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을’ 이열음, 감사함을 씨앗으로 성장하는

입력 2015-12-08 16:10   수정 2015-12-08 17:47


[bnt뉴스 조혜진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안다. 감사한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노력한다. 성인임에도 교복을 입는 것에 대해 어색함이 없다. 성인연기에 대한 갈증보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당찬 활기를 띠는 배우 이열음이다.

최근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 이하 ‘마을’) 종영 후 이열음과 bnt뉴스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바쁘게 달려온 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웃어보이던 그는 상당히 어른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극중 미술교사 남건우(박은석)을 향한 집착으로 섬뜩한 면모까지 드러내는 여고생 신가영 역을 맡아 활약한 이열음은 2회를 남겨두고 하차했다. 아쉬울 법도 한데 그는 “마을 여자들은 범인을 숨기기 위해 파브리병을 함구한 게 아니다. 여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아픔과 가족관의 연관성 때문에 숨겼던 거다. 가영이가 그 질병으로 인해 일찍 죽음으로써 이 부분을 살려줄 수 있었다”며 “겉으로는 센 척 하지만 속은 여리고, 외로워했던 가영이의 모습이 잘 살아난 것 같다”고 극의 전개에 있어 가영의 죽음이 영향을 미친 것에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가 해온 많은 학생 역할 중 가영이가 제일 센 캐릭터였어요. 임팩트가 강한 학생을 해보고 싶었고, 마침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라 어두운 분위기의 드라마를 찍어보고 싶었어요. 직전까지는 밝은 드라마였다면, 이번에는 저를 조금 눌러주고 싶다는 마음에 가영이를 선택했어요.”

“이번 ‘마을’의 고등학생 가영이는 질병도 있고, 아빠가 없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남자 사람이 주변에 없었어요. 그래서 더 (남건우에게)집착을 한 것 같아요. 핏줄이라서 자기도 모르게 끌렸던 걸 사랑으로 착각하는,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하지만 매일 혼나기만 하고 외로운 그 마음을 들키면서 기세가 차츰차츰 꺾여가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열음은 앞서 드라마 ‘고교처세왕’(2014) ‘가족을 지켜라’(2015) 등을 통해 선보인 고등학생 캐릭터와 ‘마을’ 속 가영이를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지점을 분명하게 알고 설명했다.


이열음은 올해의 마지막을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수식어로 유종의 미를 거둔 ‘마을’과 함께 했다. 그는 “신기하게도 캐릭터와 제가 같이 성장을 하는 느낌이다. 가영이도 그 전 학생 캐릭터에 비해 좀 더 어른스러웠다. 지금까지 학생 캐릭터 중에서 올해 가장 많이 성장한 캐릭터로 마무리해서 좋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사실 제 나이에 빨리 성인 역할을 하기에도, 너무 어린 역할을 하기도 애매해요. 그렇다고 아예 교복을 벗을 수도 없는 게 이십대 후반 삼십대 선배님들조차도 아직 교복을 입는 역할을 하시잖아요. 그게 제가 얼른 교복을 벗고 성인 역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던 이유에요.”

“또 전작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2015)에서 성인 역을 맡긴 했지만 어른스럽지는 않아 큰 차이는 못 느꼈어요. 그래서 다시 고등학생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실감이 잘 안 났고, 걱정을 안했어요. 앞으로도 여대생, 여고생, 성인 역할을 왔다 갔다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스무 살이 됐으니 ‘성인 연기를 해야 돼’보다는 연기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는 작품의 폭이 늘어났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여중생과 여고생, 성인을 지나 다시 고등학생 역할을 맡게 됐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작품에 대한 캐릭터의 차이이고 일련의 과정일 뿐이었다. 성인이라고 해서 무작정 욕심내기보다는  때를 기다리고, 제 몫을 열심히 해낼 줄 아는 배우였다.


그는 올해만 해도 드라마에 세 번이나 출연했다. 쉬는 날이 있긴 했나 싶을 정도의 빠듯한 스케줄에도 많은 작품을 소화해냈다. 이열음은 “미팅이나 오디션을 가면 작가님, 감독님들이 ‘학생 역할 괜찮느냐’고 물어봤다. 저는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꺼려하는 게 없었고, 역할에 대한 한정을 두지 않았다. 그게 많은 작품을 함에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던 제일 큰 이유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다양한 작품을 했지만, 선택을 함에 있어서는 분명함 또한 갖고 있었다.

“캐릭터가 분명하고 확실한 배경이 있는 걸 좋아해요. 드라마는 대본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제가 나중에 어떠한 말과 행동을 하게 됐을 때도 제가 확신을 갖고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제 캐릭터가 하는 행동에 타당성 있었으면 하거든요. 또 캐릭터의 배경을 많이 봐요. 제가 맡았던 역할들이 나이 또래가 비슷하지만, 처해있는 상황은 다 다르기 때문에 배경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지난 2013년 데뷔, 어느덧 3년째 연기를 했다. ‘막상 데뷔를 해보니 꿈을 꾸던 때와 많이 다른가’ 묻자 그는 한참을 고민하다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을 반성하게 됐다. 또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고 느낀다. 그런데 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감사하다. 더욱이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점으로든, 나쁜 점으로든 꿈꾸던 생활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감과 연기를 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이 묻어났다.


“스스로에게 더 잘하게 되는 것 같아 좋은 직업인 것 같아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듣기 힘든데, 이 직업을 하면서는 많이 받을 수 있어요. 또 이 직업을 하면서도, 캐릭터를 통해서도 너무나 다양한 성격들을 접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아주 다른 성격의 사람을 만나도 이해할 수 있게 됐죠. 너무 막연하게 꿈꿨지만 일을 시작한 후  후회하는 건 없어요.”

후회 없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가 10대, 20대를 지나 배우로서 보여줄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열음은 “앞으로 서른이 될 때까지 분명히 많은 성장을 해야 될 것”이라고 분명하고 또렷하게 말했다. “20대 후반까지도 교복을 입지 않나. 그 와중에도 조금씩 성장하는 이열음의 모습을 가족처럼 지켜봐 주실 수 있도록 하겠다. 안정적인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배우고 노력할 테니 예쁘게 자라나는 모습, 편안하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일반인 이열음이 보았을 때 배우로의 이열음은 어떤가’ 물었다. 그는 자신의 본명 이현정을 언급하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조금 힘겹지만 잘 배워나가는 배우. 많이 고군분투하는데, 운이 좋게 그 만큼 잘 풀렸어요. 잘 된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아이인 것 같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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