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조혜진 인턴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제가 헤어지는 걸 싫어해요. 헤어질 때도 ‘잘 가’ 이러지 ‘안녕’ 이러면 되게 속상하거든요.”
솔직하게, 보는 입장에서도 또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서이안이 연기한 목지원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평이다. 그럼에도 서이안은 그런 목지원과 헤어짐이 쉽지 않았다.
최근 MBC 드라마 ‘맨도롱 또똣’(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서이안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의 이별이 아쉬운, ‘배우’였다.
여태까지 본적 없던 캐릭터, 목지원을 만나기까지
목지원과 실제 서이안과의 차이점을 물어보자 그는 “전체적으로 너무 달랐다. 그런 분이 있기가 쉽지가 않다”고 대답하며 웃어보였다. 목지원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이 따랐을 터.
“전에 악녀 하셨던 선배님들 모니터를 많이 했어요. 표정이나 제스처 같은 것들을 많이 봤었고, 얘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갔었어요. 드라마는 대본이 중간중간 나오니까. 영화는 한 번에 나와서 캐릭터가 왜 그랬는지 알고 연기를 하지만 얘는 모르잖아요. 그래서 인터넷에 어장관리나 카사노바 하는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상당히 귀여운 방법으로 이해했다. 그의 대답에 작게 웃자, 그때 찾았던 해법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보통 남자들은 첫사랑에 상처받으면 보상심리 때문에 삐뚤어지는 경향이 많다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상상을 하고 했었는데, 진짜 마지막쯤에 지원이가 파혼한 이유가 그거였어요. 그 남자가 바람이 나가지고 거기서 ‘나는 이 약혼을 지키려 노력하고 참았다’는 지원이 대사가 있어요. ‘아 역시나 지원이도 상처 받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쓰럽더라고요.”
그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인물을 이해해야 했다. 서이안은 과연 목지원이 이해가 가는지, 어디까지 이해했는지가 궁금해졌다.
“어떤 사람이든 그런 행동을 하면 ‘쟤 왜 저래’ 이러지 ‘이해간다’ 이러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제가 맡은 역할이니까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얘가 하는 행동에 그냥 ‘그래, 그래’ 이러면서 면죄부를 계속 줬죠. ‘이러는 데엔 무슨 이유가 있겠지’ ‘얘가 어떤 시련이 있었겠구나’ 상상하면서 최대한 이해하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캐릭터가 하는 행동에 면죄부를 줬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만큼 보편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후반부가면서는 지원이가 저니까 그냥 제가 행동하면 그게 지원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점점 자신을 목지원에 맞춰나갔다.
딱 맞는 옷의 목지원을 입기까지
각각 초, 중반 때 느낀 목지원, 그리고 종영 때 까지 촬영을 하면서 느낀 목지원이 각각 어떻게 그에게 다가왔는지 궁금했다.
“초반 때는 이해하려고 해도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어려웠어요. 그냥 지원이라는 자체가. 제 것 같지가 않고, 내가 안 맞는 옷을 입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죠.”
그는 처음부터 솔직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그런 그가 목지원 알아갈수록 옷을 자신에 맞게 고쳐 입기 시작했다. “중반으로 갈수록 이해도가 높아졌다. 악플도 보면서 조금씩 고쳐나갔고, 점점 애착이 갔다. 중에서 후반으로 넘어갈 때는 어떤 사람이 뭐라고 하던 이제 ‘내가 지원인데’ 이런 마음 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지원이니까 내가 하면 그게 목지원이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쉬워지더라고요. 그리고 서이안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발랄함이나, 허당기 같은 것도 조금씩 지원이한테 섞이면서 후반부로 갔을 때는 많이 마음이 안정이 됐었어요.”
그는 자신감 섞인 말투였다.
“실제 성격과도 비슷해져 가서 후반부에는 편했었어요. 그리고 불쌍했어요. 사람들한테 계속 지원이가 욕을 먹잖아요. 얘도 이유가 있을 텐데, 사람들은 주인공의 입장에서 그 주인공의 편만 들지 보통 악녀의 편에서 다시 한 번 생각을 잘 안 해보시잖아요. 그래서 그게 조금 안타까웠죠. 그래서 조금 외롭기도 했어요.”
서이안은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에 대해 이제는 걱정을 하고, 자신이 외롭다고 느끼기 까지 했다. 지금은 그런 목지원을 떠나보냈는지 물었다.
“제가 헤어지는 걸 진짜 싫어해요. 헤어질 때도 ‘잘 가’ 이러지 ‘안녕’ 이러면 뭔가 되게 속상하거든요. 그래서 SNS에 지원이 사진 올렸던 거 보면 다시 생각나고. 대본을 다 모아서 꽂아두는데 그걸 딱 보면 ‘내가 지원이 했었구나’ 싶고, 지금도 약간 꿈같기도 해요”
“지원이를 만났던 게 꿈같기도 하다. 지금 보내주려면 아직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양다리다. 지금 영화 찍으면서 지원이도 조금씩 생각하고 있다”며 많이 고민했던 만큼 정이 들어버린 캐릭터와의 이별 앞에 놓인 그의 시원섭섭한 마음이 느껴졌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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