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재인 ‘리퀴드’,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①

입력 2015-06-29 08:20   수정 2015-06-29 08:22


[bnt뉴스 김예나 기자] 어차피 흘러간다. 굳이 안간힘 다해 힘쓰지 않아도 괜찮다. 가수 장재인이 소원하는 ‘리퀴드(Liquid)’한 삶이 바로 그렇다.

3년 만의 새 앨범 ‘리퀴드’를 들고 가요계 컴백한 장재인과 한경닷컴 bnt뉴스가 만났다. 한 시간의 대화를 통해 드러난 장재인은 솔직하고 대담했고, 과감하고 발칙했다. 어떤 질문이든 구태여 숨기려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오는 대답이 거침없었다.

“어떻게 지냈느냐”는 첫 질문에 베시시 웃는다. “즐겁게 지냈다”는 첫 대답과 함께.

“정말 즐겁게 지냈어요. 자주는 아니지만 친구들과 가끔씩 여행도 다니고요. 맛있는 거, 안 맛있는 거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이 먹었어요. 꾸준히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체력도 많이 키우고요. 그중 일상생활에서 저 혼자 해야 하는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가령 은행 업무 같은 거요. 어린 시절 데뷔를 해서 아직 잘 몰랐거든요. 두렵기도 하고 낯도 많이 가렸고요. 지금은 부딪히는 법도 알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알게 됐어요.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옹골지다. 조목조목이 전하는 말투에서 성숙함이 전해진다. 아직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감각적인 단어에 감탄한다. 기분 탓일까.

“열두 살 때부터 어떤 단편적인 감정을 하나의 짧은 글로 표현했어요. 그때부터 쌓이다보니 가사 쓰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저는 편한 가사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감각적인 가사가 좋아요. 생생하지 않고 풀죽은 가사들은 과감히 없애고 다시 썼어요.”


“세 발자국 정도 떨어져 보게 됐어요.”

‘리퀴드’는 오늘날 남녀 간 사랑 방식을 장재인의 시선으로 담아낸 앨범이다. 흐르는 액체를 뜻하는 ‘리퀴드’처럼 사랑 역시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내용을 담고자 했다. 궁극적으로는 남녀 관계를 포함, 모든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관계가요, 고형적이지 않더라고요. 정말 유동적이에요. 있다가도 사라지고, 없다가도 다시 생기고요. 비단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가 다 그래요. 입원해 있는 동안 자연스럽게 관계가 정리가 되면서 모든 일에 세 발자국 정도 떨어져서 보게 됐어요. 누가 나쁘다고 할 문제는 아니에요. 원래 흐름이 그렇던데요. 그걸 알게 되니까 편해졌어요.”

언젠가 스물다섯을 떠올려본다. 무척이나 패기가 넘쳤던 그때를. 과연 ‘리퀴드’한 삶의 방식에 대해 감히 생각이나 해본 적이 있었던가. “스물다섯 살의 생각이라기엔 너무 어른스럽다”고 말하자 장재인은 “그게 제 천성이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저도 20대 초반에는 패기가 있었어요.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해’가 강했죠. 지금은 달라요. 만약 안 되더라도 다음에 또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 방향도 열어뒀고요.”


“놓을 순간엔 놓아야죠.”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는 장재인의 열린 시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윤종신이 작곡, 장재인이 작사한 노래로, 하룻밤을 함께 보낸 낯선 관계의 남녀를 그렸다.

“남녀 관계 속 배려와 존중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뭔가 재밌는 상황이 필요했어요. 독특한 상황으로 메시지를 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게끔 말이에요. 자유분방한 남녀 관계를 묘사하고 싶었어요.”

노래 속 여자는 어색한 분위기에 심각해질 필요 없다고 남자를 토닥인다. 소위 ‘쿨하다’고 여겨질 법한 태도다. “괜찮지 않다고 하는 편이 더 솔직한 거 아니냐”고 따져 묻자 장재인은 또 한 번 베시시 웃는다. “그냥 그게 솔직한 제 감정이다”는 대답과 함께.

“가사는 아주 솔직한 제 감정들에서 나온 거예요. 사실 저는 ‘리퀴드’하지 않아요. ‘리퀴드’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죠. 노력도 하고요. ‘놓을 순간에 놓자’는 마음을 가지려고 하고 있어요.”

덧붙여 장재인은 “옛날에는 물음표를 많이 가졌다. 그때 도달한 결과는 모든 일이 제 맘대로 안 된다는 거다. 특히 사람에 관해서는 더 그렇더라. 그래서 더욱 존중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화는 깊어졌다. 쨍쨍한 어느 오후의 인터뷰 치고는 대단히 멜로우한 감성으로 가득했다.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었다. (사진제공: 미스틱엔터테인먼트)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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