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탁해요 엄마’ 조보아, 봄을 맞이한 꽃처럼

입력 2016-03-14 10:10  


[bnt뉴스 김희경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밝은 미소만큼이나 그는 밝은 생각이 가득한 배우였다. 스물여섯의 어린 배우 조보아의 미소는 겨울 내내 얼어있던 땅을 비집고 꽃봉오리를 틔운 것처럼 아름다웠다.
 
최근 bnt뉴스는 KBS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에 출연한 조보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주말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남녀노소가 모두 안방극장에 모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회가 40%를 넘으며 큰 사랑을 받은 ‘부탁해요 엄마’ 캐릭터들. 그중에서도 가장 극강의 사랑스러움을 드러낸 캐릭터는 단언 장채리라고 할 수 있다.
 
장채리를 맡기 위해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을 가졌던 그는 기적처럼 채리를 만났고,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배우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았다. 이에 조보아는 “많이 섭섭하다”며 드라마가 끝난 뒤 자신으로 돌아온 현재의 허한 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장채리라는 캐릭터를 떠나보내야 하는 것도 섭섭하지만, 이제 많이 친해졌는데 더 이상 뵐 수 없는 선생님들과 헤어지는 것도 아쉬워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작품인 만큼 더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도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라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계속 생각이 날 것 같아요.”

 
‘부탁해요 엄마’를 본 시청자들에게 조보아가 아닌 장채리를 생각할 수 있을까. 맑은 두 눈과 웃을 때마다 기분 좋게 휘어지는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는 드라마 속 장채리의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였다. 이 같은 장채리의 밝은 에너지에 많이 동화된 조보아는 매 순간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뿐만 아니라 장채리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앞으로 그의 배우 생활에 있어서도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것보다 채리는 워낙 밝은 아이니까 촬영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어요. 행복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니까 스스로도 행복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채리가 갖고 있는 밝은 에너지는 제게도 많이 있어서 연기하며 많이 반영한 것도 사실이에요. 조보아와 장채리의 두 사람이 시너지 효과를 내준 것 같아서 평소의 제 모습도 밝아진 것 같아요.”
 
“채리는 굉장히 채리스럽게 어른을 대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도 촬영장에서 채리처럼 선생님들을 대한 것 같아요. 그랬더니 정말 다른 분들께서도 저를 더 편하게 대해주시고 좋아해주셨고, 분위기 자체도 편안해졌죠. 어떻게 보면 채리를 통해 어른들을 더 잘 다가갈 수 있는 힘을 배웠다고 봐요.”

 
지난해 조보아는 KBS ‘연기대상’을 통해 생애 첫 인기상을 수상하게 됐다. 인기상의 명목은 ‘부탁해요 엄마’를 통한 것이었지만, 그에겐 4년간의 연기 생활을 보답 받는 것처럼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 허나 그는 연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확고히 말했다.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제가 연기를 대하는 마음이 변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다만 ‘조금 더 연기를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은 더 들기 시작해요. 일단 보는 눈이 많아졌으니 의식해야할 거 같아서요.(웃음) 확실히 부담이 되더라고요. 작년에 신인상을 받았을 때도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부담감도 들고요. 그 상이 앞으로 제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데뷔할 땐 이렇게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남들보다 연기를 편하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게 제겐 가장 큰 흠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 시작을 너무 가뿐하게 시작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죠. 오히려 저는 작품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더 부담을 가지는 것 같아요.”

 
장채리라는 캐릭터는 극중에서 한 줄기 빛처럼 밝고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움을 여실히 드러내며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 없는 장채리를 연기한 만큼 가족들과 지인들의 반응 또한 뜨겁지 않았을까. 이에 조보아는 “조금 더 인정받은 기분”이라며 밝게 웃어보였다.
 
“사실 저희 부모님이 워낙 자랑하시는 성격이 아니에요. 오히려 딸이 배우라는 걸 숨기시는 편이죠. 이번에는 제가 자랑스러운 딸이 됐는지도 모르겠네요.(웃음) 우선 주말드라마인 만큼 부모님들이 다른 작품에 비해 편하게 봐주시고 장채리의 귀여움을 더 예뻐해 주신 것 같아요. 그 전 작품에서는 무겁고 우울한 역할을 하거나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제가 연기하는 것을 전보다 조금 더 이해해주시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하고 나니까 어르신들이 조금 더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제 이름은 몰라도 채리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계시더라고요.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는 걸 이번 기회에 새삼 깨닫게 됐죠.(웃음) 재밌는 사실 하나는 54부작을 찍으면서 초반에는 사람들에게 ‘싸가지’라고 불리다가 나중에는 ‘채리 아가’라고 불리더라고요. 정말 드라마 속에 불리는 호칭대로요. 확실히 신기하고 와닿는 반응이었어요.”
 
그가 장채리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땐 마치 자신의 오래된 친구를 소개하듯 옅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조보아는 장채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배우로서 한 캐릭터를 영원히 연기할 순 없는 법. 장채리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 이미지를 오랫동안 갖고 있는 것은 조보아에겐 그다지 메리트 없는 일이기도 하다. 현재 조보아가 바라보는 자신의 딜레마는 어떨까.
 
“안 그래도 고민은 많이 하고 있어요. 채리 역을 하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나는 채리 같은 역도 해보고 싶다는 점과, 또 다른 하나는 채리를 6개월 간 연기했으니 많이 반대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점이죠. 앞으로 제게 어떤 기회가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장채리라는 옷은 이제 완전히 벗어버리고 다른 캐릭터에 임하고 싶은 마음은 확실해요. 물론 부담은 확실히 있고요.”


조보아는 또래보다 앳된 미모를 지니고 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꽤나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대담한 면모를 갖고 있다. 그중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에 대해 묻자 그는 공포영화를 꼭 하고 싶다며 소녀처럼 두 눈을 반짝였다.
 
“제가 큰 눈을 갖고 있으니까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장르가 공포영화라고 생각해요. 귀신이나 놀라는 역을 하면 누구보다 섬뜩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걸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어제 어두운 집에서 불을 안 켜고 혼자 손을 씻던 중에 문득 거울을 봤는데 제 스스로가 너무 무섭더라고요. 괜히 불도 다 켜고.(웃음)”

스스로의 이미지를 깨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조보아가 바라는 것은 지금 같은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길 바라는 끈기였다. 톱스타가 되고 싶다거나 인생작을 만나고 싶다는 대담한 목표는 아니었지만, 어쩌면 가장 어려운 바람이기도 했다.
 
그는 당장 자신의 이름 세 글자가 아닌 장채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존재를 기억해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는 조보아가 얼마나 작품과 연기를 사랑으로, 진심으로 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따뜻한 진심으로 연기하는 조보아라는 꽃이 필 2016년 봄은 더욱 밝고 아름다운 햇살이 비춰지길 고대한다.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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