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 딸, 금사월’ 박세영 “연기보다 어려운 것이 ‘우결’이었다”

입력 2015-12-10 11:13  


[위효선 기자] 박세영은 뜨거운 악녀다.

장르와 소재를 불문하고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착하고 정의로운 캐릭터가 응원을 받는다. 때문에 모든 에피소드의 접점이 되는 선한 캐릭터 옆에서 악역의 정당함을 외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단 몇 초의 ‘악!’ 소리로 주말 여유의 말미를 깨버리는 MBC ‘내 딸 금사월’ 속 못된 여자가 바로 박세영이다. 자신의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는 배우가 어디 있겠냐만은 오혜상을 생각하는 박세영의 애정은 기준을 달리했다.


◆사랑, 그 대척점에 서다

오혜상에 대한 질문을 가장 먼저 하고 싶었지만, 일부러 피하기로 했다. 악역에 대한 압박이 드라마 촬영장 밖에서도 그를 짓누르고 있을 수도 있어서 무거운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화보 촬영 소감에 대해 물었다.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해서 신이 났어요. 오늘 촬영이 시크하고 진지한 콘셉트였는데 중간에 계속 웃음이 나와서 참느라 힘들었어요(하하)”

첫 질문에 대답을 전하는 그는 예상을 깨고 굉장히 해맑았다. 이 틈을 타 오혜상은 어떤 사람이냐고 직구를 던졌고 박세영은 시원한 대답으로 안타를 쳤다. “오혜상은 일단 이름과 같이 예쁘고요. 삶의 목적이 뚜렷하고 안타까울 정도로 열심히 살죠. 완벽주의자 같은 모습도 있어요. 미움을 받고 있는 현실과는 달리 누구에게나 사랑 받을 만한 여자죠(웃음)”

‘내 딸 금사월’을 집필하고 있는 김순옥 작가의 역대 작품을 돌아보면 이유 없이 나쁜 악역은 없다.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김서형),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도 상처가 낳은 악역들이다. 박세영이 오혜상을 옹호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혜상은 막연한 질투보다는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난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에요. 정당한 보상을 원할 뿐인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실망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한 단계 더 노력하죠”

그가 악역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베테랑 같은 연기력으로 오혜상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에는 자신의 본모습이 담길 때도 종종 있는데 실제의 모습과 접점을 찾았을 때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탄생하곤 한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남들 앞에서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은 성격은 비슷한 것 같아요. 특히 일 적인 것에 관해서요. 평소 모습은 다른 부분이 더 많아요. 남들앞에서 소리를 질러 본 적도, 화를 내본 적도 별로 없고요. 이런 모습은 오혜상과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을 끝내고 나면 움츠려있었던 내면이 좀 시원시원해지지 않을까 기대도 해봐요(웃음)”

‘내 딸 금사월’은 이제 반 정도를 지나고 있다. 엉켜있는 러브라인이 풀릴 기미는 아직이고 오혜상의 악행도 사그러들 틈이 보이지 않는다. 박세영이 직접 예상하는 혜상,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까?

“혜상이는 더 나빠질 거예요. 그 나름대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것 같아요. 끝을 봐야 포기도 있는 거니까요”


◆이름 세 글자

박세영은 2011년 ‘기분좋은날’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가지 캐릭터 속에서 변신의 재미를 알아갔다. 거듭된 도전에도 훌륭한 연기력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그. 그의 대답에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시크하기도 했다가 착하고 털털하기도 했었죠. 지금은 악역을 하고 있고요. 이미지 변신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과에 대한 희열이 있어서 계속 도전하는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이 저의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여주시는 것을 보고 있는 것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고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이에요”

5년차의 배우인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을 각인할 수 있었던 계기를 묻자 약간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제 생각과 시청자의 생각이 다를 거예요. ‘적도의 남자’를 통해서 알게 됐다고 하신 분들이 종종 계셨는데 ‘학교 2013’ 이후에 대중 분들이 저를 많이 알아보셨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김우빈, 이종석 씨를 필두로 남자배우 분들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작품 자체가 이슈가 됐으니까요”

과거의 작품으로 남을 뻔한 학교 시리즈를 호기롭게 부활하게 한 ‘학교 2013’은 그 해 많은 이슈를 낳았다. 박세영은 극 중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전교 1등 송하경을 맡았고 주인공 고남순(이종석)과 남녀 케미를 그릴 예정이었다.

“제가 이종석 씨를 짝사랑하고 있었어요. 극이 진행될수록 남순과 흥수의 남남 케미가 더 주목을 받았었죠. 남순과의 러브라인이 분명하게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쉬워요”

‘학교 2013’은 현재까지 참여한 박세영의 작품 중 유일한 청춘물로 남았다. 그는 또래 배우들이 모여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연기했기 때문에 분위기는 남달랐다고 했다. “책상 밑에 휴대폰 숨겨서 문자도 하고, 쪽지도 돌리고 그랬어요. 학교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죠. 함께 출연한 길은혜랑은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3년 내내 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와 서로 싫어하는 연기를 하게 됐죠. ‘학교 2013’ 배우들과는 여전히 만나요. 김우빈, 이종석 씨는 너무 바쁘니까 제외(웃음)”


◆미래를 보는 배우

5년차 배우 박세영의 미래는 더욱 기대된다. 배우로서 연기 활동에 게으르지 않은 것이 첫 번째 이유, 그리고 예능 출연과 앨범 발매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쳤던 것이 두 번째 이유다. 특히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통해 공개된 그의 모습은 반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연기, 화보, ‘우리 결혼했어요’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을 꼽으라면 저는 ‘우결’이에요. 연기가 아닌 리얼한 모습을 원하시는데 또 파트너와의 상황이 전적으로 리얼은 아니잖아요. 그 중간에서 어려웠던 것 같아요. 결국 나중에는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가지고 가되 제 실제 성격대로 했어요.”

2PM 우영과의 결혼 생활은 박세영의 실제 연애 스타일과 닮았다고 했다. 살랑대는 여우보단 우직한 친구 같은 연인이 바로 그의 진짜 모습이다. 화려한 이목구비에 숨겨진 의외의 털털함은 반전의 매력을 선사했다.

“우영이와 매운 음식으로 내기한 적이 있어요. 우영이도 승부욕이 있다 보니까 너무 매운 걸 시킨 거예요. 저는 원래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잘 먹었는데 우영이가 아마 힘들었을 거예요. 이렇게 비춰진 모습들이 실제의 저와 가장 가까운 모습이에요”

요즘 뜨거운 인기를 구사하는 배우 이동휘처럼 재미있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그. 이동휘의 이름에 반가운 표현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 ‘패션왕’을 함께 했어요. 실제 성격도 너무 좋고요, 매너도 좋으세요. 평소 패션 스타일도 센스 넘치시고요”

2013년 스탠딩에그와 앨범 작업을 할 만큼 그는 음악에 관심이 많다. 박세영의 재생목록을 차지하고 있는 곡들은 장르를 불문하지 않는 것이 특징. “혁오 밴드 노래 많이 들어요. 다이나믹듀오랑도 콜라보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얼마 전 발매하신 앨범을 들어봤는데 전곡이 너무 좋더라고요”

인터뷰 말미가 되자 박세영은 본업인 연기에 대해 무게감이 느껴지는 대답을 이어나갔다. 미래를 상상하는 그의 구체적인 대답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담겨 있었다.

“액션 너무 해보고 싶어요. 이 때쯤 한번 해야겠다는 시기를 마음 속으로 정해놨어요. 제가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 보니 ‘비긴 어게인’같은 음악 영화도 언젠가는 해보리라 마음먹었고요. ‘암살’ 같은 시대극도 환영이에요. 현대를 살고 있는 제가 다른 시대를 경험하는 건 재미있는 일 같아요”

파트너에 대한 동경도 숨기지 않는 그다. “솔직히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바뀌어요. 강동원 씨, 유아인 씨랑은 작품 꼭 해보고 싶고요. 전도연 선배님은 배우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굉장히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라는 마음도 있지만 우선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작년, 희대의 악녀 아이콘으로 떠오른 연민정의 후계자로 그가 지목되고 있다. 시청자의 미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데 속상하지 않냐는 질문에 “행복하기 위해 나빠졌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그.

박세영이 처음 악역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자신의 뚝심을 오롯이 실천해 온 그는 오히려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인터뷰 곳곳에 그의 열정과 포부가 담겨있다. 여기, 이 호기로운 여배우는 자신이 말한 바를 곧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르샵, 츄, 스타일난다, 딘트 
백: 폴렌, 랑카스터
시계: 클라쎄14
안경: 룩옵티컬
슈즈: 아키클래식, 츄, 르꼬끄, 딘트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점 김남현 팀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점 임미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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