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7종의 쏘나타를 앞세워 폭스바겐 파사트와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전략을 밝혀다. 특히 쏘나타 1.6ℓ 터보 GDI, 1.7ℓ VGT를 파사트 1.8ℓ TSI, 2.0ℓ TDI의 직접 경쟁차로 내세워 폭스바겐을 공략할 방침이다. 실제 각 차의 제원을 비교하면 현대차가 파사트의 판매공세 저지를 위해 쏘나타 틈새제품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쏘나타 1.6ℓ 터보 직분사와 어깨를 견줄 차종은 파사트 1.8ℓ TSI다. 배기량은 쏘나타가 200㏄ 정도 작지만 출력은 180마력으로 10마력, 토크는 27.0㎏·m로 1.5㎏·m 높다. 효율도 쏘나타 1.6ℓ가 복합 기준 ℓ당 13.1㎞로 파사트 1.8ℓ보다 1.5㎞/ℓ 좋다. 물론 두 차종 간 성능 차이는 크지 않지만 현대차가 쏘나타 1.6ℓ 직분사 터보를 개발하면서 파사트의 제원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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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파사트 2.0ℓ TDI의 대항마로는 쏘나타 1.7ℓ VGT를 지목했다. 마찬가지로 성능과 효율면에서 근소하게 앞선다. 심지어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엔진회전구간도 1,750~2,500rpm으로 두 차가 같다. 그러나 복합 기준(18인치)으로 효율은 쏘나타 1.7ℓ가 ℓ당 16.0㎞로 파사트의 14.6㎞를 능가한다. 현대차로선 쏘나타 1.7ℓ VGT의 주력시장이 유럽이라는 점을 감안, 파사트 2.0ℓ 디젤보다 앞서야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국내에서 부각시키는 쏘나타의 장점 중 하나는 가격이다. 파사트는 1.8ℓ TSI가 3,530만 원이며, R패키지는 3,730만 원이다. 반면 쏘나타 1.6ℓ 터보 직분사는 가죽시트와 후방카메라 등 모든 선택품목을 장착해도 3,155만 원이다. 또 파사트 2.0ℓ TDI가 3,970만 원인 데 비해 쏘나타 1.7ℓ VGT는 3,160만 원(풀옵션)다. 현대차로선 국내 생산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확실히 다지는 모양새다.
현대차 관계자는 "편의품목 등을 비교하면 파사트보다 월등히 앞서는데도 가격은 저렴한 게 쏘나타의 유리한 점"이라며 "국산차와 수입차 구도가 아니라 제품 대 제품 간 비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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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쏘나타의 직접적인 경쟁차로 국산차가 아닌 파사트를 염두에 두는 건 국산차에선 쏘나타의 경쟁차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더구나 폭스바겐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에 위협을 줄만큼 점유율을 높여 가는 중이다. 따라서 쏘나타 틈새제품으로 국내 중형차시장에서의 아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파사트의 공세를 방어하는 셈이다. 또 현대차측은 "유럽에서도 쏘나타의 경쟁차종은 파사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최근 거세지는 수입차 공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 외에 제품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7가지 쏘나타 외에 그랜저 디젤 및 하이브리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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