당당히 주연을 한 작품이 있으니 더 자신감 있게 연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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