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t뉴스 김예나 기자] “이제는 저를 사랑할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최근 새 싱글 ‘울고 분다’를 발표한 가수 주(JOO)가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울고 분다’는 주 특유의 감성과 섬세한 감정표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의 주를 만날 수 있다.
주에게 있어 지난 5년의 시간은 자신의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을 찾는 시간이었다. 무대를 향한 그리움을 가졌지만 걱정과 두려움 역시 컸다. 때문에 공백 기간 동안 주는 가수라는 직업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순수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찾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몰랐거든요. 그만큼 제 자아를 잘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요. 20대가 돼서 조금씩 저에 대해 생각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됐어요.”

◇ ‘남자 때문에’ ‘나쁜 남자’…애절한 감정 표현 뒤 남모를 고충
지난 2008년 ‘남자 때문에’에 이어 2011년 ‘나쁜 남자’까지 연이어 히트시키며 여성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힌 주. 출중한 보컬 실력뿐만 아니라 나이답지 않은 애절한 감성 표현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당시 주는 남모를 고통을 안고 있었다.
“솔직히 제가 어떤 생각을 가졌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았는지 가물가물해요. 그 정도로 그 당시는 정신없는 나날이었어요. 뭔가 남은 게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훅 지나간 느낌이랄까요.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 같아요.”
“‘남자 때문에’를 불렀을 때 제 나이가 열아홉 살이에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그 노래를 제 관점이나 느낌에 충실하기보다 프로듀서님의 디렉팅을 최대한 따랐어요. 물론 노래 속 주인공이 너무 불쌍했고, 같은 여자로서 측은하다는 마음이 있었죠. 하지만 그때는 그 모든 감정들이 막연했어요. 대충 이런 느낌이겠거니 추측하면서 불렀던 것 같아요.”
감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슬픈 영화도 추천 받아 보고, 책도 읽어봤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때는 주위 친구들의 자문도 구해봤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완벽히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간접 경험에서 얻은 느낌을 곡에 녹여내려 부단히 애썼다.

◇ ‘울고 분다’…담담하게 모든 감정을 내려놓고
그리고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나이도 2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여느 20대 여성으로서의 삶도 충분히 즐기며 살고 있다. 이제는 조금 더 떳떳한 가수로 대중 앞에 서고픈 마음이 들던 찰나 주는 신곡 ‘울고 분다’를 만났다.
주는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기존 발라드와는 다른 색깔의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곡의 진행이나 멜로디 구성이 특이했다. 또 사랑의 상처에만 공감할 수 있는 가사가 아니어서 좋았다. 어떠한 이유든 자기 안에 슬픔이 있고, 한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쉽지만은 않은 곡이었어요. 그래서 더 욕심이 났어요. 제가 부르면 어떤 느낌이 날까 궁금할 정도였어요. 무엇보다 시적인 가사가 너무 좋았어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떠나가는 남자를 향한 읊조림이잖아요. 아직 그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니까 더 슬펐죠. 체념하는 마음도 들고요.”
진지한 어투로 곡에 대해 설명하는 주의 모습이 꽤나 담담했다. 신곡 ‘울고 분다’가 갖고 있는 감정과 닮은 모습이랄까.
“학교 다니고 뮤지컬 하던 지난 5년이란 시간동안 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만이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슬픈 가사일수록 담담하게 불러야 리스너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도 느꼈고요. 직접적으로 ‘슬퍼요’ ‘아파요’ 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모든 감정을 내려놓는 편이 어떤 감정이든 극대화 되는 것 같아요.”

◇ 5년의 시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아픔에 무뎌졌다는 표현이 적절할까 싶지만 그 정도로 주는 더 이상 어리고 여린 소녀가 아님이 분명했다.
그는 “쉬면서 간이 커졌나보다. 이제는 악플도 직접 다 찾아서 읽어본다. 어릴 때는 겁이 났지만 지금은 오히려 궁금하기까지 하다. 저 역시 신기하다. 어떻게 보면 굳이 열지 않아도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연 셈인데, 저는 이 과정이 저를 단련시킬 수 있는 방법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분명 어린 시절에는 원망도 컸어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지?’ 하고 남 탓으로 돌리고 싶기도 했는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게 일어난 일들은 언젠가 분명 한 번쯤 곪아 터질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의 저도 저고, 지금의 저도 저잖아요.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예전에 외면하고 살았던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도 잘 해요. 그때 뭐가 억울했고, 지금은 이렇게 생각을 한다는 등 다 털어놓고 나면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더 잘 생기는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일찍 받아들이고 내려놓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도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에 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솔직하게, 조금 더 인간적으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 중 가장 필요한 건 자기애, 즉 자신을 향한 사랑이었다. 그는 “저를 사랑해야 한다고 여긴 건 불과 1년 조금 넘은 것 같다. 그 전에는 제 스스로 너무 냉정했고, 작은 실수 하나 조차 용납하지 못했다. 거기에 여러 제약과 제한을 뒀으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그런데 언젠가 제 보컬 선생님이 ‘너 스스로에게 왜 이렇게 냉혹하냐. 너 자신을 돌아보지 않느냐’는 말을 하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 스스로 저를 외롭게 만든 것 같아요. 저에 대해 너무나 각박했거든요. 이제는 저를 조금 풀어주려고 노력해요. 실수를 해도 ‘그래, 그럴 수 있어’ 하고 넘어간다거나 다른 사람들도 누구나 긴장한다는 걸 받아들이고요. 저는 지금 제가 저를 사랑하고 생각하는 이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솔직해지고 싶어요. 겁이 나면 난다고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 속에서 제 생각은 이렇다고 말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저를 숨기기에 급급했거든요. 특히 발라드 가수니까 말도 하면 안 됐고, 늘 신비로워야 했어요. 이제는 그런 모습 싫어요. 조금 더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가고 싶고 소통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몰랐던 제 모습을 더욱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5년이라는 공백의 시간, 그 길고도 긴 여정을 잘 참고 돌아온 주가 반갑다. 긴 기다림 끝에 다시 돌아온 만큼, 이제는 아무 걱정 없이 당당하고 씩씩하게 가수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사진제공: 울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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