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드라큘라’ 임혜영, 거스를 수 없다는 확고함으로

입력 2016-01-26 13:37   수정 2016-01-26 18:23


[bnt뉴스 이승현 기자] 임혜영의 목소리는 맑고 청아하면서도 그만의 힘을 품고 있다. 작고 예쁘지만 단단해 깨질 줄 모르는 유리구슬 같은 느낌이랄까.

최근 bn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배우 임혜영에게 밝고 맑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주인공 드라큘라의 시간을 초월한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로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

극중 임혜영은 아름답고 총명하지만 드라큘라와 마주치며 거역할 수 없는 운명에 휩싸이는 인물 미나 역을 맡았다. 자신이 맡은 역에 대해 임혜영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라며 입을 열었다.

“미나에게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크게 존재하는 것 같아요.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아이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명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요. 드라마 상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인거에요. 설령 그게 미나를 나쁜 아이라고 만들지라도 미나는 거스를 수 없어요.”

지난 2014년에 이어 재연을 올린 ‘드라큘라’는 2주 남짓 짧은 시간 공연하며 드라큘라 역을 제외하고 모두 원캐스트로 구성됐다. 이는 분명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터.

“하루에 시험 삼아 리허설을 두 번 할 때도 있었어요. 그 다음 날 일어나서 컨디션 체크도 하곤 했죠. 체력도 체력이지만 감정이 깊이 빠지고 나오는 걸 컨트롤해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원캐스트는 장단점이 있어요. 두 명이 한 역할을 맡으면 정서적으로 여유가 있어요. 대신 운동도 매일하면 늘 듯 혼자 역할을 맡게 되면 무대에서 찾아지는 것들을 빨리 캐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죠. 무대는 매일 오르니 편안한 곳이기도 하지만 늘 긴장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원캐스트가 되면 실력이 많이 향상되는 것 같아요.”


초연 때보다 관객들을 설득하는 스토리의 개연성에 힘을 실었다는 인터뷰 현장의 공연 관계자 설명을 듣고 변화된 포인트를 묻자 임혜영은 “직접 와서 확인하라”며 웃어보였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느라 연습 진도가 빨리 나갔어요. 시간이 촉박했죠. 연습하며 가사나 대사 실수를 할 때면 상대 배역인 김준수, 박은석 배우가 그럴 수도 있다는 듯이 아빠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어요(웃음).”

“두 사람 모두 제게 빨리 하고 있다며 격려해줬어요. 두 배우에게 고마운 게 많아요. 둘 다 초연 때 드라큘라 역으로 무대에 올랐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무대에서 많은 디테일을 찾았을 텐데 제게 미리 말해주거나 요구하지 않고 스스로 디테일을 찾을 수 있게 잘 기다려줬어요.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게 해줘서 덕분에 편안하게 작품에 임하고 있어요.”

‘드라큘라’ 넘버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비롯 ‘황태자 루돌프’ ‘몬테크리스토’ ‘보니앤클라이드’ ‘데스노트’ 등 다수의 뮤지컬 넘버의 작곡가로 ‘드라큘라’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오랜만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노래를 불러요. ‘드라큘라’ 역시 곡들이 아름다워요. 넘버들 중 ‘쉬(She)’라는 드라큘라의 넘버를 제일 좋아해요. 첫 상견례 리딩 날 준수가 ‘쉬’를 부르는데 처음 듣고 펑펑 울 정도였어요. 아, 미나 넘버는 물론 다 좋죠(웃음).”


지난 2006년 임혜영의 첫 뮤지컬 데뷔작은 내용이 다른 동명의 뮤지컬 ‘드라큘라’였다. “아직도 그때 불렀던 네 마디의 소중함을 잊을 수 없다”는 임혜영의 새로운 10년의 시작에 다시금 ‘드라큘라’가 있다.

“만약 더 어린 나이에 미나 역을 맡았다면 미나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지금 이때에 저 스스로가 마음에 담아두고 살았던 다양하고 깊은 감정들을 많이 꺼내놓는 거 같아요. 미나는 뭔가 마음속에 있는 큰 덩어리를 훅훅 꺼내놓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픈 걸 다시 꺼내놓는다는 건 고통스럽죠. 가장 좋은 연기는 내 경험 속에 있는 걸 꺼내놓는 거라는 말을 들었어요. 제 연기 스타일이 그런 편이기도 하고요. 그런 상태에서 ‘드라큘라’ 미나를 만나게 되니 아픈데 행복해요.”

임혜영에게 초연과 다른 미나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걸까. 임혜영은 “초연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며 단지 초연을 상상에 맡길 뿐이었다. 이런 그에게 ‘드라큘라’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은 재연이 아닌 초연과 마찬가지. 그렇기에 임혜영은 미나라는 캐릭터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관객분들 중에는 초연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계시겠죠. 그에 대한 반감만 없었으면 좋겠어요. 변화된 환경이 재밌고 흥미로운 포인트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관객분들이 극 속에 있는 미나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임혜영이 아닌 그냥 미나 그 자체로요.” (사진제공: 씨제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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