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희진 “진정성 있는 연기로 인정 받고 싶다”

입력 2015-06-11 14:40  

[안예나 기자] 벌써 데뷔 18년차, 대한민국 가요계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지금은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제는 베이비복스 이희진이 아닌 배우 이희진으로 불리고 싶은 그와 bnt뉴스가 만났다.

베이비복스 시절 도전했던 뮤지컬의 짜릿함이 마음속 깊이 남아 연기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는 그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가득한 진짜 ‘배우’였다.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며 폭 넓은 연기를 하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그의 말에서 진심을 느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이희진이 지금껏 만난 모든 캐릭터의 삶은 그에게 하나하나 다 소중하고 귀했다. 어느 캐릭터 하나 겹치는 것 없이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어 스스로 복이 많다고 자부하는 그였다.

“오랜만의 화보 촬영이라 어색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각기 다른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화보 촬영 후 시작된 인터뷰에서 그는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게 늘어놓았다.
<U>

Q. 화보 촬영 소감은, 어느 콘셉트 촬영이 가장 흡족했는지</U>

오랜만의 촬영이었다. 각기 다른 콘셉트의 화보 촬영이 모두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화관을 쓰고 찍은 콘셉트가 가장 특별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오랫동안 해보지 않았던 콘셉트였다. 마치 오늘은 내가 ‘핑클’의 멤버가 된 느낌이었다.

<U>Q.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근황은</U>

꾸준히 연기를 했다. OCN ‘닥터 프로스트’ 작품에서 1인 2역의 연기도 도전했었다.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 연기를 할 수 있어 기뻤다. 작품활동이 없을 때는 주로 집에서 쉰다.

<U>Q. 첫 영화 ‘세상 끝의 사랑’에 도전했는데, 촬영은 잘 끝마쳤나</U>

촬영 전, 잠을 못 잤을 정도로 굉장히 떨었고 긴장도 많이 했다. 다행히 좋은 스태프 및 배우들을 만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을 더 오래하고 싶을 정도로. 그래서 분량, 촬영 기간 등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첫 영화 도전에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그 쪽으로는 복을 타고난 것 같다.

<U>Q. 같이 촬영했던 배우들과의 호흡은</U>

사실 처음 영화 촬영 스케줄을 받아보고 짧은 시간 내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약간 낯을 가리는 성격이기에.(웃음) 하지만 함께 촬영을 했던 배우들이 도와주셔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U>Q. 영화 촬영 현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U>

드라마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본래 콘티대로 진행이 된다. 하지만 영화는 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즉흥적인 상황의 연출이 가능하더라. 특히 마지막 촬영은 결혼식 장면이었는데, 현장에서 갑작스레 감독님에게 주례를 맡으라는 주문을 받았다. 순간순간 집중해서 촬영을 할 수 있는 분위기였던 터라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실제 같은 나이 또래인 배우 한은정씨와 촬영을 할 때면 영화 촬영이라기 보다는 같이 수다를 떠는 기분이었다.

<U>
Q. 데뷔한 지 정말 오래 됐는데, 그 때 그 순간 기억하나</U>

1997년 여름, 에버랜드, 야외무대, 해질녘. 첫 무대......, 생생하다. 너무 긴장이 돼 정신이 없었다. 그저 몸이 기억하는 대로 따라갔다. 재미있었다.

<U>Q. ‘베이비복스’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U>

사실 또래친구들이 브로마이드 살 때, 연예인에 열광할 때, 나는 성격상 그러지 않았다.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우연한 기회에 데뷔한 케이스. 가수 양파 씨 차에 타고 있던 개그맨 ‘윤정수’ 씨에게 캐스팅됐다. 흔히 말하는 길거리 캐스팅이다. 그 때 나이는 19살.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로 가수의 꿈을 포기한 친오빠의 권유에 결심했다. 오빠가 총대를 매주겠다고 했다.(웃음) 오빠의 한을 풀어주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숙소생활 몇 년 간 아버지와 만나지 않았다. 다시 돌아가도 스스로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

<U>Q. 연예계 데뷔를 후회한 적도 있는가</U>

20대 추억은 ‘베이비복스’ 뿐.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몸이 힘든 것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심적으로 힘들고 상처 받을 때면 후회가 밀려오더라. 덜 상처받고 더 성장해 사회에 나왔다면......,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배워야 할 것들을 못 배운 것이 속상할 때가 더러 있었다.

<U>Q.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계 생활을 18년 째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U>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 ‘흥’은 없어지지 않더라. 베이비복스 시절에 처음 도전했던 뮤지컬에서 짜릿함을 느꼈다. 그 기억을 잊지 못하고 공연과 연기를 시작했다. 배고프고 힘들고 지쳤지만 이 또한 즐겁고 행복했다. 할 수 있다면 더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다.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다. 끈을 놓을 수 없다. 놓으려고 해도 놓을 수 없다. 고리가 계속 이어진다.
 
<U>Q. 배우 활동을 시작한지도 꽤 오래, 배우와 가수 어떻게 다른 것 같나
</U>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게 즐거워요” 식상하다 생각했던 답변이었지만 정답이었다. 어느 날은 미친 여자, 어느 날은 공주.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또한 어린 시절, 감정이 억압되어 있었다. 연기를 하면서 감정을 표출하고 분출할 수 있음에 어느 순간부터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장 짜릿한 것은 내가 하는 대사나 연기에 공감과 호응을 해주실 때. 똑같이 우는 상황이더라도 그 이유가 다르지 않은가. 그 포인트를 알아주실 때, 공감대를 형성해주실 때, 너무 짜릿하다.

<U>Q. 기억에 남는, 애착이 가는 배역이 있다면
</U>
정말 어느 하나를 꼽지 못할 정도로 하나하나 다 애착이 간다. 아직은 다 기억에 남고 소중하다. 여태껏 같은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어 수많은 다른 인생을 살아봤다. 정말 복이 많은 것 같다.

<U>Q.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U>

 ‘가족애’와 관련된 캐릭터. ‘딸’ ‘언니’ ‘동생’과 같은 ‘가족’과 관련된 캐릭터는 평생 해보고 싶을 것.

<U>Q. 혹시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
</U>
염정아 선배님을 옛날부터 좋아해서 드라마, 영화 등 다 챙겨봤었는데 함께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소원 하나는 이룬 셈.(웃음) 유독 선배님, 선생님들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작품도 고두심 선배님, 강부자 선배님, 손현주 선배님과 같이 연륜 있으신 분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 특히 초반부터 주목 받지는 않았으나 날이 갈수록 녹아 드는 연기를 보여주시는 김윤석 선배님과도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광일 것 같다.


<U>Q. 이상형은 따로 있나
</U>
베이비복스 초반 때부터 변함없이 꼽고 있는 배우 고수 씨. ‘기쁜 우리 젊은 날’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베이비복스가 몇 개월 간 고정 게스트가 되어 DJ였던 고수 씨를 매주 만났었다. 처음에는 ‘사람 눈이 저렇게 맑을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빠져들었다. 맑은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지, 고수 씨는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시는 인성까지 완벽한 분이시더라. 자신의 일에 철두철미함은 물론 예의 바르며 심성 자체가 곧고 착하신 분이다. 인지도에 따라 변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고수 씨는 늘 변함 없었다.

<U>Q. ‘기쁜 우리 젊은 날’ 라디오 게스트 시절 에피소드라도</U>

라디오 부스 속, 어쩔 수 없이 한 명은 고수 씨 옆에 앉아야만 하는 공간이었다. 멤버들의 권유에 몇 차례 고수 씨 옆자리에 앉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고수 씨 얼굴이 잘 안 보이는 자리더라.(웃음) 그래서 옆에 앉지 않고 얼굴이 잘 보이는 왼쪽 사선 자리를 고수했다.

<U>Q. 결혼은 언제쯤 하고 싶나</U>

기왕 늦은 것 어설픈 나이보다는 더 늦게 가고 싶다. 누군가를 일부러 만나려고 하다가는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것 같다. 내 성격 상 일과 사랑을 동시에 하기는 힘들 것. 지금은 일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U>Q. 이희진의 ‘30대 숙제’는 무엇인가
</U>
몇 년 전부터 연기 ‘과도기’다. 한 단계를 넘고, 깨고 싶다. 조금 더 리얼하고 편안한 연기를 하고 싶다. 말하듯이. 그 틀을 깨서 놀고 싶다.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일대일, 나와의 싸움이다.

<U>Q. 내가 살고 싶은 삶</U>

직업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즐기면서 살고 싶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성격이지만 폭넓은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공연이나 연극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짜릿한 연기의 매력을 느꼈고 연기를 오래하기에는 공연이나 연극이 가장 좋은 교과서인 것 같아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 “이건 죽었다 깨어나도 ‘이희진’이 해야 해!”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

<U>Q. 대중들에게 각인되고 싶은 이미지는</U>

예전에 박근형 선생님께서 주인공은 주인공만이 가지는 색깔이 있고, 그만의 아우라가 존재한다고 하셨다. 주인공은 폭 넓고 다양한 연기를 할 기회가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늘 정해진 캐릭터가 있지 않은가. 아직은 좀 더 다양한 인생을 여러 역할을 통해 경험하고 다양성에 대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 말투와 표정이 농익어 연륜 있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 한 대사를 하더라도 맛나게.

<U>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U>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다. 20~30대 분들은 베이비복스의 화려했던 이희진을 기억하시고는 지금의 이희진을 안쓰럽게 보시기도 하더라.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진실된 연기에 도전하고 있는 배우 이희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10대 친구들에게는 조금은 덜 예쁘더라도 ‘연기 잘하는 옆집 언니’로 남았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엄마 이희진’이 주인공이 되어 한숨 한 번으로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도록 할 것.

기획 진행: 안예나,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남우림
의상: 스타일난다, 주줌, 락리바이벌
시계: 베카앤벨
슈즈: 주줌, 바네미아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EAST점 혜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EAST점 희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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