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업계의 영원한 화두는 친환경과 고효율이다. 이를 위해선 차체 경량화가 필수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최근의 자동차는 각종 전장부품과 안전품목 강화로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그 해법으로 제시되는 방법이 소재 경량화다. 부품의 가짓수를 줄일 수 없다면 소재 자체를 가벼운 것으로 대체하는 것. 그 중심에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이 있다.
![]() |
25일 전경련회관에서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소재 및 성형기술 개발 세미나'가 열렸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타이타늄 등 고강도 비철금속의 적용기술과 CFRP의 적용현황 및 동향 등을 살폈다. 발표자로 참석한 르노삼성자동차 유기재료섹션장 이철휘 수석연구원은 CFRP의 적용효과와 활용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이 수석은 "토레이(TORAY) 발표자료에 따르면 1,380㎏의 준중형차에 CFRP를 최대한 적용해 무게를 970㎏까지 줄일 수 있다"며 "후드와 루프, 트렁크 리드부터 시작해 실내 시트백 프레임과 헤드레스트 스포트, 엔진 파츠까지 교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보다 차체 무게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자동차의 나머지 기능은 모두 긍정적으로 개선된다. 이 수석은 "자동차 무게가 10% 줄면 연료효율은 3% 좋아지고, 가속성능과 조향성능은 각각 8%, 6% 개선된다. 또 제동성능은 5% 향상된다. 뿐만 아니라 섀시 내구성은 1.7배 강해지고 배출가스는 당연히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 |
글로벌 브랜드 중에선 BMW가 CFRP를 가장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M3와 같은 고성능차와 친환경차인 i브랜드에 적용한다. CFRP로 제작한 M4 트렁크리드는 50% 정도 무게가 덜 나간다. 순수전기차인 i3의 경우 차체(라이프 모듈) 중량이 388㎏으로 일반차 평균(450㎏)과 비교해 상당히 가볍다. 수리 용이성을 위해 라이프모듈을 9개 파트로 나눈 멀티피스 방식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각각의 피스만 교체하면 돼 상대적으로 수리비가 덜 든다.
CFRP가 경량화를 위한 최적의 소재임은 맞지만 단점도 있다. 가격이 비싸고 공정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CFRP는 ㎏당 20달러 내외로 철강 1달러, 알루미늄 3달러, 마그네슘 17달러보다 훨씬 비싸다. 슈퍼카와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 대중차가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또 기존 프레스 가공이 1분 안에 끝나는 것과 달리 CFRP는 열경화성수지여서 경화과정이 30분 정도 걸린다. 따라서 가격경쟁력과 공정 최적화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는 게 이 수석의 설명이다. 그는 CFRP 가격이 ㎏당 10~12달러, 공정시간은 5분 미만을 생산성 확보 기점으로 봤다.
또 다른 단점은 제작 시 자투리가 많이 발생해 소재 낭비가 심하다는 점이다. CFRP는 부직포같은 탄소섬유를 보닛이나 루프 모양으로 재단하고, 이를 5~6장 쌓아올려 에폭시나 레진을 주입해 굳히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탄소섬유 재단과정에서 원소재의 약 30%가 버려진다. 소재 가격도 비싼데 낭비하는 자투리가 상당히 많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재활용할 지도 중요 항목이다. 최근 자투리를 모아 재가공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얘기도 있다.
![]() |
현재 국내 자동차제조사들은 CFRP 적용에 아직 소극적이다. 소재에 관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지만 부진하다. 이 수석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현대제철, LG하우시스와 CFRP를 개발중이지만 현대제철이 철강을 생산하고 있어 신소재 개발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국책사업으로도 연구하는 만큼 2022년 양산기술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 [칼럼]포드의 IT 견인과 헨리 포드의 혁신
▶ [기자파일]신차 없는 수입브랜드, '씁쓸하구만'
▶ 혼다코리아, 내구성 입소문이 판매 살렸나
▶ 현대차, 제네바서 아이오닉 라인업 모두 공개
▶ 폭스바겐코리아, 상품성 높인 폴로 2,870만 원에 출시
▶ [기자파일]신차 없는 수입브랜드, '씁쓸하구만'
▶ 혼다코리아, 내구성 입소문이 판매 살렸나
▶ 현대차, 제네바서 아이오닉 라인업 모두 공개
▶ 폭스바겐코리아, 상품성 높인 폴로 2,870만 원에 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