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부전선’, 아릿한 웃음마저 값진

입력 2015-09-17 13:15  


[bnt뉴스 이린 인턴기자] 짙게 풍기는 땀 냄새와 피내음이 마음을 저릿하게 한다. 그렇게 서부전선에서 시작해서 서부전선에서 끝나는 이들의 아픈 인연은 쉽게 지울 수 없다.

‘서부전선’은 농사짓다 끌려온 남한군 남복(설경구)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 영광(여진구)이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이는 내용을 그린 작품.

1953년 휴전 3일 전의 이야기를 다룬 ‘서부전선’은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까지 비밀문서를 전달해야 하는 두 쫄병 남복과 영광의 3년 같은 3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설경구와 여진구의 만남은 가히 이 작품의 신의 한수다. 날카롭지만 깊은 감정을 품고 있는 베테랑 배우 설경구와 어린 나이에도 묵직한 연기로 남녀노소의 신뢰를 받고 있는 여진구의 만남은 남남케미를 넘어서 두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앞서 ‘실미도’와 ‘박하사탕’에서 군인 역을 맡은 바 있는 설경구는 ‘서부전선’에서 완전히 다른 어리숙한 남한군을 만들어냈다. 보잘 것 없는 한 가장이 전쟁 속에 던져져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바람을 담았다. 여진구 역시 소년과 남자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설경구와 시너지를 일으켰다.

‘서부전선’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될 것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각본을 맡았던 천성일 감독의 첫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 천성일 감독은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허를 찌르는 대사들과 기막힌 상황 설정을 ‘서부전선’ 식으로 고스란히 담아 현실감 넘치는 한 편의 드라마를 그려냈다.

천성일 감독, 그리고 배우들과 더불어 극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탱크 역시 실제 6.25 당시 인민군이 소련군에게 지원받아 사용했던 기종을 재현해 관객들에게 리얼함을 전달한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가족처럼 진정한 관계를 쌓아가는 그들의 이야기에는 남한군과 북한군이기에 느끼는 감정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우리들의 삶을 담았다. 그 속에서 관객들은 천성일 감독의 언어의 맛과 맞춤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열연,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이입할 수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갈 것이다.

한편 ‘서부전선’은 24일 개봉 예정이다. 러닝타임 112분.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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