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승희 “연기 인생,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입력 2015-11-23 17:10   수정 2015-11-23 18:19


[박시온 기자] 이렇게 솔직한 여배우가 어디 있을까 배우생활을 하며 더는 내려갈 곳이 없다고 말한 그는 올라갈 길만 남았다고 했다. 어느덧 경력만 9년 차 여배우인 그는 드라마를 시작으로 한 단계 한 단계 걸어 올라가고 있다. 패션모델을 하다 갑작스럽게 연기를 시작하며 제대로 배워 본 적도 없는 연기를 하며 그는 힘들었다고 했다.

오디션 탈락 후 자존심 때문에 들어간 극단에서 제대로 된 연기를 배운 후, 연기의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이제 누구보다 연기욕심이 많은 배우다. 브라운관에 예뻐 보이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기보다 촬영을 위해 구태여 살을 빼지 않으려 한다는 그는 지금까지 만나본 어떤 배우보다 연기에 대해 진중했다.

bnt와의 첫 화보촬영 소감
오랜만에 화보촬영이라 많이 떨렸어요. 원래 연기자를 하기 전에 패션모델을 오래 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나네요. 그때는 경험이 많았는데 작년과 올해 같은 경우는 촬영이 너무 많아서 기회가 없었어요. 2~3년만에 패션화보 촬영을 해서 설렜어요.

최근 출연했던 울지 않는 새가 100부작인데 찍는 내내 힘들지 않았나요?
그 전에 출연했던 TV소설 순금의 땅이 160부작이여서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어요. 초반에는 여태까지 해본 적 없는 역할을 해서 적응이 안됐었죠. 우는 장면도 많았고요. 수면시간도 적은데다 대사량까지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유미라는 캐릭터가 감정선이 복잡미묘해 제 실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제 성격이 원래 스태프랑 매니저들 다 친하게 지내는데 역할에 집중하다 보니까 예민해져서 주위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했어요.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주위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 같아요. 어떻게 이겨냈나요?
부모님 역할로 나온 오현경 선배님과 김유석 선배님한테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딜레마에 빠질만하면 선배님들이 붙잡아줬죠. 제가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분은 오현경 선배님이에요. 가만히 있어도 먼저 알아봐주고 다가와서 안아주신 분은 김유석 선배님이죠. 두 분께 너무 감사해요.

연기자가 되기 전 패션모델을 했었나요?
원래 꿈이 패션모델이었어요. 모델 일을 하면서 ‘이제 이 직업으로 밥 먹고 살아도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좋은 계기로 외국으로 나가서 모델 활동을 했죠. 갔다 오면 박둘선, 이소라 언니처럼 성공해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오니 저의 존재가 잊혀 있었어요. 트렌드가 바뀌어서 더 이상 저처럼 얼굴과 눈이 동그란 동양 모델을 찾지 않았어요. 그때 우연한 계기로 광고를 찍게 되고 말 그대로 대박이 났어요.

그 광고가 어떤 광고였나요?
10대가 사용하는 화장품이에요(웃음). 이름만 들으면 다 알만한 제품이죠. 그 광고로 인해서 그 당시 제일 잘나가던 드라마에 중간투입이 되고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어요.

연기는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었나요?
네 그래서 드라마 촬영장에 가면 연기를 너무 못한다고 욕이란 욕은 다 들었어요. 그때는 광고도 많이 찍어서 왜 내가 욕먹어가면서 연기를 해야 하나 연기자의 길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죠. 그때 지금 회사 이사님이 전에 송강호, 문소리 담당 매니저였어요. 어디를 가나 떵떵대며 자신 있던 사람이 저를 데리고 오디션에 갔다가 큰 망신을 당했어요. 그때 제 자존심이 너무 상하더라고요. 그래서 극단에 들어가면서 제대로 된 연기 공부를 시작했는데 연기의 매력에 빠졌죠.

연극을 하면서 드라마 출연도 했었나요?
연극을 하면서 중간에 틈틈이 드라마를 했지만 빛은 못 봤어요. 주인공 친구의 역할부터 중간에 투입해서 빠지는 작은 역할까지 많이 해봤죠. 극단에서의 연기를 그만두고 시작한 게 시크릿 가든이었는데 그때 그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칭찬을 받을 때 처음으로 연기에 대해 희열을 느꼈어요. 그리고 나서 어쩌면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별반 모델일과 연기자의 일이 다를 게 없다 느꼈죠. 욕심을 부리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시크릿 가든이 연기에 있어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네요.
그전에는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저에게 시크릿 가든이 연기에 있어서 전환점이자 고생의 시작이었죠(웃음).

고생의 시작요?
네. 고생 많이 했어요. 그 드라마에 출연한 사람 중에 잘 안 풀린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그때 제가 침체기였거든요. 사람들의 기대치는 높은데 그다음부터 했던 드라마가 전부 시청률이 낮았어요. 시크릿 가든에 출연했다는 감독님들을 사로잡을 타이틀의 약발이 다 떨어진 거죠. 그리고 슬럼프가 왔죠.

슬럼프는 어떻게 이겨냈나요?
김명수 선배라고 같은 극단 선배였어요. 그분께 많이 배웠죠. 연기 외에도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 등 요. 순금의땅과 천추태후에 같이 출연했는데 두 작품 다 제 오빠로 나왔어요. 제게는 특별한 선배님이에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 있나요?
액션이요. 우리나라에 여자 액션배우 생각하면 하지원 언니밖에 없잖아요. 하지원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사실 제가 몸 쓰는걸 정말 좋아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차에 치이고, 바닷가에 빠지는 위험한 장면들을 찍은 적 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액션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승희씨 눈빛이 굉장히 좋아요.
제가 눈동자에 초점이 별로 없어요(웃음). 누군가가 초를 피우고 계속 쳐다보면 눈이 깊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진장 봤어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양초 피우는걸 좋아하기도 하고요(웃음). 사실 그것 때문에 사연 있는 눈이 생긴 건 아닌 거 같지만. 한번 사연 있는 역할 해보고 싶네요.

도전해보고 싶은 역은 있나요?
수애선배님의 야왕 같은 역 해보고 싶어요. 겉으로는 불쌍하면서 가녀리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독하고 성공에 대한 욕망도 있잖아요. 그런 지킬앤하이드 같은 역에 너무 도전해보고 싶어요.

같이 작품하고 싶은 배우는?
하고 싶은 사람은 수없이 많죠. 미우나 고우나 때 저의 시어머니로 김혜숙 선배님이랑 다시 한 번 연기해보고 싶어요. 친해지면 왠지 선배님의 연기 노하우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어떤 연기가 좋은 연기인지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서 욕심상 만나 뵙고 싶어요.

남자배우는 따로 없나요?
저 샤이니 온유씨 엄청 좋아해요. 이번에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에서 연기를 한다고 들어서 우연히 보러 갔거든요. 근데 너무 잘하더라고요. 그리고 정만식 오빠요(웃음). 요즘 너무 잘 되셨는데 전에 같이 연기했었기도 하고 그때 좋은 기억들이 많아서 다시 해보고 싶어요. 만식 오빠랑 저랑 괜찮아 사랑이야의 성동일 선배랑 진경 선배가 했던 역할 하면 너무 잘할 거 같아요(웃음).


좋아하는 남자스타일은?
교회오빠 같은 느낌을 좋아해요. 순하고 착할 거 같은 느낌. 원래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배우가 박용하씨였어요.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엄청 울었죠. 제일 좋아했던 배우에요.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누군가요?
오현경 선배님이요. 전에 출연했던 왕가네 식구들을 보고 편견이 있었어요. 그 드라마에서 연기를 정말 잘하셨잖아요. 분명 그런 면이 있으니까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 거다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어요. 너무 착하시고 배울 점이 정말 많은 분이에요. 제가 과연 나중에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요.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천추태후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저의 두 번째 드라마였는데 분량도 적을뿐더러 아역이라서 8회만에 끝났거든요. 그때 감독님이 저를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회식 때 마이크로 “문덕이 수고했어”라고 하셨는데 처음으로 받아본 배려라서 너무 감사했어요. 전 작품에서 너무 욕을 많이 먹어서(웃음). 말 한마디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쇼미더머니 관람 인증샷이 공개된 적이 있어요. 힙합 좋아하나요?
쇼미더머니4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 후로 힙합에 빠졌어요. 다른 시즌은 안 봤는데 쇼미더머니4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죠. 제 녹화장이 드라마 바로 옆 세트장 이라서 가서 봤어요(웃음). 거북선이라는 노래에 빠져서 지코를 꼭 봐야겠다 결심했죠. 그때 당시에 응원한 래퍼는 베이식이에요(웃음).

특히 좋아하는 래퍼가 있다면?
지코랑 팔로알토 좋아해요. 힙합에 빠져서 랩 비트쇼도 가고 힙합노래를 즐겨 듣고 있어요.

백승희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성격은 호불호가 강해서 좋고 싫고 가 분명해요. 다혈질인 면도 있고요. 그런데 반면에 단순해서 금방 까먹어요. 그래서 화내고 금방 풀어지죠. 저 때문에 주위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에요. 전에는 친구한테 “너만 다 풀리면 다야?”라고 들어 본 적도 있어요(웃음). 고쳐야 하는데 고치기 힘드네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몸매비결 알려주세요.
저 지금 살 엄청 쪘는데(웃음). 26살 때까지 50kg를 넘어본 적이 없어요. 깡마른 체구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얼굴 살은 빠지고 몸살은 안 빠지더라고요. 근데 살이 조금 찌우니까 핏은 별로라도 체력이 생기더라고요. 촬영할 때 밤샘 촬영 등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겨서 구태여 빼지 않았어요. 다이어트 할 때는 그냥 아무것도 안 먹어요. 제일 효과가 좋은 건 안 먹는 거에요. 그리고 다이어트 보조제도 먹어요(웃음).

다이어트 보조제요? 효과가 있나요?
저는 효과가 있더라고요(웃음). 운동하면 오히려 식욕이 생겨서 급할 때는 운동 말고 그냥 굶어요(웃음).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피부 트러블이 올라온다 싶으면 아무것도 안 발라요. 일주일에 하루는 무조건 아무것도 안 바르고 자죠. 그러면 자는 사이에 유분이 올라와서 피부가 더 좋아져요. 피부과에서도 화장품을 많이 바르지 말라고 하고요(웃음). 피부가 당기면 레몬을 식염수에 짜서 하루 정도 숙성시켜 놓고 미스트처럼 뿌려요. 냄새도 좋고 미백에도 효과가 있어요.

현재 나이 30. 연애 계획은?
여자 나이 30에는 해도 안 하는 척. 안 해도 하는 척 해야 한대요. 근데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안 해도 하는 척을 해야 하는데 요즘엔 썸만 타다 끝나요. 아무래도 나이가 어느 정도 드니까 쉽게 만나기 어렵더라고요. 간보고 있어요. 요즘(웃음).

이상형은 어떤 남자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이상형을 하나로 표현 하자면 박용하씨요. 성격은 저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요. 일단 제가 화나면 흥분을 가라앉혀놓고 풀어주고 보듬어 주는 사람요. 그리고 제가 어린 연애하는 걸 좋아해요. 알콩달콩 편지 쓰고 그런 거요(웃음). 조금 피곤한 스타일인데 저랑 그렇게 연애할 수 있는 남자 만나고 싶어요. 찾기 어렵지만.

싫어하는 남자 타입 있나요?
잠 많은 남자 싫어해요(웃음). 제가 뭐 했어? 하고 물을 때 잤어. 라고 답하는 남자가 싫어요. 잠자느라 제 연락 안받고, 안 만나고, 약속 어기고 그런걸 너무 싫어해서 차라리 잠 없는 남자가 좋아요(웃음).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인지는 잘 모르지만 어떤 남자가 나쁜 남자인지는 확실하게 알아요(웃음). 그런 경험 상으로 잠 많은 남자 치고 좋은 남자가 별로 없었어요.

결혼계획은 있나요?
탄탄하게 연기를 하고 자리를 잡으면 결혼을 하고 싶어요. 제가 빤짝할 시기가 지났고 오지도 않을 거라 생각해요. 선배님들 중에서도 문정희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연기력도 워낙 탄탄하고 자리를 다 잡아놓고 결혼한 뒤에도 더 좋은 모습과 연기를 보여주잖아요. 그 언니가 결혼한다고 색안경 끼고 본다거나, 캐스팅에 문제가 생기거나, 팬 수가 줄어든다거나 하지 않았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앞으로 배우 백승희 앞에 붙었으면 하는 타이틀이 있나요?
희대의 악녀. 이번에만 사연 있고 그나마 착했던 역할을 했는데 그 전에는 피도 눈물도 없었던 캐릭터 연기를 많이 했어요. 근데 이왕 할거면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처럼 정말 나쁜 역할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서브 주연이 대상을 타기란 정말 쉽지 않고 우리나라에 없었던 케이스잖아요. 제가 사실 많은 악역을 했지만 이렇게 타이틀이 안 붙은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거든요. 이왕 한다면 그렇게 나쁜 역할을 해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고 싶어요.

백승희의 연기 점수는?
저는 아직도 오디션을 가면 리딩을 못해요. 저 사실 리딩에서 잘린 적 정말 많아요. 그래서 첫 촬영이 들어가면 다들 놀래요. 제가 연기를 잘해서가 아니라 리딩 때에 비해 잘하니까. 잘 할 수 있으면서 왜 못했어? 라는 질문을 많이 봤는데 저도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게 아니에요. 저도 잘하고 싶은데 그렇게 잘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연기 점수를 못 매겨요. 완전한 연기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 항상 제 연기에 만족스럽지 않아요.

기획 진행: 박시온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관형
의상: 레미떼, 딘트
레깅스: Let’s diet
슈즈: 데일라잇 뉴욕
시계: 베카앤벨
선글라스: 룩옵티컬
액세서리: 미드나잇잉크, 딘트
헤어: 보이드바이박철 수경 실장
메이크업: 보이드바이박철 다혜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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