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반 토막 난 K9, 존재감 왜 없을까

입력 2016-03-18 08:20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K9이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판매가 270대에 그치더니 2월에는 201대로 마감됐다. 1~2월 누적 판매도 4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5대와 비교해 거의 절반이 줄었다. 현대차 제네시스의 1~2월 판매가 4,266대인 점에 비추면 존재감 자체가 거의 없는 셈이다. 최저 가격을 4,899만원에 맞추며 일종의 가격 경쟁력 확보도 시도했지만 시장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기아차 또한 애를 태우는 중이다. 






 기아차가 K9의 국내 판매에 들어간 때는 2012년 5월이다. 처음 3개월은 1,500대, 1,703대, 1,300대로 시장에 안착하는 듯 했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바로 내리막을 걸었고, 그 해 10월 510대를 거쳐 12월에는 580대로 곤두박질쳤다. 급기야 2013년 6월에는 410대로 추락하더니 12월은 출시 후 최저 판매인 222대로 주저앉았다.

 구석으로 몰린 기아차가 내놓은 대책은 부분 변경에 따른 가격 조정이었다. 지난해 1월 3.3ℓ 프레스티지 가격을 4,990만원으로 책정했고, 덕분에 판매는 613대로 올랐다. 이를 두고 '돌풍'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기아차로선 반등세에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올해 2월에는 201대로 떨어져 또 다시 최저 판매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한 마디로 다시 살아날 가능성마저 사라져버린 셈이다.

 K9의 부진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브랜드 열세'를 이유로 꼽는다. 제품력에선 크게 밀리지 않지만 '기아(KIA)'라는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프리미엄'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게다가 4,990~8,462만원의 가격 영역 안에는 현대차 제네시스를 비롯해 브랜드 경쟁력이 뛰어난 수입 프리미엄 차종이 적지 않아 K9으로 시선을 좀처럼 돌리지 않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시 말해 국산 플래그십의 예선전이 '제네시스 vs K9'이고, 여기서 승자가 프리미엄 세단의 '국산 vs 수입' 경쟁을 형성한다면 K9은 예선전 자체를 통과하지 못해 구매 리스트에 오르지 못하는 셈이다.

 물론 이런 분위기는 기아차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아차 내부에서도 K9 출시로 '기아'의 브랜드파워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K9'이 오히려 '기아'에 발목을 잡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아'를 내세우기보다 프리미엄 세단 'K9'만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늦은 감을 지울 수 없다. 판매가 반등하기엔 추락 폭이 너무 커서다. 그래서 후속 제품을 서둘러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지만 제품보다 브랜드가 우선하는 플래그십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브랜드 이미지를 전환할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국산 플래그십의 예선전을 통과할 '묘수'를 찾아낼 지 궁금하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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