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꽃잠프로젝트, 내면을 들여다봐요

입력 2015-11-02 08:00  


[bnt뉴스 김예나 기자] 묘한, 그 느낌이 좋다. 잠시만 눈을 감고 멍하니 앉아 있고 싶다. 그렇게 가만히, 아주 가만히, 더 가만히.

최근 첫 번째 정규 앨범 ‘룩인사이드(Look Inside)’를 발표한 어쿠스틱 팝 듀오 꽃잠프로젝트를 한경닷컴 bnt뉴스가 만났다. 꽃잠프로젝트는 그룹 이바디 출신 프로듀서이자 드럼, 건반 등의 멀티 플레이어 거정과 보컬 이지로 구성됐다.

그들의 첫 앨범 ‘룩인사이드’는 꿈, 사랑, 가족 그리고 일상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꽃잠프로젝트 특유의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번 앨범은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위트 있게 그려낸 타이틀곡 ‘홈(Home)’을 비롯해 ‘미스터 맥클레인(Mr. McClain)’ ‘폴인러브(Fall in Love)’ ‘헬로(Hello)’ ‘드림(Dream)’ ‘그대는 어디 있나요’ ‘온오프(On Off)’ ‘스윗러브(Sweet Love)’ ‘아이라이크유(I Like You)’ 등 모두 10곡이 수록됐다.


◇ ‘룩 인사이드’, 천천히 이야기하듯

‘룩 인사이드’는 전체적으로 잔잔하면서도 통통 튀고, 서정적이면서도 발랄한 선율들의 연속이다. 이 무슨 아이러니함인가 생각 든다면 직접 들어보길 권한다. 그래도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빠르고 자극적인 비트가 주인 요즘 음악들에 익숙해진 귀가 잠시나마 쉴 수 있는 느낌이랄까. 이토록 여유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앨범의 분위기를 좌우한 가장 핵심 포인트는 이지의 보컬 표현법에 있었다. 거정은 “이지에게 샤우팅(소리 지르는) 하거나 기교를 보이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저 천천히 이야기하듯 불러야 곡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담담하게 읊조리는 보컬 표현법이 이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알앤비부터 어쿠스틱, 록 등 다양한 음악을 했다. 이번 앨범은 제게 새로운 색깔을 찾는 시도와도 같았다. 저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던 습관적인 기교를 빼기가 쉽지 않았다. 자꾸 오빠(거정)가 ‘빼라, 빼라’고 하니까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의식하게 되더라. 하지만 새로운 보컬 색깔을 찾는 과정이기에 재밌었다”고 털어놨다.

앨범 작업 기간 내내 이지는 가장 잘 맞는 보컬적 표현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거정은 이지의 반짝이는 눈을 잊을 수 없다며 “일종의 성장기라 생각했다. 이지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면서 제 신인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지에게 특별한 기교를 요구한다기보다 곡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물론 경험이 있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경험이 없을 경우에는 이지가 자연스럽게 곡의 상황을 연상하고 이해해서 표현할 수 있도록 끌어줬어요. 돌이켜보면 이지는 특별히 연기를 한 게 아니라 곡을 이해하고 그대로 잘 표현해 낸 것 같아요.”(거정)

“만약 단순하게 연기를 하라고 했다면 이해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만족도도 낮았을 것 같아요. 오빠는 항상 저와 대화를 하면서 소통하려고 노력했어요. 곡의 가사나 상황을 제게 공감시키면서 ‘어떤 기분이 들어?’ ‘이런 감정 느껴본 적 있지 않아?’ 라고 끌어줬죠. 그렇게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곡이 완성된 것 같아요.”(이지) 


◇ 소통의 연속…공감의 결과물

인터뷰 내내 서로를 바라보며 “그렇지?” “응?” 라는 말로 확인의 확인을 거듭하는 두 사람. 바로 이러한 모습이 두 사람만이 갖는 소통의 방식이리라 여겨졌다. 타이틀곡 ‘홈’ 역시 두 사람만의 소통으로 완성시킨 결과물이었다.

“아주 즉흥적으로 만든 곡이었어요. 하루는 이지가 작업실에 왔는데 너무 피곤해 하길래 한 숨 자라고 했죠. 비가 오는 날이었어요. 3시간을 자더라고요. 그 시간 동안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는데 빗소리와 이지의 새근거리며 자는 모습에서 제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렇게 금세 만들었죠. 한 30분 만에 만든 것 같아요. 자는 이지를 깨워서 들어보라 했더니 아주 좋아하더라고요.”(거정)

“자다가 일어나서 정신은 없었어요.(웃음) 그런데 ‘홈’의 가사를 가만히 듣는데 가족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레 연상되는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대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할머니 손에 자랐거든요. 그 부분에서 많이 공감이 갔어요.”(이지)

곡에 삽입된 닭과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자 이지는 “사실 제가 직접 녹음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지는 “원래 키우는 고양이들의 소리를 녹음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따오려니 너무 인위적이었다. 그래서 제가 직접 했다”며 수줍은 듯 웃었다.

영락없는 스물두 살의 예쁜 감성이다 싶은 순간이다. 사실 두 멤버는 22년의 나이 차이를 갖고 있다. 음악 작업에 있어서 나이 차이가 큰 문제가 되겠나 싶지만 같은 팀을 꾸려 나가는데 있어 세대 차이는 무시하지 못할 터.

이에 대해 거정은 “음악이라는 큰 공감대는 두 사람이 맞지만 세대 차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 솔직히 완전히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이지의 개인 활동을 충분히 존중하기로 했다. 저 역시 여러 팀을 해봤고,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특정한 울타리 안에 이지를 가둬두기 보다 방목의 개념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지에게 나이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와는 별개로 거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저는 나이 차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다만 오빠는 계속 활동을 해 왔지만 저는 처음이기에 어떻게 따라 가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첫 번째 EP 앨범을 내고 그 부담이 사라졌다. 혹시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오빠와 상의하면서 다 극복할 수 있는 문제였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 맞춰가는 과정…자유로운 방식 그대로

두 사람의 시작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거정의 말을 빌리자면 “아직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이지가 받아들이기에 거정의 작업 방식은 거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거정은 “워낙 깨끗한 친구다 보니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힘들었을 것이다. 때문에 달래주기도 하고, 지적도 하면서 이지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이지가 울기도 많이 울었고, 두 어 번 갈등도 겪으면서 완성된 것이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처음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듯, 앞으로도 맞춰가는 과정의 연속일 거라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특별한 변화를 꾀하거나 도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 전부라고 하기엔 이들의 무궁무진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향한 음악 팬들의 기대치가 높은 것이 사실.

“지금의 모습이 다라면 슬프죠. 꽃잠프로젝트에게는 충분한 여유와 공간이 존재하고 있다고 여겨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역시 어떻게 변할지 감이 안 와요. 그래서 더 기대되기도 하고요. 이지가 저보다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건 맞지만 저 역시 가만히 있는 건 아니에요. 저도 계속해서 노력하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으니까요. 저와 이지가 함께 맞춰가는 부분들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거정)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는 계획을 따로 세우기보다 그때그때의 느낌대로 활동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이어갈 수도 있고, 커다란 밴드 사운드의 음악도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여러 가지 계획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지금 저희가 해왔던 방식대로 자유롭게 이뤄나가고 싶어요.”(이지)

한편 꽃잠프로젝트는 이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웨스트브릿지에서 ‘룩인사이드’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소중함을 진심으로 느낄 때 진정한 내면을 바라보게 되듯, 음악을 통한 꽃잠프로젝트와의 소통과 교감의 시간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제공: 플럭서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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