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리즘처럼 다채로운 색깔을 가진 배우 김슬기

입력 2015-12-16 10:42   수정 2015-12-16 11:54

[안예나 기자] 배우 김슬기에게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행복은 사소한 것이라 말하며, 자신이 행복이라고 느낀 순간들을 적어놓았다는 메모를 곰곰이 곱씹었다. 햇살 받으면서 차 마실 때, 같은 속도로 사랑에 빠질 때, 내가 해낸 일을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할 때.

그의 대답을 듣는 순간, 추운 겨울이 따뜻하게 느껴지면서 가슴 한편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SNL’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순간 비친 자신의 교만한 모습에 하차를 결심했다는 김슬기는 그만의 톡톡 튀는 색깔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색깔을 다 보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직 우리는 김슬기가 가진 다채로운 색깔을 만끽하지 못했으니까.


Q. 화보 촬영 소감

평소 화보 촬영 좋아한다. 과장되고 인위적인 것은 불편히 여기고 내추럴한 것을 좋아하는 편. 오늘 그 또한 잘 맞았던 것 같다. 평소 치마를 잘 입지 않는다. 그래서 바지를 입은 첫 번째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Q. 배우의 꿈, 데뷔

어렸을 적부터 내가 예체능 쪽으로 갈 것 같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직업에 대한 특별한 로망은 없었지만 춤, 노래 등 활동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리하여 자연스레 춤, 노래, 연기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에 욕심이 나더라. 찾다보니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가장 그것들을 어우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서울예대에 도전해 합격하게 됐다. 그곳에서 만나 뵙게 된 장진 감독님 덕분에 ‘SNL’로 데뷔하게 됐다.

Q. 부모님의 반대? 어떻게 극복했을까

일단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반대를 하셨다. 하지만 내가 결과물을 자꾸만 보여드렸다.(웃음) 고등학교 때부터 노래대회나 가요제에 나가 수상하고, 상품과 상금을 받아왔다. 부모님께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으셨겠지만, 인정하실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웃음) 사실 초등학교 때는 발레를 했었는데, 그때도 대회를 나가면 늘 수상하곤 했다. 그도 경제적인 부분에 부딪혀 그만두긴 했지만.

Q. 장진 감독님과의 인연, ‘SNL’

장진 감독님은 학교 동아리 선배이시다. 내가 동아리 30기로 들어갔는데, 30주년을 맞이하여 공연을 하게 됐다. 그때 감독님께서 연출을 맡으셨는데 운 좋게 내가 여주인공이 됐다.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였다. 외모도 못났고, 말괄량이 스타일의 독특한 꼬마 아이. 그 역할을 소화하는 것을 보시고 마음에 드셨는지, SNL로 불러주셨다.
   
Q. 김슬기에게 ‘SNL’이란, 그리고 하차까지

나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지만, 그 다양성의 깊이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하차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참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차 결정을 후회한 적은 없다.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하차를 했다고 말했었지만, 사실은 쉬고 싶어서 하차를 했다. 그 당시 슬럼프 같은 시기가 찾아왔다. 다 내려놓고 쉬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 후 재기를 한다면 방향성을 조금은 바꿔서, 다시 초점을 맞추고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결정을 했고, 지금까지 잘 와 준 것 같다. 

Q. 슬럼프

슬럼프의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일단 ‘SNL’을 오래하면서 다양성의 깊이를 보여주지 못해 배우로서 목마름이 있었다. 또 ‘SNL’로 굉장한 시선과 칭찬을 받지 않았는가. 그래서였을까. 어느 날 현장에서 나의 교만한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그때 그 모습이 정말 별로더라. 내가 ‘SNL’에서는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하였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배우의 길에 있어 아직은 첫걸음을 뗀 단계인데 그걸 망각하고 거만해질 것만 같았다. 아직 이룬 것이 없는데 우물 안 개구리처럼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당시 많이 힘들었다. 2년간 매주 화제가 되고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는 부분도 벅차기도. 약간은 그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는데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연기로 극복했다. 연기 슬럼프는 연기로 해야 함을 깨달았다. 다른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더라. 일이 힘들 때는 좋은 작품을 만나 연기를 하면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Q. tvN ‘잉여공주’ 안혜영 역

정신없이 촬영했다. 촬영은 언제나 재밌지만 힘들다. 유세윤 오빠도 함께 출연했는데 모두가 생각하는 이미지 그대로다. 매력이 넘치셔서 내가 좋아했다.(웃음) ‘잉여공주’보다는 ‘SNL’에서 함께 촬영을 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Q. KBS2  ‘연애의 발견’ 윤솔 역

‘SNL’하차 후 처음으로 출연하게 된 작품이었다. 일단 작품 운이 너무 좋았다. 정말 재미있었다. 캐릭터와 나와 잘 어울렸다.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생각. 윤현민씨와의 키스신은 애드리브였지만 그런 분위기였기에 예상은 했었다.(웃음) 사실 볼 뽀뽀 장면도 없었었다. 우리 커플이 아쉬워 나는 볼 뽀뽀를 했고 현민 오빠는 화답을 하는, 즉각적으로 연출된 장면. 현민 오빠와는 호흡이 잘 맞아서 다음 작품에도 또 만나고 싶다고 말했었다. 에릭오빠는 정말 젠틀남이었고, 유미언니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다들 너무 좋으셨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잘 마무리 된 작품이다. 사실 이 때 슬럼프였는데 좋은 평가, 상을 받기도 해 조금씩 나아졌던 것 같다.

Q. tvN ‘오 나의 귀신님’ 신순애 역

작품 내내 똑같은 옷을 입고 촬영했다. 정말 옷을 찢어버리고 싶었다.(웃음) 그 부분이 가장 불편했다. 신순애 역할도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선택한 작품. 고충이라고 하면 사물을 못 만지는 귀신 이다보니 연기가 어려웠던 것, 혼자 하는 연기가 외로웠던 것, 늘 같은 옷과 헤어스타일 정도가 될 것 같다. 보영언니 정말 착하고 사랑스러웠다. 정석오빠는 너무 젠틀하고 멋지시다. 캐릭터와 비슷하신데 거기에 유머러스함을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전보다 연기에 있어 조금 편안해졌고 내 일을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사실 이전에는 힘들면 도망갈 궁리도 하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Q. MBC ‘퐁당퐁당 LOVE’

기대 많이 해주셔도 되는 작품이라 자부할 정도로 재미있게 촬영을 마쳤다. 두준오빠 정말 잘 하시고, 멋있고, 매력이 넘치신다. 촬영 전 사전조사를 한 결과 두준오빠가 일명 철벽남으로 유명하시더라. 나도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지만 보다 좋은 로맨스물 작업을 위해 먼저 다가갔다. 비스트 콘서트장에 케이크를 사들고 가서 인사를 드리며 나에게 철벽을 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슬쩍 말을 건넸다.(웃음) 작품을 잘 해보고자하는 의욕이 넘쳤기에 그런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 효과인지, 금방 친해졌고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Q. 영화 ‘국제시장’ 끝순 역

아직까지 연기적으로는 드라마보다 영화가 더 어려운 것 같다. 분위기나 현장은 영화가 더 좋다. 사실 나는 선배님들을 무서워하는 스타일인데 ‘국제시장’에서는 오히려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뭔가 선배님들 이야기를 더 듣고 싶고. 한 분 한 분 다 감사하고 좋으셨다. 특히 황정민 선배님을 개인적으로 좋아했기에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많은 질문을 했었다. 그랬더니 약간은 부담스러워하시곤 자꾸만 도망가시더라.(웃음) 라미란 선배님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선배님이시다. 사실 촬영 때 많이 뵙지는 못했지만 정이 많이 가는 선배님이신 것 같다. 문자로 새벽에 사랑한다고 고백하기도. 편안함과 존경스러운 마음이 공존했던, 연륜있는 선배님들과의 촬영이었다.

Q. 영화 ‘국가대표2’

열심히 찍고 있다. 1월 초까지 찍을 예정. 배우들끼리 잘 지내고 있다. 생각해보니 난 참 동료 복이 많은 것 같다. 어려웠던 점이라면 ‘국가대표2’와 ‘퐁당퐁당 LOVE’를 같은 시기에 찍어서 잠을 자지 못한 점. 거의 24시간 내내 촬영을 했다. 그래서 나중에 결과물을 봤을 때 내가 유독 아쉬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수면욕 vs 식욕

잠을 선택하고 싶지만, 어차피 깊이 잠들 수 없는 상황에 잘 견디지도 못해 먹으면서 자곤 한다. 제대로 못 잘 바에야 먹는 것으로 보충하자는 주의. ‘퐁당퐁당 LOVE’ 촬영 에피소드 중 하나는 두준오빠가 나를 바닥에 눕히고 덮치는 장면이 있었다. 매우 긴장감이 맴돌았던 장면. 두준오빠 대사를 한 후에 내가 대사를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눈 뜬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 현장에 계시던 모든 스태프분들이 어떻게 윤두준이 덮치는데 잠이 들 수 있냐며 놀리시곤 하셨다.(웃음)


Q. 연극 & 뮤지컬

‘SNL’과 연극 무대를 병행하며 배우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고자 노력했다. ‘서툰사람들’이라는 장진 감독님의 작품을 오래 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고 가끔씩 또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 뮤지컬은 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아직은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중에 제대로 꼭 도전하고 싶다. 

Q. ‘복면가왕-마스터키’

섭외가 계속 들어왔었지만 몇 차례 출연을 고사했었다. 최종적으로 출연하기로 결정했고,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올드한 곡을 추천해주시더라. 그 중 평소 즐겨 부르던 곡으로 선택을 했다.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낮은 음역대의 남자 가수들의 곡을 좋아한다. 아무도 못 맞추고, 복면을 벗는데 그 쾌감이 짜릿하더라.

Q. 혹시 친한 연예인은

지금 ‘국가대표 2’ 같이 하고 있는 예원언니. 벌써 같은 작품 3개째다. 소속사도 같았었고. 다시 만나게 돼 반가웠다. 또 요새 지희랑도 잘 놀고 있다. 사실 나이 차가 꽤 나는데, 대화도 잘 통하고 서로 좋아한다.

Q. 워너비나 롤모델은

공효진 선배님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고, 그 사랑스러움을 배우고 싶다.

Q. 연말, 올해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지금처럼 꾸준히 작품하면서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고 싶다. 행복은 사소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행복이라고 느낀 순간들을 적어놓은 것들이 있다. 햇살 받으면서 차 마실 때, 같은 속도로 사랑에 빠질 때 그리고 내가 뭔가 해낸 일을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할 때. 그렇게 연말을 마무리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

매번 느끼지만 건강이 최고인 것 같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란다. 

기획 진행: 안예나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츄, 르샵, 에이인, 레미떼
슈즈: 츄, 모노바비
백: 폴렌
안경: 룩옵티컬
시계: 자스페로벨라
헤어: 제니하우스 프리모 차세인 디자이너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프리모 이한나 디자이너
장소협찬: AR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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